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틱톡은 중국이 서방에 뻗친 '트로이 목마'인가...스타모스 교수 "틱톡에 대해 미국은 까막눈이다”
[월드 프리즘] 틱톡은 중국이 서방에 뻗친 '트로이 목마'인가...스타모스 교수 "틱톡에 대해 미국은 까막눈이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3.25 06:46
  • 수정 2023.03.25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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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로고와 성조기 [사진 = 연합뉴스]
틱톡 로고와 성조기 [사진 = 연합뉴스]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 하원 청문회가 23일(현지 시각) 열렸다.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를 놓고 초당적 합의를 이룬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틱톡의 미국 사용자 정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접근 가능성을 우려하며 틱톡의 추 쇼우즈 CEO를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화교 출신인 추 CEO는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는 중국 혹은 다른 어떤 나라의 기관원이 아니다”라고 항변하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콘텐츠를 홍보하거나 삭제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느 정부의 조작으로부터도 틱톡을 자유롭게 지킬 것임을 위원회와 모든 사용자에게 약속한다”고 말했다.

때 맞춰 CNN은 미국 정부가 현재의 틱톡 리스크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세계 정보 전쟁의 큰 그림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는 IT 전문가 알렉스 스타모스의 칼럼을 내보냈다.

알렉스 스타모스는 그리스계 미국인 컴퓨터 과학자이자 스탠퍼드대학 ‘국제안보 및 협력센터’의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또 메타(페이스북)의 최고 보안 책임자를 지내기도 했다. CNN은 이 칼럼이 스타모스 교수 개인 견해임을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미국 정가와 틱톡(TikTok) 간에 수년간 벌어졌던 갈등이 이번주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틱톡은 CEO가 미 하원 ‘에너지 및 상무위원회’에서 증언했듯이 기업의 운명을 놓고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전망이 예상된다.

촌철살인과도 같은 짧은 동영상을 보며 하루에 몇 시간씩 보내는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틱톡은 거의 소름이 끼칠 정도로 스마트한 검색 알고리즘(discovery algorithm)과 가장 세련된 제작자 집단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서방의 국가안보 기관에게 틱톡은 중국에 기반을 둔 모회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를 통해 서방 사람들의 가정과 직장에 중국의 촉수를 뻗치는 '트로이 목마'이다.

전직 페이스북의 최고 보안 책임자로서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의 국가 배후 사이버 공격에 대응했던 경력이 있고, 현재 스탠퍼드대학에서 온라인 피해 관련 연구 그룹을 이끌고 있는 필자는 틱톡에 대한 우려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러한 우려는 한 기업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바이든 행정부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자유 세계를 이끌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틱톡은 정보를 수집·통제하기 위한 전 세계적 전쟁에서 하나의 전사(戰士)에 불과하다. 분명히 소홀히 할 대상은 아니지만, 이 전사 하나에 대응하는 데 과도하게 몰입하는 워싱턴 당국은 더 큰 게임을 놓치고 있다.

우리는 분명히 세계 민주주의와 새롭게 부상하는 권위주의 동맹과의 장기전의 문턱에 들어섰다. 이 권위주의 동맹은 마오쩌둥 이후 가장 독재적인 지도자와 함께 코로나19 위기를 틈타 부상하는 중국 공산당이 이끌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은 국내외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열망에 불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러시아를 방문해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은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역할을 더욱 눈에 띄게 했다. 중국 통치자가 지난주 뒤늦게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된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정당화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 대만해협, 그리고 영유권 분쟁 중인 일본 해역에서 중국의 급속한 무력 증강은 영역을 확대하며 이웃 국가 및 서방과의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의 수많은 정보전 부서가 장기적인 목표하에 국가의 경제·전략적 지침대로 움직임에 따라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 전쟁에는 서방의 핵심 기업들에 대한 정보와 그들의 영업 비밀을 캐내기 위한 빈번한 공격과 때로는 분명히 의도를 드러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하는 수단을 통해 세계를 향해 수사(修辭)를 지어내는 능력을 빠르게 향상시키는 것이 포함된다.

홍콩의 사회·정치적 불안과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중국의 위기의식은 이 나라가 전 세계에 대한 감시와 영향력 확대 전략을 빠르게 수정하도록 했다. 이런 노력은 꽤 성과를 거두어서 우리 스탠퍼드대학을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믿는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틱톡이 국가안보를 침해한다는 우려는 정당하다 할 수 있다. 다른 중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바이트댄스는 중국의 이익과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무하라는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중국에는 바이트댄스 경영진이 국가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 그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수정 헌법 제1조’나 독립적인 사법부가 없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에서 가장 돈이 많고 힘이 넘치는 CEO들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를 확실하게 입증한 바가 있다.

