[2023 건설 풍향계] ‘내실 다지기·리스크 관리·안전’…10대 건설사 ‘계묘년’ 경영 키워드
[2023 건설 풍향계] ‘내실 다지기·리스크 관리·안전’…10대 건설사 ‘계묘년’ 경영 키워드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3.01.05 13:44
  • 수정 2023.01.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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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전반으로 뻗친 자금경색…원자잿값·미분양 ‘삼중고’
계묘년 경영 키워드…유동성 개선·리스크 관리로 ‘위기 극복’
롯데건설·태영건설, 내실다지기 통한 ‘자금유동성 확보’ 총력
현대건설·HDC현산·SK에코플랜트…‘과감한 변화·성장’ 외쳤다
중견건설사, ‘주택 중심 사업’ 탈피…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새해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새해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경색, 미분양 급증 등 ‘삼중고’에 직면한 나머지 어떻게 해서든 버티며 생존하고자 심기일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와 같이 과감한 혁신을 통해 사업 규모를 키우기보다 올해는 내실다지기와 리스크 관리를 통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위기 극복을 다짐했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고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까지 겹치며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금리 인하가 선행되지 않는 한 올해에도 미분양 물량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만큼 건설사들의 자금 유동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민간 신용평가기관들은 일제히 올해 주요 건설사 신용과 관련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도 진행할 사업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건설사들은 상반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하반기 PF 차환 리스크 심화 등에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전에 없던 어려움을 겪어 왔었으며,  하반기부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본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분양 주택이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올 한해 경영 화두를 ‘내실 다지기’와 ‘리스크 관리’, ‘안전’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해진 건설경기 침체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극복하고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건설사 CEO. [사진=위키리크스한국 DB]
주요 건설사 CEO. [사진=위키리크스한국 DB]

10대 건설사 다수는 올 한해 경영 방침으로 ‘내실다지기’와 ‘신사업’을 강조했다. 삼성물산을 포함해 GS건설‧포스코건설이 대표적이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2023년은 신사업 중심의 성과를 표면화시켜서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만들겠다. 올해는 빈틈없는 사업관리로 ‘경영목표와 신사업 토대 구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한 해로 삼자”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설정하고 신상품, 사업 고도화 등 다방면으로 성장의 기회를 모색했다”며 “이제는 가속화해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는 신사업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임 대표는 “신사업은 기업 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주춧돌이다.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신성장동력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프리패브 등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한해도 사업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핵심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 현재 다각도로 추진 중인 다른 신규사업 분야에서도 핵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속적으로 꾸준히 노력하자.”고 당부한 것이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역시 ‘중장기적 신성장동력 확보’하는 동시에 ‘성장에 입각한 생존’을 주문했다.  외부변화에 민첩히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한 대표는 “수소와 이차전지, 전기로 분야의 EPC 역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원전 분야에도 진출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세우되 오피스 그린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고, 고층 모듈러 기술을 지속 확보해 친환경 건축과 강건재 활용 확대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외부 변화에 대응해 생존과 성장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 단기에는 생존을 위한 위기 극복 노력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변화를 이끌 핵심전문인재를 지속 확보하고 스마트 건설 기술을 늘려 경쟁력을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3일 오전 을지로 트윈타워 대우건설 본사에서 개최된 2023년 대우건설 시무식에서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3일 오전 을지로 트윈타워 대우건설 본사에서 개최된 2023년 대우건설 시무식에서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위기 극복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외쳤다. 대우건설은 중흥그룹과 하나 된 이후 처음 새해 맞이했다. 중흥그룹 품에 안긴 대우건설은 비관적인 건설 시장 속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백정완 사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자금 경색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고 있고 소비 심리와 투자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으며 전례 없는 어려운 사업 환경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극복 방안으로 유동성 리스크 관리,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신성장 동력 발굴을 제시했다. 이어 “국내 주택 시장에서 앞으로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해외 신사업 수주를 적극 주문했다.

