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37) 사면초가 몰린 대북정책… 국내 야당과 미 보수진영으로부터 강한 반발, 김정일은 ‘인내심 한계’ 신호
청와대-백악관 X파일(137) 사면초가 몰린 대북정책… 국내 야당과 미 보수진영으로부터 강한 반발, 김정일은 ‘인내심 한계’ 신호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2.08 21:38
  • 수정 2023.02.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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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연합뉴스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연합뉴스

김대중은 미국이 지지하지 않아도, ‘햇볕정책’이 야당이나 언론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더라도 계속 밀고나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러는 사이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제네바합의 내용대로 미국이 정치적으로 개입하면 북한 정권이 살아남는데 아주 중요한 경제적 이익이 창출될 수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을 다시 정치적으로 끌어들일 수 없게 되자 김정일 위원장은 심하게 좌절했다.

한국과 미국의 중앙정보국은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시도할까봐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존 틸럴리 주한미군사령관과 매주 함께 한 조찬모임에서도 북한의 군사적 의도가 무엇인지, ‘DM 북쪽 전선’의 움직임이 어떠힌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그러나 한-미 당국이 북한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인공위성이나 다른 공중 감시체제를 통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북한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군대와 조선노동당이 하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었다. 만일 북한 주민의 동요가 일어난다면 무엇 때문인지, 어디에서 일어나는지조차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1998년 8월말, 북한이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까지 날아가는 3단계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지만, 그의 말에 내포된 의미는 불길하기 그지없었다.

만약 북한을 무시하거나 언젠가 붕괴되어 사라질 존재로 생각했었다면 큰 오산이라는 것이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을 주시하라고 요구할 수 있었고, 또 그럴 것이었다.

북한의 예기치 못한 도발에 워싱턴은 크게 동요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대포동 미사일이 미국까지, 최소한 알래스카와 하와이까지, 적어도 서쪽 해안에까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내 정치권과 언론에서 국가미사일방어(NMD) 시스템은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됐다.

옹호론자들은 NMD 개발과 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지도부는 동북아시아의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민들을 발뻗고 잘 수 없게 만들고 말았다.

여론과 의회의 압력을 받은 클린턴 행정부는 부랴부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북한문제는 김대중 정부와 클린턴 정부를 곤혹스런 지경으로 몰고갔다. /연합뉴스
북한문제는 김대중 정부와 클린턴 정부를 곤혹스런 지경으로 몰고갔다. /연합뉴스

클린턴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던 윌리엄 페리가 대북특사로 영입됐다. 그의 임무는 북한이 제기한 위협을 평가하고 미국의 우방들, 특히 한국, 일본과 협력해 적절한 행동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메들린 올브라이트 장관은 자신과 친밀한 웬디 셔먼 대북조정관을 페리 대북특사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페리 특사는 미 국방부에서 근무할 때 같이 일했던 애쉬 카터 보좌관을 데리고 왔다. 페리 특사는 소수의 직원들과 우선 사건의 실태를 파악하고 북한의 전망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서울 및 도쿄에 있는 미국 대사관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다. 또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조언해줬다.

서울과 도쿄에서 3자 협의가 이뤄졌다. 대사관이 이 과정에 깊이 관여했으며, 존 털럴리 주한미군사령관과 보스워즈 대사는 워싱턴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털럴리 사령관과 보즈워스 대사는 워싱턴을 오가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미국 내에서는 윌리엄 페리의 보고서가 작성되고 있었다. 이 보고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에 비교적 긍정적인 쪽이었다.

김 대통령은 자신의 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페리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기뻐했다.

보스워즈 대사는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자주 만나는 한편, 김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최신 동향을 공유했다. 

미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우선 순위에 뒀다. 북한 영변에서의 플루토늄 추출 계획은 제네바 합의에 따른 국제 사찰로 동결됐지만,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같은 핵무기 사업의 다른 측면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을지 등 의심은 여전히 들끓었다. 핵문제는 더욱 투명하게 관리해야 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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