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위기] SK이노베이션, '내부 탄소가격 제도' 성과 낼까
[탄소국경세 위기] SK이노베이션, '내부 탄소가격 제도' 성과 낼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20 11:49
  • 수정 2023.01.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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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유화학 기업으로 이례적… 탄소배출량 고려해 투자 검토
"탄소 비용 증가 예상해 선제적 대응"… 향후 톤당 200달러

[편집자주] 유럽연합(EU)에서 이르면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CBAM) 도입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주력 산업인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타격이 예고되고 있다. EU는 철강제품, 시멘트, 화학비료, 전기, 수소 등을 수입할 때 탄소배출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로인해 유럽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업계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탄소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도 수출이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위기를 맞이한 기업 별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출처=SK이노베이션]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출처=SK이노베이션]

전 세계 각국이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를 활성화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미래 탄소가격 변화를 반영한 '내부 탄소가격 제도'를 실행해 대비하기로 했다. SK그룹의 석유화학사업 중간지주사로서 친환경 사업을 강조하는 SK그룹의 기조에 맞게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내부 탄소가격 제도를 선도적으로 도입해 탄소중립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탄소가격은 업체가 탄소를 배출하는 대신 내야 하는 경제적 대가를뜻하는데, 내부 탄소가격 제도는 회사의 생산제품에 탄소가격을 반영해 비용을 설정하고 투자 안건 심의 시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존 경제적 가치 중심 투자 안건 평가 방식에 더해, 미래 탄소 가치까지 반영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투자 경제성을 검토함과 동시에 신규 사업 추진 시 탄소를 더욱 적극적으로 감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투자에는 '가치'를, 증가시키는 투자에는 '비용'으로 설정해 투자 경제성을 검토하게 된다.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투자는 높은 점수를 받는 대신, 신규 공장 증설 등 탄소를 추가로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는 낮은 경제성으로 실행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글로벌 전문 기관이 전망하는 미래 탄소 가격 시나리오를 반영해 합리적 수준으로 내부 탄소 가격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2030년 이전까지는 국내∙EU∙미국∙등 글로벌 사업장이 위치한 주요 지역을 위주로 25년 40~95$/톤, 27년 60~105$/톤으로, 중장기 가격은 30년 120$/톤, 40년 200$/톤으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탄소세 등 탄소가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중국, 독일, 한국, 일본 등 11개국이 국가별 또는 지자체별 ETS 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국가들은 EU ETS를 운영하고 있다. 배출권 가격은 지속 상승 추세인데, 2021년 기준 가장 탄소배출권이 가장 비싼 국가는 영국으로 톤당 70달러에 달한다. 우리니라는 톤당 20달러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 [출처=SK이노베이션]
한국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 [출처=SK이노베이션]

회사 산하 8개 자회사도 같이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관리와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등 협력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투자는 경제성이 상승하고 반대로 더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는 경제성이 하락하게 돼 이에스지(ESG, 환경·사회·거버넌스를 고려한 경영) 관점에서 실행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선 탄소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작년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에서 "실물 경제에서의 기후위기 대응 속도가 여전히 늦다"며 "2030년에는 탄소 1톤(t)당 평균 가격을 75달러로 올리는 것 같은 예측 가능한 궤도를 설정하지 않는 한 기업과 소비자가 이행하려는 인센티브가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창사 60주년 기념식에서 '올타임 넷제로' 비전 선포를 통해 창사 100주년이 되는 2062년까지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에너지를 공급하고 숲을 복원하는 등 친환경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도입하는 내부 탄소 가격 제도는 이 비전 선언에 이은 것이다.

SK그룹은 2020년 한국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 가입을 선언하며 대표적인 국내 친환경 기업으로 꼽힌다. 최태원 SK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2억톤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2035년에는 탄소 배출 '제로'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탄소 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CCUS 사업 진출부터 글로벌 차세대 에너지 기업과의 협업 및 투자까지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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