 

한편 부동산PF로 인해 일시적인 자금난에 직면한 건설사들은 당분간 내실 다지기를 통한 자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이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캐시플로 중심의 내실경영이 이뤄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수소, UAM 등 그룹 신성장 사업들과 연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로드맵과 전략수립을 조만간 확립해 기존에 추진 중인 주요 사업과 더불어 건설 기술과 연계한 사업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언제나 미래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하지만, 우리가 직접 미래를 일궈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영그룹도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윤세영 창업주가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내외 안팎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과 정직이라는 핵심 가치에 입각해 위기를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세영 명예회장이 올해 제시한 경영 방침은 ‘정도’와 ‘내실’이다. 윤 창업회장은 “어렵다고 편한 방법을 찾아선 안 된다. 안정과 성장의 균형 잡힌 경영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그룹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경영 안전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태영인더스트리는 고객 우선, 운영 효율화에 입각해 내실 경영에 집중할 방침이다. 환경 부문을 선도하고 있는 에코비트는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존 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되,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미래 사업 강화에 힘쏟을 예정이다. 

한편 과감한 변화와 성장을 외친 곳도 있다. 현대건설을 포함해 HDC현대산업개발과 SK에코플랜트가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경제 불안의 한파와 경제대국 간의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효율적인 업무 처리와 함께 투명성과 윤리의식에 기반한 체질 개선을 모색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2023 경영방침 및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상상 이상의 고객 감동’을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 마인드로 철저히 무장해서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 회사 임직원들 역시 업무 방식의 변화를 통해 비효율을 제거하고 투명성과 윤리의식에 기반한 체질 개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건설은 2023년도 경영방침을 하루가 멀다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로 발전한다는 목표 아래 ‘지속 가능한 성장’, ‘인류의 꿈과 상상력 실현’,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문화’로 선정한 것도 변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안전과 품질 측면에서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안전 이슈는 일개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가 사회적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늘 인식하고 완벽한 안전관리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건설 품질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준 대표는 ‘변화를 일궈낸 임직원에 대해선 확실한 성과 보상’도 약속했다. 조직문화와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우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지원과 보상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취임 후 첫 행보로,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현장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7일 개포주공 1단지 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전사적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HDC현대산업개발]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취임한 이후 개포주공 1단지 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안전점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제시한 올해 경영 키워드는 ‘변화를 통한 위기 대응’이다.

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에는 있어선 안될 사고로 인해 유례없이 어려운 시간을 지나왔다. 올해는 변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경기 하락과 불안정한 금융시장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우리에게 있어 또 한 번의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dc현산이 변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꺼내든 카드는 바로 ‘품질실명제 전 현장 적용’과 ‘CSO 조직의 탄탄한 운영’ 등이다. 최 대표는 “엄격한 품질관리 확고하게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품질실명제를 모든 현장에 확대 시행하겠다. 핵심 체크리스트에 기반한 엄격한 품질점검을 통해 아이파크의 브랜드 수준을 한 단계 높여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우리는 화정 아이파크 전동 재시공을 결정하는 등 신뢰회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며 "보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실명제를 확대 시행하고, 프로세스의 근본부터 혁신하기 위해 핵심 체크리스트를 관리하는 품질실명제를 전 현장에 적용, CSO조직의 품질점검을 병행해 품질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 갈 것"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도 기술 내재화를 통한 내적 성장을 주문했다.

박경일 대표는 “지난해까지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이뤘다면 올해는 확보한 자산을 기반으로 기술의 내재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 내적 성장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대내외 불안한 전망이 우리의 마음을 위축시키지만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들도 사업다각화를 통한 내실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위기를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정일 대표는 “주택 부문에 편중된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어 사업의 주요 축으로 정착시키는 데 주력해야 하며, 올해는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내외 환경이 척박하지만 무엇보다 긴장감을 갖고 이미 맞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경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리스크 관리로 삼았다.

김 회장은 “올해의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리스크 관리를 회사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각 사업부와 RM실은 조기 경보체계를 고도화하고 회사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대응책이 빠르게 수립하도록 시나리오 플랜을 치밀하게 작성해 이를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위기 발생 시 컨틴전시 플랜이 즉시 가동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하자.”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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