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38) 긴박해지는 한반도… 백악관, 북한에 “두 갈래 길 중 선택하라”
청와대-백악관 X파일(138) 긴박해지는 한반도… 백악관, 북한에 “두 갈래 길 중 선택하라”
  • 유 진 기자
  • 승인 2023.02.27 10:53
  • 수정 2023.02.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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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당시, 미 NSC는 북한에 핵무기 플랜 투명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김대중 정부 당시, 미 NSC는 북한에 핵무기 플랜 투명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미국이 미사일을 갖길 원하지 않는 나라들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했다. 미국은 북한과 회담할 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북한은 기술 개발 수준을 부인하거나, 미국이 북한과의 무역을 거부하는 바람에 돈이 필요해 미사일을 판매해야 한다는 등 혼선작전을 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난상토론을 벌인 끝에 백악관은 북한에 미래의 두 갈래 길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첫번째 길은 북한이 핵무기 계획에서 좀 더 투명성을 보여주고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는 등 긍정적인 행동을 보이면 그 대가로 미국이 경제 및 정치적 혜택을 주는 것이었다.

두번째 길은 북한이 우려대로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 즉 북한이 ‘우리식대로’를 고집하는 경우었다.

만약 북한이 두번째 길을 선택한다면 응당한 대가가 따를 것이고, 실제로 분쟁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임을 백악관은 분명히 하려 했다.  

백악관은 정책 검토 과정을 통해 한국, 일본과 함께 보조를 맞추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페리 특사는 한국, 일본의 관료들과 재검증 논의 과정도 거쳤다.

목표는 서울과 도쿄 양쪽이 모두 합의한 목표를 공유하며 서로 협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 나라가 서로 완전히 협력하면서도 각자 북한에 대한 양방향 접근법을 추구하고 있어야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 전략으로 한국이 워싱턴과 도쿄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북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만족스러워 했다.

그리고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무시했다. 페리 특사가 김대중 대통령과 가진 마지막 회담에서는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한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한 형식적인 논의만 했을 뿐이었다.

1999년 5월말, 빌 페리 특사는 웬디 셔먼, 애쉬 카트너, 미국무부의 한국 전문가 2명과 함께 일본에서 북한으로 건너갔다.

북한의 고위급 정치, 군사 관료들과 이틀동안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었다. 

압록강 건너편에서 보이는 북한. 1995년 남북한과 미국은 북핵문제로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출처=한겨레
압록강 건너편에서 보이는 북한. 1995년 남북한과 미국은 북핵문제로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출처=한겨레

북한 외부로는 소통할 수 있는 경로가 없었기 때문에 회담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가 아무리 궁금해도 방문단이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톰 폴리 주일 미 대사는 페리 특사의 평양 방문 보고를 듣기 위해 서울로 왔다. 폴리 대사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존 털럴리 주한미사령관은 헬리콥터를 타고 주한미군 본부가 있는 용산에 도착한 평양 방문단을 맞았다.

모두 털럴리 사령관의 사무실에 모였는데, 방문단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그들은 미국에 적대적이고 자국 공무원들을 업신여기는 상임 군 사령관들로부터 아주 강한 부정적 응답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보즈워스 대사가 평양 회담에서 일어났던 일을 상세하게 들어보니 북한의 의례적인 외교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톰 폴리 대사와 보즈워스 대사는 워싱턴에 전문을 보고하면서 ‘한-일 외무장관들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반응을 속단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북한 관리들은 미국 측의 제안을 거부할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조만간 전면적인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미국이 초기에 강경책을 선택하면 북한은 반길 수도 있지만, 한국과의 관계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의 우려와 달리, 북한은 다음날 아침 공식 뉴스를 통해 페리 특사의 방문에 대해 놀라우리만큼 긍정적인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대화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는듯 했다.

빌 페리 특사가 평양을 다녀온 이후 미 행정부는 페리 보고서에서 개괄한 사전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의회 양당의 지지를 더욱 호소했다.

또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워싱턴에 북한의 고위급 특사를 초청한 것에 대한 대답 등 평양의 행보를 기다랬다. 하지만 북한이 페리 특사의 방문에 대해 고무적인 논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적어도 북미관계에서는 그랬다.

[특별취재팀= 최석진,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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