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줌인] “변해야 국민이 신뢰”…이한준 LH 사장, 3개월 간 ‘혁신 과제’ 성적표
[CEO 줌인] “변해야 국민이 신뢰”…이한준 LH 사장, 3개월 간 ‘혁신 과제’ 성적표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3.01.31 17:05
  • 수정 2023.01.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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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사장, 3개월 행보 ‘비교적 양호’…조직 개편 목표 ‘긴장감’ 조성
지난 11월 취임사…“LH 조직 혁신 이뤄내 주거 안정화 약속 꼭 실천”
1월 초 ‘인사 개편안’ 발표 …성과 중심 평가 ‘내부 통제 투명성’ 확보
고품질 주택 공급 실현…사장 직속 ‘국민주거혁신실’ 컨트롤타워 역할
중·장기 숙제 거론된 ‘부채비율’ 관리 …하루 빨리 선결해야 할 과제
LH 공공기관 혁신 과제 임무 완수 CG. [사진=연합뉴스]
LH 공공기관 혁신 과제 임무 완수 CG. [사진=연합뉴스]

이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지난해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제6대 사장에 취임한 이후 3개월 동안 보여준 행보는 그야말로 파격의 연속이다. 김현준 전 사장이 임기 1년 8개월 가량 남겨둔 채 사퇴한 지 3개월 만에 LH 수장으로 임명됐다. 이한준 사장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난 2020년 내부 직원들이 가담해 벌인 토지 투기 사태로 완전히 무너진 조직 기강을 바로 잡아 LH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그의 임무였기 때문이다. 

이한준 사장은 도시·주택 및 교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40여년 간 공공과 민간, 학계에서 전문경영인과 학자로 활약했으며, 도시와 주택에 대한 전문성을 내세워 LH의 혁신을 완수하고, 미래 주거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LH의 비전을 제시하는 적임자라는 것이 국토부와 LH 안팎의 평가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의 270만가구 주택공급 정책 등 국정과제를 성공시켜야 할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보여준 이한준 사장에 대한 리더십 평가는 대체로 양호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취임과 동시에 이한준 사장이 최근 발표한 혁신 과제 방향이나 조직 인사 개편안은 내부 직원들 입장에선 긴장할 수 밖에 없는 파격적 요소가 대폭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이한준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발표한 혁신과제를 완수할 방향은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 차원에서 성과 중심 인사체계 개편 등 경영 효율성 제고, 수요자 중심 본연의 역할 수행 등을 당부한 셈이다.

이한준 LH 제6대 신임사장이 14일 취임한 이후 직원들과 첫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LH]
이한준 LH 제6대 신임사장이 14일 취임한 이후 직원들과 첫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LH]

이한준 사장이 꺼내든 혁신카드 가운데 최우선으로 손본 것은 바로 조직개편이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직 혁신에 나선 것. 이한준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만든 혁신안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보고됐다는 것이 LH 측의 설명이다.

새롭게 바뀐 조직개편안 방향을 살펴보면 우선 인사체계도 성과 중심의 개편이다. 임금피크 기간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임금피크 직원 평가 강화를 통해 급여에 차등을 두고, 직무급 도입 확대 등을 추진한다. 감사실장 등 주요 직위는 개방형 직위로 전환해 내부 통제의 투명성과 공정성도 강화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4일 조직개편에 착수하는 한편 후속 조치로 본사 및 지역(지사)·사업본부(단) 부서장(1급)에 대한 승진 및 보임 인사를 시행했다. 이는 자체적으로 내세운 혁신방안 등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LH가 최근 발표한 4대 혁신과제 방향.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최근 발표한 ‘3대 혁신과제’ 기본방향. [사진=LH]

이번 올해 발표한 조직개편의 핵심은 국민 관점에서 LH 본연의 역할 완수를 포함해 실행력 있는 혁신, 지속 가능한 경영기반 마련을 목표로 내세웠으며, 이를 토대로 성과를 창출하는 동시에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사업 효율성을 높인 것도 두드러진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 조직 관할을 행정구역 단위로 조정했다. 이는 수도권 특성상 사업비 및 사업량 비중이 크다는 점을 반영해 임대주택 입주민과 보상 고객 등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본부는 수도권도시정비특별본부와 통합해 서울권 도시정비사업과 주거복지 업무중심으로 재편했으며, 관할 지역이 넓은 경기지역본부는 경기 남·북부로 분할했다.

LH는 올해 초 대규모 인사 발표도 함께 이뤄졌다. 이번 조직개편과 더불어 조직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차원이다. 청렴·공정 경영을 실현하고자 별도 인사 검증을 진행한 것. 인사 시행 전 1·2급 승진자를 대상으로 ‘부동산 청렴도 검증위원회’ 심의를 거친 것이다.

