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거센 쓰나미에 휩싸이는 '구글' 어디로...'캐쉬카우' 온라인 검색, 디지털 광고 거센 도전에 노출
[월드 프리즘] 거센 쓰나미에 휩싸이는 '구글' 어디로...'캐쉬카우' 온라인 검색, 디지털 광고 거센 도전에 노출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1.30 05:36
  • 수정 2023.01.30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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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글 본사 [사진 = 연합뉴스]
미국 구글 본사 [사진 = 연합뉴스]

최근 미국 정부가 구글을 상대로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또, 구글의 디지털 광고 기술 사업부에 대해서는 해체를 요구했다. 이번 소송에는 캘리포니아, 뉴욕, 버지니아를 비롯한 8개 주도 참여했다.

구글은 광고를 사고파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 거래소까지 운영하며 온라인 광고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 거래소인 구글 ‘애드 익스체인지(Ad Exchange)’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고, 콘텐츠 기업 광고를 관리하는 구글 더블클릭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광고비의 30%를 수수료로 챙기면서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2020년 10월 구글을 상대로 검색 독점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었고, 주 정부들도 구글에 3건의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진보 보수 가릴 것 없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혁신적 서비스 출현을 막는 플랫폼 독점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처럼 구글을 옥죄고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CNN방송은 29일(현지 시각) 과연 구글 천하가 저물고 있는 것인지를 분석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지난 15년 동안 온라인 검색 엔진과 디지털 광고 사업의 이점을 등에 업은 구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자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구글의 캐쉬카우(Cash Cow) 노릇을 해오던 온라인 검색과 디지털 광고 분야가 점점 더 도전에 노출되고 있다.

이번주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온라인 광고 사업에서 불법에 해당하는 독점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일부 사업부를 해체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몇 년 전 트럼프 행정부가 빅테크 기업 구글의 검색 분야 지배력을 겨냥해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사건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구글측은 법무부가 “문제가 많은 주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소송 제기는 “경쟁이 치열한 광고 기술 부문에서 승자와 패자를 임의적으로 가리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만일 구글이 두 소송 모두에서 패배한다면 구글을 온라인 광고 시장의 최강자로 만든 비즈니스 모델이 위태로울 수 있다. 이는 20여 년 전 미국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승소한 이후 빅테크 기업에 대한 가장 중대한 승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소송들이 구글의 수익 시스템을 직접 겨냥하고는 있지만 소송들이 진행되는 데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이보다는 보다 단기간에 구글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두 가지 다른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바로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의 부상(浮上)과 구글의 온라인 광고 시장 점유율의 급격한 감소 문제이다.

이번에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하기 며칠 전, 구글은 매출의 급격한 둔화 소식과 기업 역량의 일부를 인공지능(AI)에 집중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12,000명의 직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검색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위협

‘구글’이라는 말은 오랫동안 온라인 검색과 동의어로 받아들여졌다. 구글은 ‘구글’이라는 기업명이 ‘검색하다’를 의미하는 동사가 된 최초의 첨단 IT 기업 중 하나였다. 그러나 작년 말 인공 지능 기업인 OpenAI가 ChatGPT라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챗봇 도구를 정식으로 출시하면서 구글은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다.

ChatGPT 사용자는 간단한 요청만으로 시를 짓고, 법률 문서를 작성하고, 컴퓨터 프로그램 코드를 생성하고, 복잡한 아이디어를 설명할 수 있다. 가끔씩 오류를 범하거나 “미국의 25대 대통령은 누구?” 같은 질문에는 간단한 답을 내놓기는 하지만, 방대한 양의 온라인 데이터로 훈련된 ChatGPT는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긴 응답으로 대응한다. 구글처럼 원하는 결과를 찾기 위해 검색 결과들을 길게 스크롤해야 할 필요도 없다.

