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포커스] 사모펀드 먹잇감 된 LCC 항공사들, 안전 경영이 불안하다
[WIKI 포커스] 사모펀드 먹잇감 된 LCC 항공사들, 안전 경영이 불안하다
  • 이강산 기자
  • 승인 2023.02.07 16:56
  • 수정 2023.02.08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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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 파트너스, 이스타항공 지분 100% 매입·1100억 투자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도 JKL·JC파트너스에 지분 매각
투자금 받은 LCC항공사, 단기적 유동성 자산에 위기 극복
"안전 중심 항공사에 수익 중심 PEF는 맞지 않아" 우려도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며 벼랑 끝에 몰렸던 일부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 항공사들이 사모펀드 투자로 현금 유동성 확보와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모펀드 투자 받은 LCC 기업들이 단기적으론 기사회생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전문성 결여·운항 안전성 저해 등 다양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코로나19로 몸값 낮아진 LCC, 사모펀드 투자 매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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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사모펀드 운용사 VIG 파트너스가 자사 지분 100%를 매입하고 유상증자 1,1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인수로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회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위기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JKL파트너스로부터 약 1017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JKL파트너스는 이로써 티웨이항공 지분 21.24%를 보유하게 됐다. 티웨이항공은 투자 받은 자금으로 리스비, 유류비, 조업비 등과 중대형 항공기 A330-300 기종 3대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때 경영진 갈등 및 수익 악화로 항공운송면허 취소 위기까지 몰렸던 에어프레미아는 JC파트너스가 2021년 지분 51.5%(약 1250억 원)를 인수하면서 숨통이 틔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를 통해 승객의 편안함을 위해 무료 와이파이 설치, 국제선 확장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대형 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줄어들자 화물 운송 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위기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여객 사업 외엔 마땅한 수익구조가 없었던 LCC항공사들은 최대 부채 비율이 1800%에 달할 정도로 악화일로를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버티다 못한 LCC항공사들은 코로나 초기인 2020년 2월 경 정부에 공동 입장문을 전달하며 "항공산업 근간이 무너져내리고 있다"며 "어떤 자구책도 소용 없고 퇴로도 보이지 않는다. 긴급 경영안전자금 및 공항 사용료 전면 감면,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한시적 인상 등을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이에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항공사들에게 3000억 가량의 유동성을 집행했다. 이어 2021년 1월부턴 항공업계에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CC항공사들은 같은 해 수백억 원 대의 적자를 이어가며 고통스러운 경영을 이어갔다. 생사기로에 놓인 LCC항공사 입장에선 사모펀드의 이같은 투자가 '생명줄'인 셈이다.

■ 사모펀드 투자금, '독이 든 성배' 될 수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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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모펀드의 투자 목적이 기업 경영자와는 사뭇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사모펀드사는 대부분 차입 매수를 통해 목표한 회사를 매수하고 3년~5년 후에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티웨이 지분을 인수한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맺고 법정 관리중이던 팬오션을 인수한 바 있다. 이후 JKL파트너스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친 뒤 2년 만인 2017년, 650억 원의 인수금융을 포함해 총 1700억 원의 투자원금을 모두 회수했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VIG 파트너스도 지난 2015년 바디프랜드 경영권 지분 46.5%를 인수한 후 약 6년 만에 4170억 원 수준으로 매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의 이같은 특성이 기간 산업으로서의 항공업 안정성 및 안전성 저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있다. 사모펀드가 국가 기간 산업인 항공업을 경영할 경우 강력한 구조조정 및 수익 모델 변화가 이뤄지면서 경영 안정성과 운항 안전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의 투자 목적이 저가 인수·고가 매각인 것과 사모펀드의 항공 관련 운영 경험 부족으로 해당 문제가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모펀드의 제1목적은 저가 인수·고가 매각을 위한 단기 운용"이라며 "안전성을 최우선시해야하는 항공업을 단기 투자세력인 사모펀드가 인수·운영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맞지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황 교수는 "현 시점에서 항공사 인수를 원하는 곳이 사모펀드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항공업 특성을 고려해 대주주 적격 심사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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