틱톡 최고경영자(CEO) 추 쇼우쯔(周受資) [사진 = 연합뉴스]
틱톡 최고경영자(CEO) 추 쇼우쯔(周受資) [사진 = 연합뉴스]

따라서 중국이 틱톡을 은밀히 조종할 수 있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는 자국에 바람직하지 않은 목소리는 낮추고, 콘텐츠를 미묘하게 조작해 친 중국 정서가 지배하도록 만들고, 비판적인 사람들은 인기가 없고 고립되어 있다는 환상을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대한 위험은 이러한 대규모 플랫폼의 작동 과정에서 수집된 모든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다. 틱톡은 사적인 대화가 많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아니지만, 이는 사용자층이 확대되면서 분명히 바뀔 수 있다. 틱톡은 15억 이용자의 인구통계, 관심사, 위치, 연락처, 접속 정보 및 사용 장치에 대해 엄청난 양을 알고 있다.

중국의 정보기관은 에퀴팩스(Equifax), 앤섬(Anthem), 메리어트(Marriott) 같은 기업들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심지어는 미국 ‘연방 인사관리처’에서 수백만 공무원의 신원정보를 훔쳐냈다는 비난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이버 공격은 미국인에 대한 사찰 데이터를 수집함에 있어 중국 정보기관의 야망이 크고, 틱톡의 정보 창고 또한 어마어마함을 보여준다.

틱톡의 CEO 추 쇼우즈는 미 의회에 제출한 서면 증언을 통해 “바이트댄스는 중국이나 다른 국가의 대리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가 미국 기술 기업 오라클(Oracle)에 저장되는 새로운 데이터 보안 모델을 제시했다. 필자의 경험상 이런 종류의 내부 데이터 통제는 구축하고 신뢰하기가 극도로 어렵기 때문에 이 제안을 거부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에 동의한다.

하지만 미국이 틱톡 처리를 어떤 식으로 결정하든(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해야 한다고 결정하든 아니면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든, 그도 아니고 또 다른 결정이 내려지든) 이 결정은 중국의 감시와 영향력 확대를 막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는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

베이징이나 모스크바의 영향력 아래 있으면서 IT 기업이나 소셜 미디어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이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미국 시민의 개인 데이터에 접근하는 권한을 명확하게 규제하는 미국 법률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 중요한 데이터나 개인 식별 정보의 과도한 수집을 금지하는 연방법은 없다.

마침내 의회가 포괄적인 개인정보 보호법을 제정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 미국의 주(州)들이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별적으로 개인정보 보호법들을 만들면서 미국 기업에 혼란을 야기하는 지금이 바로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이 예측 가능한 규정을 만들고 기술 규제 분야에서 리더십을 회복할 때다.

그렇게 하면 의회는 미국, 동맹국, 중립국 및 적국에 저장되거나 그들이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를 명시적으로 정의할 수 있게 된다.

예상되는 연방 개인정보 보호법은 또한 휴대전화 네트워크, 광고 기술(adtech) 기업 및 데이터 중개인이 틱톡과 같은 방식의 정확한 데이터를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만들 것이다. 그리고 틱톡 리스크에 대응하는 공정한 메커니즘은 국제적으로 데이터를 판매하는 미국 기업이나 미국 정보기관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의회는 또한 시민사회 및 학계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생성하는 공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투명성을 보장하는 법적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시민사회나 학계는 미국의 주요 소셜 미디어 기업들과 협력해 미국 및 세계 정치를 조작하려는 움직임을 포착·분석한 뒤 이를 이런 음모의 목표가 되는 시민과 언론에 통보해줄 수 있다.

틱톡은 지난 몇 달 사이 투명성의 필요성을 의식하기 시작했지만, 전통적으로 연구자들이 이러한 식의 조작에 대해 이 플랫폼을 모니터링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왔다. 그리고 투명성에 있어 틱톡보다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미국 기업들도 투명성은 그들의 자발적인 결정에만 근거한다.

오랫동안 투명성의 선두주자였던 트위터는 최근 봇넷(botnet)을 포착하고 영향력 전파(傳播) 공세를 저지하는 데 필수적인 외부 접근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안된 ‘플랫폼 책임 및 투명성 법(Platform Accountability and Transparency Act)’은 모든 기업들에 적용되는 공정한 기준을 만들고, 빅테크들의 변덕에서 국가안보 문제를 구해내는 구실을 할 것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언론인을 보호 및 지원하고, 인도나 터키 같은 나라들이 본받고 있는 중국식 검열제도에 대항할 수 있는 대중의 저력인 시민단체를 구축함으로써 정보 전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분명 워싱턴은 체스판의 일개 말 하나에 불과한 틱톡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지만, 전체 판을 읽고, 다음 20개 말의 움직임에도 대비해야 한다. 21세기 나머지 역사는 그것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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