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FOCUS] “친환경 플랜트로 불황 파고 넘는다”…삼성ENG·DL이앤씨, ‘해외 플랜트’ 정조준
[건설FOCUS] “친환경 플랜트로 불황 파고 넘는다”…삼성ENG·DL이앤씨, ‘해외 플랜트’ 정조준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3.02.08 08:11
  • 수정 2023.02.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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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플랜트 시장 선점 기지개…자금 확보 수월
삼성ENG, 지난해 이어 올 1월 카타르서도 수주
DL이앤씨, SMR‧CCUS 기술과 시너지 효과 기대
SMR(소형모듈원전)을 개발하는 Xe-100 발전소 조감도. [사진=DL이앤씨]
SMR(소형모듈원전)을 개발하는 Xe-100 발전소 조감도. [사진=DL이앤씨]

부동산 경기 불황 속에서도 건설업계는 도시정비사업·해외 프로젝트 등 국내외에서 사업권을 확보하며 새해 마수걸이 수주를 연이어 성사시켰다. 이외에도 규모 있는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이나 스마트홈 서비스 등 새로운 분야의 성장 동력을 찾아내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건설업계는 해외에 화학공장·정유공장이나 가스처리시설·담수화시설·정유시설 등의 산업설비를 구축하는 해외 플랜트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아메리카 등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진행되는 해외 플랜트 사업은 친환경에너지 기술 등과 접목해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사업 중 하나다. 특히 ‘오일머니’로도 일컫는 중동 지역과 러시아 등 자금력이 막강한 산유국에서 사업이 추진되면 자금 확보가 수월해 국내시장에서 고전하는 건설사들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국내 여러 건설사 간 관련 기술 개발과 함께 대형 플랜트 사업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2022년 5개년 해외 플랜트 사업 비율. [자료=해외건설협회]
2017년~2023년 해외 건설 수주 공종별 현황. [자료=해외건설협회]
2022년, 2023년(2월 7일 기준) 플랜트 사업 현황. [자료=해외건설협회]
2022년, 2023년(2월 7일 기준) 해외 플랜트 사업 현황. [자료=해외건설협회]

해외 플랜트 사업은 최근 몇 년 사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개년 기준 해외 플랜트 사업 규모는 전체 해외 수주액의 절반 안팎을 기록하며 여전히 해외 건설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 총액 약 310억달러 가운데 플랜트 부문에서만 130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벌써 절반을 넘어섰다. 이달 7일 기준 해외 건설 수주 총액 약 13억달러 중 6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것.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부터 유가 하락으로 인해 중동 지역에서 집중돼 있던 플랜트 사업이 다소 부침을 겪었으며, 코로나19 사태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대외적 위기 상황에 따라 사업 하락세가 가속화됐다.”며 최근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이어진 사업 하락세 이유를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동에서 유가 상승 기조가 확대되고 있고, 정부에서도 ‘네옴시티’ 등 관련 사업을 발주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기에 점차 사업 흐름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해외 플랜트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2월 수주한 러시아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 현장 위치도.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2월 수주한 러시아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 현장 위치도.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이에 해외 플랜트 성장 가능성이 커지자 주요 건설사들도 하나둘씩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월 러시아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 수주를 시작으로 다수의 사업권을 확보하며, 국내 플랜트 사업 부문을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다. 

