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삼키는 이통3사…'50% 이상 점유 금지' 제한 무색한 수준
알뜰폰 시장 삼키는 이통3사…'50% 이상 점유 금지' 제한 무색한 수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16 10:26
  • 수정 2023.01.1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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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 알뜰폰 시장 점유율 50% 이상
망 도매대가 수익 상당, 실태조사 필요 지적도
5G 알뜰폰. [출처=연합뉴스]
5G 알뜰폰. [출처=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의 과점을 막기 위해 도입한 알뜰폰(MVNO) 제도가 되려 3사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사의 자회사 알뜰폰 사업자들이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데 이어 사업자들에게도 통신망 임대에 따른 도매 대가로 쏠쏠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 현황'에서 작년 11월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총 3069만2923명으로 점유율은 39.9%다. SK텔레콤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최초다. KT는 1756만9058명으로 22.9%, LG유플러스는 1595만6201명으로 20.8%로 나타났다.

알뜰폰은 1263만8794명으로 16.4%를 기록했다. 2020년엔 14%대의 점유율이었지만 작년 8월 가입자 수 1200만 명을 넘은 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알뜰폰은 지난 2010년 과점 시장인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는데, 3사로부터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같은 통신망을 사용해 품질은 똑같으나 저렴한 요금이 장점이다.

알뜰폰 열풍은 경기침체 영향과 혜택보단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젊은 층의 수요가 맞아 떨어져 빛을 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혜택이 떨어지더라도 낮은 요금에 반해 알뜰폰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특히 경제적 지위가 높지 않은 2030세대를 위주로 가입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엔 알뜰폰이 효도폰이라 불릴 정도로 장년층이 찾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가성비를 찾는 2030세대 가입이 늘어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25일 오전 한때 KT의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네트워크 접속 장애는 1시간가량 만에 복구됐지만, 서비스 중단이 점심시간과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사례가 잇따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알뜰폰 시장에서 수익이 되는 휴대폰회선 시장은 사실상 통신 3사 자회사가 싹쓸이하는 형국이다. 3사 자회사인 SK텔링크,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 등 5개사의 점유율은 2020년 42.4%에서 2021년 50.8%까지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T 자회사 점유율은 30%, SK가 15~20%, LG가 20% 가량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2014년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 3사 자회사의 '합산 점유율 50% 제한'을 내걸었지만 이미 50%를 훨씬 넘긴 상황이다. 통신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과 통신 자회사에게 등록조건으로 부여되어 있는 시장 점유율 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통신 3사 자회사 등록조건에는 알뜰폰 시장을 50% 이상 점유할 수 없지만, 통신 자회사들이 돈이 안 되는 IoT가입자 보다는 수익이 되는 휴대폰회선 가입자 유치에 치중하면서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알뜰폰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고, 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까지 모두 점령하면 알뜰폰 사업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알뜰폰 무용론까지 고개를 든 상황이다. 여기에 3사 자회사가 아닌 알뜰폰 업체들에게도 통신망 임대 대가로 도매대가를 받고 있어 3사에게 수익이 되고 있다. 가입자당 요금의 일정 퍼센트를 가져가는데, 과거에는 서비스 매출의 4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대가 수익에 대해선 3사 간에도 입장이 갈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가 도매대가 인하를 지속 추진하고 있어 수익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도매대가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엄청나다고 할 순 없지만 손해보거나 미미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신 3사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KT 관계자는 "자사 망을 임대하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건 알뜰폰 회사를 보고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커진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KMDA)는 통신 3사의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지원 정책을 중단할 것과 방통위의 철저한 실태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2021년 12월 발표했다. 협회는 "대기업 통신자회사 알뜰폰 사업자들이 도매대가 이하의 덤핑수준 요금 경쟁을 위한 통신 3사의 부당한 지원은 시장내 알뜰폰 사업자의 불공정 영업행위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막대한 자본력에 의한 알뜰폰 시장의 출혈 과열경쟁은 중소 알뜰폰사업자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며, 이로인한 MVNO시장의 대기업 독과점으로의 재편은 결국 전체 이용자 후생이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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