특히, 주거복지기획처장을 포함해 국토도시기획처장, 공공주택기획처장, 지역균형발전기획처장, 건설안전처장, 홍보실장, 인사관리처장, 노사협력처장 등 주요 8개 부서장에 대해서는 내부 공모를 진행해 국민 주거안정 강화, 주택품질 향상, 공정한 건설문화 선도 등 본연의 역할 완수 및 조직 혁신을 위한 실행력을 높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감사실장 및 선교통계획처장은 개방형 직위로 운영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투명한 감사체계를 구축하고, 선교통체계 확립을 위한 전문성도 보완할 예정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앞으로도 LH는 국민을 위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 품질 좋은 도시와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그동안 행해졌던 LH 출신에 대한 전관 예우도 원천 봉쇄된다. 이에 수의계약 제도도 대대적으로 바꿨다. LH 퇴직자 출신 감정평가사와 법무사가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 등과는 퇴직일로부터 5년간 수의계약이 금지된다.

투기와 관련한 내부 통제장치도 강화된다. 부동산 거래 조사 대상을 현재 임직원 본인에서 직원, 배우자, 직원의 직계존비속으로 확대하며, 조사 범위도 LH가 시행하는 사업지구 내에서 그 외 주변 지역까지로 확대한다. 만약 LH 내부 직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이 투기에 가담했다면, 직원에 대한 징계 현황은 홈페이지를 통해 바로 공개된다.

준법감시관의 역할이 강화된 것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그동안은 준법감시관 주요 업무가 투기행위 조사에 국한됐지만, 지금부터는 준법 감시관 업무 영역을 확대해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전관예우 예방, 감시업무 등을 추가한 것이다.

공기업 본연의 기능인 무주택자와 수요자에 입각한 공공기관 역할도 강조했다. LH가 짓는 아파트라고 해서 각종 민원을 외면하지 않고, 직접 청취해 품질을 개선하고, 신도시 교통문제 등 국민 불편 사항 해소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임대주택 품질향상과 주거복지 강화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역세권 등 입지가 우수한 곳에 임대주택을 최우선 배치하고, 마감재도 민간 분양주택 수준으로 끌어올려 양적인 측면보다는 질적인 점에 주안점을 두고 아파트 품질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수도권 본부 조직 개편사항. [자료=LH]
수도권 본부 조직 개편사항. [자료=LH]

최근에 ‘국민주거혁신실’을 신설한 것도 임대주택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한준 사장이 지시해 반영된 것이다. 신설된 부서는 이한준 사장 직속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에 사장 직속으로 설치한 ‘국민주거혁신실’은 층간소음 제로 아파트, 임대주택 품질개선, 선교통-후입주 체계 실현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국민주거혁신실 산하에는 ‘고객품질혁신처’와 ‘선교통계획처’를 신설해 본연의 역할 완수를 위한 조직체계를 확립한 것이다.

‘국민주거혁신실’은 △입주고객 등 국민 의견 수렴 △층간소음 및 주택품질 제고 △선교통체계 구축 등 다양한 국민수요를 사업에 반영한다.

아울러 대국민 서비스를 중심으로 본부 직제 순서를 조정해 본연의 역할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고히 하고 사업성을 토대로 현장 중심 조직을 대폭 정비하는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한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매년 1000억원의 예산을 별도 편성해, 임대주택 편의·안전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돌봄 등 입주민 서비스도 확대 제공한다.

LH본사 전경. [출처=연합뉴스]
LH본사 전경. [출처=연합뉴스]

앞서 이한준 대표이사는 “LH는 지난해 조직 내 일부 임직원 일탈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렸다. 이에 LH 임직원들은 혁신의 각오로 공공기관의 주인이자 고객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노력을 다하겠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외쳤던 혁신과제를 완수하고 민간 경제 회생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며 “공정하고 투명성이 뒷받침되는 공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꾀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성 제고, 고품질이 담보되는 주택공급이라는 4가지 과제를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층간소음 없고 A급 건설사가 짓는 고품질의 저렴한 공공주택을 공급해 국민 주거안정을 실현하겠다. LH에 배당된 주택 공급물량을 이행하는 것은 물론 ‘누구나 살고 싶은 층간소음이 없는 고품질 공공주택’을 보급해 새로운 미래를 표방할 주거 공급책의 이정표를 제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LH가 중장기적 해결과제로 내건 ‘부채비율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한준 사장이 최근 신년사를 통해 긴축 경영에 착수할 것임을 시사하긴 했지만 내부 조직 반발이 상당하다는 점에 견줘보면 갈길이 멀어보인다 .

통합 공사가 출범한 이후 2010년대 400%에 이르렀던 부채비율을 꾸준히 낮췄지만, 다른 공기업 평균 부채 비율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재무건전성 관련 지적을 완전히 해소하려면 현재 200% 초중반 수준인 부채비율을 100% 대로 낮춰야 한다.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과 자산 유동화 개선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이유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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