해당 프로젝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1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우스트-루가 지역 발틱 콤플렉스에 에탄을 활용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인 ‘에탄크래커’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에탄크래커 설비가 완공되면 연간 280만여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어 러시아가 우스트-루가 지방에 계획 중인 가스화학 복합단지와의 시너지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해당 사업을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이 러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되면서, 천연가스‧석유 등 풍부한 자원이 매장된 러시아의 에너지 플랜트 사업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7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도 8900억원 규모의 가스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왁 주 빈툴루 지역에 건설되는 플랜트는 하루 8억 입방피트의 가스를 처리하는 설비로, 심해가스전에서 뽑아 올린 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순도를 높여 LNG 액화설비의 원료로 사용되는 가스를 만든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에서만 청정 수소 프로젝트 개발, 메탄올 플랜트 사업 등 10여건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쌓은 노하우와 자동화‧모듈화 등 차별화된 혁신 기술이 적용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준공한 ‘멕시코 미나티틀란 정유 플랜트‘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준공한 ‘멕시코 미나티틀란 정유 플랜트‘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이렇듯 유라시아·동남아 등지에서 비중이 큰 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도 중동에서도 관련 사업권을 수주하며, 플랜트 강자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 1월, 카타르 도하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곳의 라스라판 시의 산업단지에 에틸렌 생산시설과 유틸리티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카타르 에틸렌 플랜트’ 프로젝트를 따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총 계약금액 3조10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1조6000억원의 지분을 확보하며, 주요 에틸렌 생산 시설 공사를 수행하게 된다. 설비 완공 시 연간 208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해 주변 고밀도폴리에틸렌 패키지에 공급하게 된다.

미국 ‘골든 트라이앵글 폴리머스 프로젝트‘ 현장 위치도. [사진=DL이앤씨]
미국 ‘골든 트라이앵글 폴리머스 프로젝트‘ 현장 위치도.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도 해외 거점지역 곳곳에서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며 플랜트 사업 부문의 또 다른 강자로 불린다. 지난해에는 11월 미국에서 총 공사비 1조6700억원 규모의 ‘골든 트라이앵글 폴리머스 프로젝트’의 사업권을 확보했으며, 모듈러‧건설정보모델링 등의 첨단 기술을 적용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연간 100만톤 규모의 폴리에틸렌 생산 유닛 2기로 구성된다. DL이앤씨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따낸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이기에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의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텍사스 주와 루이지애나 주가 경계선을 맞댄 오렌지 카운티에 위치한 공사 현장에서 미국의 협력사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DL이앤씨는최근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에 발맞춰 SMR(소형모듈원전) 사업 진출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향후 플랜트 사업과 SMR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추진이 가능한 ‘친환경 개발 사업 모색’에 나선다.

기존 원전보다 규모가 작아 도서·산간 지역 등에도 도입할 수 있는 SMR은 효율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하고, 특히 SMR 가동 시 발생되는 600℃ 이상의 높은 열을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원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L이앤씨는 천연가스를 통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어 해당 사업의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DL이앤씨가 한국남동발전, 롯데건설과 함께 준공한 ‘파키스탄 굴푸르 수력발전소‘ 전경.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가 한국남동발전, 롯데건설과 함께 준공한 ‘파키스탄 굴푸르 수력발전소‘ 전경. [사진=DL이앤씨]

올해 1월에는 DL이앤씨가 설립한 탈탄소 솔루션 전문기업 ‘카본코’를 통해 사우디 해수 담수청과 탄소 포집‧활용‧저장(이하 CCUS) 사업에 대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에는 사우디 해수 담수청에서 운영 중인 발전소에서 포집한 탄소를 해수 담수화 후처리 공정에 활용하는 CCUS 기술 도입에 협력하고, CCUS 기술 적용을 위해 기본설계‧연구 등을 바탕으로 CCUS 플랜트 건설을 포함한 사업 개발에 전반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 대부분 부동산 PF 문제로 자금 융통이 쉽지 않아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플랜트 사업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플랜트는 사업 특성상 발주처인 해외가 막강한 자금력을 투입하는 만큼 수주만 하면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도 꽤 쏠쏠해서 회사 실적확보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설사 입장에서는 플랜트 사업이 사업 자금 확보 측면에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기에 설계‧조달‧시공 단계도 비교적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플랜트 사업에 입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발주처 입장에서는 건설사가 확보한 특허기술이나 입찰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로 입찰에 참여하는 시공사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요소다. 건설사들은 입찰에 참여할 해외 사업지에 대한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현지 특성을 정확하게 간파해야 하며, 설사 계약이 성사돼 계약서 체결과정에서도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사 대금 지급 요건 등 불리한 요건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 기업 실적에 타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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