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초대형 스팩들, ‘골칫덩어리’ 전락?...합병 불발 시 손실 어쩌나  
NH투자증권 초대형 스팩들, ‘골칫덩어리’ 전락?...합병 불발 시 손실 어쩌나  
  • 장은진 기자
  • 승인 2023.01.30 15:16
  • 수정 2023.01.30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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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960억, 400억 규모 NH스팩19호·20호, 아직 합병기업 찾지 못해
경기침체에 따른 IPO시장 불황 여파...시총 10배 기업 합병 쉽지 않아
향후 1년내 합병 무산되면 상장폐지 수순 밟아야...손실 발생 불가피
NH투자증권 사옥 [출처=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사옥 [출처=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초대형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들이 유효기간 반환점인 1년 6개월을 넘어선 시점에도 합병기업을 찾지 못하면서 골칫덩어리로 떠오르고 있다. 

스팩은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걸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 즉 기업인수목적으로 만들어진 상장사다. 이 때문에 상장 이후 3년 내 합병을 완료해야 하고 합병을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최종합병시일까지 3년이라는 기간이 존재하지만 통상적으로 합병가능한 기간은 2년6개월(30개월) 정도다. 

◆ '너무나도 큰' NH스팩19호·20호

27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년 전 상장했던 대어급 '스팩19호'와 '20호'의 합병기업을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NH스팩19호는 지난 2021년 5월에 코스피시장에 960억원 규모로 상장됐다. 상장 당시 스팩 가운데 사상 최대 공모금액으로 화제가 됐을 뿐만 아니라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스팩이 코스피시장을 입성해 기대를 모았다. 

같은해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NH스팩20호'도 규모로 주목받았다. 'NH스팩20호'는 400억원 규모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는데, 이는 통상 스팩들보다 3~4배 큰 수준이다.

환호 속에 상장된 두 대어급 스팩은 만기일이 가까워진 현 시점까지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적지않은 규모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통상적으로 합병기업은 스팩 공모금액에 시총 10배 안팎의 기업과 이뤄진다. NH스팩19호는 시총 9600억원 비상장법인, NH스팩20호의 경우 시총 4000억원대 비상장법인과 합병시도가 이뤄져야 한단 얘기다. 

하지만 최근 불어닥친 경제침체로 인해 두 스팩과 합병 가능한 비상장기업 또한 급감했다. 이는 초기 투자설명서 기준인 '중소·중견기업’으로 합병기업을 한정할 경우 더욱 심화된다. 그나마 지난해 6월 해당 구절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변경해 합병대상 법인의 범위를 확대했지만 여전히 해당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사진=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 NH투자증권, 규모 리스크 몰랐나

NH투자증권은 스팩합병 성공률이 높은 증권사다. 실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상장시킨 27개의 스팩을 가운데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된 스팩은 4개에 불과했을 정도다. 특히 NH스팩19호와 NH스팩20호보다 뒤늦게 상장된 스팩 중 이미 합병이 이뤄진 스팩들도 존재한다. 바로 NH스팩21호, NH스팩22호, NH스팩23호 등이다.

NH스팩21호, NH스팩22호, NH스팩23호 등은 제약바이오부터 IT까지 다양한 업계의 중소·중견기업들이 선호하는 스팩규모로, 모두 120억원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이 합병에 성공한 스팩도 공모금액 200억원대 아래가 대다수였다. NH투자증권이 최근 상장한 스팩들 또한 공모규모 200억원 아래로 주로 분포했다.    

그럼에도 NH투자증권이 대어급 스팩을 만든 이유는 합병 성사 시 챙길 인수·합병자문 수수료와 전환사채(CB)로 추가수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특히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르면 발기인인 금융투자업자(지분증권 투자매매업자)는 기업인수목적회사 발행 주식 등 발행총액의 5% 이상을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공모 규모가 커질수록 추가수익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NH스팩19호의 경우는 NH투자증권이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98억5000만원이나 보유 중이다. NH스팩20호에서도 무보증 사모 전화사채 37억5000만원을 가지고 있다. 두 스팩이 합병기간 내 성사된다면 NH투자증권은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추가수익을 누려볼 수 있다. 더구나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감소와 채권평가 손실에 따른 실적 쇼크 경험한 상태다. 수익원 창출이 절실한만큼 외면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 '발기인'과 함께 투자리크스 분담

NH스팩19호와 NH스팩20호는 향후 1년 내 합병이 무산되면 상장폐지 시나리오로 갈수 밖에 없다. 스팩이 상장폐지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원금과 36개월 간의 이자를 돌려받는다. 반면 손실을 입는 이들도 있다. 바로 발기인들이다. 

발기인은 스팩의 초기 자본금을 대고, 스팩의 경영진으로 합병대상을 발굴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공모가의 절반가격인 1000원 수준에 스팩의 주식을 매입하는 등 특혜가 주어지지만, 스팩이 기한내에 합병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다.

NH스팩19호의 발기인은 컴퍼니케이파트너스(91.19%), NH투자증권 (4.55%), BNK자산운용(2.1%), BNK벤처투자(2.1%) 등이다. 이들은 총 32억9000만원을 자본금으로 출자했다. NH스팩19호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3년간 경상운영비용 및 합병 관련 외부 용역비용 예상금액은 총 7억2100만원으로 잡고 있다. 초기 출자금 대비 약 21% 추정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그나마 NH스팩20호의 상황은 나은 편다. NH스팩20호는 스틱벤처스(72.73%), ACPC(18.18%), 브레인자산운용(4.55%), NH투자증권(4.55%) 등 다수의 발기인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초기 출자금도 55억원으로 NH스팩19호보다 높았다. 다만 운영자금 예상비용이 9억5000만원으로 높게 책정되면서 스팩 청산 시 출자금 대비 17% 손실이 예상된다.

NH투자증권관계자는 "인건비나 상장추진 비용 등을 굳이 손실이라고 하면 손실이겠지만 크게 신경 쓸 규모까지는 아닐거 같다"면서 "재작년에 비해 작년 스팩상장이 2배 정도 늘어났는데, 이 모습도 앞으로 시장이 더 활성화 될 징조"리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진 이후 인수 합병시장이 활발해지는데 그 시기가 현재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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