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위기] 탄소배출 증가에 횡재세까지... GS칼텍스 '첩첩산중'
[탄소국경세 위기] 탄소배출 증가에 횡재세까지... GS칼텍스 '첩첩산중'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2.06 09:30
  • 수정 2023.02.06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유화학↑ 정유↓, 에너지·화학 기업 변모
모빌리티 혁신 노력. 탄소배출량 증가 과제
정치권서 횡재세 주장, 탄소국경세 우려도

[편집자주] 유럽연합(EU)에서 이르면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CBAM) 도입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주력 산업인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타격이 예고되고 있다. EU는 철강제품, 시멘트, 화학비료, 전기, 수소 등을 수입할 때 탄소배출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로인해 유럽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업계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탄소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도 수출이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위기를 맞이한 기업 별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전남 여수 GS칼텍스 MFC 전경. [출처=GS칼텍스]
전남 여수 GS칼텍스 MFC 전경. [출처=GS칼텍스]

정유·석유화학 기업 GS칼텍스가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를 결의하며 올레핀·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탄소중립이 국제 표준화되면서 정유업계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재무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탈(脫)정유와 탄소저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의 수소, 바이오연료,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신사업과 GS에너지가 중심이 된 블루암모니아 개발 유통, 배터리 리사이클, SMR 소형원자로, 전기차 충전 등의 신사업이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세계 경기 하락과 유가, 환율, 물가의 급변동 등 일련의 사업환경의 변화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위기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이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의 인재들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이 2023년을 위기의 시작으로 규정한 것은, 최근 GS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과 우수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요 사업 선행지표의 하강과 장기적인 침체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과 함께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다.

최근 정유사들은 석유를 넘어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며 정유 사업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일 것을 결의하고 있다. 정유 사업은 대표적인 탄소다배출 업종으로 국내 정유 4사는 지난 2021년 온실가스 약 3800만t을 배출했다. 이에 최근 탄소중립과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상황이다. 

SK에너지는 SK그룹의 선제적인 탄소중립 도입에 맞춰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친환경 투자를 통해 탄소 제로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현대오일뱅크는 주력인 정유 부문의 매출을 2030년까지 40% 대까지 축소하는 대신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HPC를 비롯한 친환경 화학·소재 등 3대 친환경 미래사업 비중을 늘린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S-OIL)도 지난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샤힌 프로젝트' 추진 계약을 맺으며 9조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오는 2026년까지 울산 공장 내 정유·석유화학 '스팀 크래커'(기초유분 생산설비)를 구축해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의 두 배로 확장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전남 여수2공장 인근에 2조7000억 원을 투자한 올레핀 생산 시설(MFC 시설) 준공을 완료해 가동을 시작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MFC 시설을 통해 석유화학 비중을 늘리고 정유 비중을 줄여 가장 존경받는 에너지·화학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출처=GS칼텍스]
GS칼텍스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출처=GS칼텍스]

모빌리티도 핵심 축이다. GS칼텍스는 모빌리티 혁신을 바탕으로 주유소를 주유, 세차, 정비를 위한 공간에서 에너지/모빌리티/물류/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카카오모빌리티에 모회사인 GS에너지와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0.73%를 확보했는데, 전국 주유소와 LPG 충전소에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래 기반 데이터를 접목하기로 했다.

2021년 기준 GS칼텍스의 탄소배출량은 844만t으로 ▷SK이노베이션(배터리·소재 사업 제외) 1091만t ▷에쓰오일 960만t ▷현대오일뱅크 915만t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다만 2019년(804만t), 2020년(778만t) 대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탄소국경세 원안(초안) 도입 시 탄소 1톤당 35달러가 예상되는데 이는 수천억원의 비용에 해당한다.

작년 상반기 유가폭등 등으로 큰 영업이익을 낸 정유사에 횡재세를 거두려는 정치권의 움직임도 악재다. 정유업계는 적자를 낼 때는 되려 정부의 지원이 없었으므로 시장논리와 어긋난다는 게 주된 의견이지만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한 더불어민주당이 횡재세 입법에 앞장서고 있어 우려되는 대목이다.

횡재세 논란과 별개로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재활용이나 천연가스(LNG) 대체 등 친환경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과 같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친환경 사업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이나 공장 연료를 LNG로 전량 대체하는 등 자사가 꾸준히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