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위기] 탄소세만 수천억원…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실익 있나
[탄소국경세 위기] 탄소세만 수천억원…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실익 있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31 09:19
  • 수정 2023.01.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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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 석유화학 시설 준공 시 탄소 더 증가
톤당 탄소국경세 35달러… "탄소 배출 저감·신규 사업기회 창출"

[편집자주] 유럽연합(EU)에서 이르면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CBAM) 도입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주력 산업인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타격이 예고되고 있다. EU는 철강제품, 시멘트, 화학비료, 전기, 수소 등을 수입할 때 탄소배출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로인해 유럽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업계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탄소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도 수출이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위기를 맞이한 기업 별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에쓰오일 온산 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 온산 공장 전경. [출처=에쓰오일]

정유·석유화학 기업 에쓰오일(S-OIL)이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화를 결의하며 '샤힌 프로젝트'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에쓰오일은 사우디 왕실이 보유한 아람코의 국내 자회사로, 9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의 석유화학 설비 시설 준공은 탄소 배출을 불러올 수 밖에 없어 향후 탄소국경세 도입 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 비전 2030 달성 ▲샤힌 프로젝트 성공 추진 ▲안전 최우선 문화 확립 등 주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2050년 탄소배출량 0을 목표로 단순 정유사에서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회사는 탄소국경세를 전략적 중장기 리스크로 인지하고 있는데, 주력인 정유 사업이 대표적인 탄소다배출 업종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에 샤힌 프로젝트와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스팀 크래커(기초유분 생산설비)'를 비롯한 대단위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샤힌'은 아랍어로 '매'를 뜻하며 스팀 크래커는 원유를 정제할 때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기반으로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설비를 일컫는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샤힌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을 의결했다. 샤힌 프로젝트에 필요한 설비는 2023년 준공해 2026년 완공 예정이다. 2026년 설비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와 부생가스 등을 활용해 연간 최대 320만톤의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자사 석유화학 비중은 12% 수준인데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현재의 두배인 25% 수준까지 비중이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에쓰오일은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건설업체와 샤힌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업체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이사, S-OIL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이사 CEO,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이사,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대표이사. [출처=S-OIL]
에쓰오일이 지난해 11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건설업체와 샤힌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업체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이사, S-OIL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이사 CEO,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이사,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대표이사. [출처=S-OIL]

샤힌 프로젝트 투자 자금은 70억 달러(약 8조5995억원)로 단일 외국인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투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실행됐다. 사우디 왕실은 아람코 지분을 약 94% 이상 보유한 대주주이고,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63%를 가진 모회사다. 에쓰오일은 아람코와 장기 원유 공급 계약을 맺고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

아람코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방한한 2019년 6월에도 에쓰오일에 2024년까지 6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아람코가 개발한 TC2C 프로젝트 추진이 목표였다. 에쓰오일은 작년 1월 사우디에서 샤힌 프로젝트에 TC2C를 도입하기로 했고, 관련 대체 에너지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MOU) 4건을 체결하며 결실을 맺었다.

다만 에쓰오일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960만300t, 2020년 957만9000t, 2021년 1003만6000t 등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스팀 크래커 등 석유화학 시설 준공은 탄소 발생을 불러올 수 밖에 없어 탄소국경세 도입 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탄소국경세 원안(초안) 도입 시 탄소 1톤당 35달러를 지불해야 하는데 수천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이다.

연료전지 사업 투자(FCI)를 통해 탄소 배출 저감과 신규 사업 기회 창출도 함께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자사는 수소산업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지난해 1월에도 아람코와 재탄소·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연구개발 및 MOU를 체결했다"며 "MOU를 통해 블루 수소·암모니아를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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