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 전환을 의결한 KT가 1998년 상장 이후 첫 매출 25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IT 기기 수요 감소 등 대내외 악재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수준을 이어가며 선방했다.

■ 유·무선 사업 성장과 B2B·AICC 등 디지코 핵심 사업 도약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25조65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901억원으로 2년 연속 1조6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KT 측은 "디지코 전환을 가속화하며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성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강화했다"며 호실적 배경을 설명했다. 별도 기준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15조7672억원인데, 작년 출범한 'kt cloud'를 포함하면 전년 대비 3.4% 증가한 16조310억원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회사 측은 "이는 디지코 경영전략이 본격화되기 전 3개년 (FY2017~FY2019) 평균 서비스 매출 성장률 대비 3배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B2B 플랫폼 사업은 기존의 사업영역 확장으로 B2B, AICC 등 핵심 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B2B 사업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기업의 디지털전환(DX) 수요에 대응해 누적 수주액이 전년 대비 13.2% 증가했다. 

수조원 규모의 AICC(AI컨택센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KT는 공공, 기업, SMB 영역까지 확장한 AICC를 디지코 핵심 사업으로 밀고 있다. AICC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형 구축사업 수주 성공과 기업 고객을 위한 스마트 클라우드 컨택센터 '에이센 클라우드'(A’Cen Cloud)의 동반성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88.9% 증가했다고 밝혔다.

B2B 고객 대상 사업 중 기업 인터넷 사업은 국내외 대형 콘텐츠제공업자(CP)의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7.7% 상승했다. 기업통화는 기업인터넷전화의 고ARPU 중심의 성장과 MVNO 시장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7.7% 올랐다.

IPTV 사업은 작년 10월 '지니TV'를 리브랜딩하며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했다. 지니TV는 넷플릭스, 유튜브에 이어 지난달에는 디즈니플러스를 OTT 전용관에 런칭하며 '미디어포털' 시대를 열고 있다. 매출은 고객의 다양한 콘텐츠 수요를 충족하며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유·무선 사업(Telco B2C)은 5G 가입자 845만명으로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의 62%로 집계됐다. 프리미엄 가입자 위주 성장세가 이어지며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해외 여행 폭증으로 로밍 사업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다. 초고속인터넷은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 수요 확대로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증가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 늘었다.

■ 미디어·금융·AI·Cloud 등 핵심 그룹사 사업 성장세도 돋보여

작년은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장이 본 궤도에 올랐던 해이다. KT 콘텐츠 자회사는 콘텐츠·광고·커머스 등 각 사업 영역에서 높은 성장세로 매출이 전년 대비 25.4% 상승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설립 2년차에 별도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스튜디오지니에서 제작한 뒤 KT 방송채널인 ENA에서 방영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매회 시청률이 자체 최고 기록을 상회했고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방송사 전체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스튜디오지니는 '강철부대', '나는 SOLO', '신병', '가우스전자'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AI 관련 역량과 서비스를 강화해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하고, 연내 2000억 파라미터 규모 모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KT알파와 kt CS, kt IS는 AICC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사업 모델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플레이디는 광고주 대상 AI 챗봇 서비스를 통해 중소형 광고주 대상 마케팅에 돌입했고, 지니뮤직은 AI 스타트업 '주스'를 인수해 창작과 음악서비스 영역에 AI 기술을 보급하기로 했다.

클라우드는 작년 공공 클라우드 전환시장에서 1등 지위를 굳건히 하고 DC 수익성을 강화해 두 자릿수 성장했다. KT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4월 클라우드·IDC사업부를 분할해 KT클라우드를 창립했다. 여기에 클라우드·IDC 인프라에 약 1.7조원을 투자하고,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KT그룹은 올 한해 디지코 전략의 외연 확장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힘쓴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작년 신한은행(금융), CJ ENM(콘텐츠), 현대차그룹(모빌리티)과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선도사업자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앞으로도 파트너사와의 적극적인 제휴를 바탕으로 다양한 DIGICO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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