ChatGPT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이를 이용해 사용자의 요청에 응답한다. ChatGPT의 바탕이 되는 기술은 기존에 존재했지만, 누구나 계정을 만들고 시험에 보게 됨으로써 ‘생성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전에는 추상적으로만 다가왔던 이 기술의 잠재력에 수백만 명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ChatGPT는 나아가 구글 경영진이 검색 사업에 대해 위기를 의미하는 ‘코드 레드(code red)’ 상황을 선언하도록 자극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구글은 총체적인 붕괴에 이르기까지 1~2년밖에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인공지능(AI)은 구글의 캐시카우인 ‘검색 엔진 결과 페이지(Search Engine Result Page)’를 날려버릴 것이다.”

구글의 Gmail 개발자 중 한 명이었던 폴 부케이트는 지난해 이렇게 트윗을 올린 바가 있다.

“구글이 인공지능 분야를 따라잡더라도 구글의 핵심 부서를 포기하지 않고는 관련 사업에서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논란은, 더 많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인공지능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구글이 1,490억 달러 규모의 사업 부문의 일부인 검색 광고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데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ChatGPT에 대한 미디어 보도는 두 배로 늘어났으며, 일부 매체는 ChatGPT와 구글을 놓고 일대일 비교 테스트를 치른 결과를 전하고도 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 [사진 = 연합뉴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현 상황은 구글에게 반드시 악몽만은 아니다

이러한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구글에서 반드시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구글은 규모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인터넷 트래픽 분석 웹사이트 ‘SimilarWeb’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구글 사이트는 860억 회 이상의 방문을 기록한 반면에 ChatGPT는 3억 회 미만이었다. (ChatGPT는 지난해 11월 말에 시장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다음으로, 사용자 요청에 대해 인공지능이 생성한 특정한 응답을 제공하는 환경에서도 구글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 요청을 분석하여 검색 광고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구글은 고도로 정교한 인공 지능에 자체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채팅 프로그램 중 하나인 LaMDA는 작년에 관련 엔지니어 중 하나가 지각 능력(sentience)을 성취했다고 주장한 뒤 뜨거운 이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구글은 이 엔지니어의 주장을 부인하고, 회사 정책 위반으로 그를 해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직원들에게 구글이 ChatGPT와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구글에 해로울 수 있는, 부정확한 정보 제공 위험성 때문에 회사가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검색 응답 제공에 힘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글의 이 같은 입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검색 엔진으로서의 엄청난 영향력과 ‘생성 인공지능’ 관련 핵심 난제 중 하나 사이에 놓인 자사의 처지를 잘 드러낸다. ‘생성 인공지능’은 그 기술의 블랙박스(black-box)적 성격으로 인해 특정 결과에 어떻게 도달했는지 알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서 ‘블랙박스적 성격’이라 함은 그 기능은 알지만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기술을 가리킨다. 미래에는 서로 다른 정보 소스를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단일 답변을 받는 편리함을 능가할지도 모른다.

압박을 받고 있는 광고 판매 시스템

이 모든 사항들이 구글의 온라인 광고 시장 점유율이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하락한 배경 하에서 발생했다. 타사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디지털 광고에서 구글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7년 34.7%로 정점을 찍었고 올해는 28.8%를 차지하며 페이스는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겪고 있는 광고 대기업은 구글만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일회성 요인과 다가오는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온라인 광고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와 같은 다른 기업들은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가 애플의 iOS 사용자에 대해 액세스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제한하는 애플의 앱 개인 정보 업데이트 같은 환경 변화에 특히 취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구글의 추락은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에 직면함에 따라 발생하기도 한다. 아마존, 틱톡, 심지어 애플을 포함한 라이벌들에게 디지털 광고라는 파이에서 점점 더 많은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여전히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구글의 광고 사업은 증가하는 도전에 직면한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은 ‘생성 인공지능’에 대한 예측 중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거나 법무부의 소송이 궁극적으로 디지털 광고에 대한 구글의 지배력 약화로 귀결될 경우 악화될 수 있다.

이번 소송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는 연방법원에 구글이 광고 독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진 두 건의 인수합병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구글의 잘 짜여진 광고 시스템을 해체하면 경쟁이 회복되고, 구글이 독점적 이익을 창출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믿고 있다.

이번 소송과 또 다른 반독점 소송은, 당연히 그 자체로 위협적이지만, 잠재적으로는 격동적인 기술 변화의 새로운 시대를 앞두고 구글이 직면한 더 광범위한 딜레마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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