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판] 폭풍 불러일으키는 트럼프 사건의 주심 판사의 '35달러'
[트럼프 재판] 폭풍 불러일으키는 트럼프 사건의 주심 판사의 '35달러'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4.08 06:51
  • 수정 2023.04.0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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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머찬 판사 [사진 = CNN]
후안 머찬 판사 [사진 = CNN]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을 맡은 주심 판사 후안 머찬이 과거 민주당에 기부한 35달러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각) CNN방송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형사재판을 주관하게 될 후안 머찬 판사는 2020년 민주당에 35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했으며, 여기에는 트럼프의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 낸 기부금 15달러도 포함된다.

이 기부금은 분명 소액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측으로부터 머찬 판사는 “트럼프를 증오하는 판사(Trump-hating judge)”라는 공격의 빌미를 줄 만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에는 충분한 소재이다.

“액수는 미미하지만, 현직 판사가 특정 정당의 노선이나 후보에 정치적 기부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CNN의 선임 법률 분석가이자 연방 검사를 역임했던 엘리 호니그는 이렇게 평가했다.

연방 선거 기록에 따르면, 머찬 판사는 2020년 7월 민주당 및 후보를 위한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ActBlue’를 통해 세 차례 기부금을 전달했다.

그는 바이든 유세를 위해 15달러를 기부했고, 유권자 지원 단체인 ‘진보 유권자 투표 참여 운동(Progressive Turnout Project)’에 10달러, 그리고 ‘Progressive Turnout Project’의 지부에 해당하는 ‘공화당 반대(Stop Republicans)’에 10달러, 이렇게 3차례에 걸쳐 총 35달러를 민주당 측에 기부했다.

뉴욕대학의 법윤리학 교수인 스티븐 길러스는 미국 사법권이 미치는 대부분의 지역과 마찬가지로 뉴욕도 ‘미국 변호사협회 규정 사법 행동 강령(ABA Model Code of Judicial Conduct)’을 따른다고 말했다. 이 행동 강령은 판사가 정치 조직이나 후보자를 위해 자금을 모금하거나 비용을 대신 지불하거나 자금을 직접 기부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바이든에 대한 기부와 ‘공화당 반대(Stop Republicans)’에 대한 기부는 이를 허용할 특별한 설명이 따르지 않는 한 금지 행위 위반에 해당합니다.”

길러스 교수는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길러스 교수는 기부금이 “특별히 소액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사소한 행위로 취급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불만이 제기되면 뉴욕주 산하의 ‘사법 행동 위원회(Commission on Judicial Conduct)’가 판사에게 규정을 상기시키며 주의를 주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행위가 법적 문제나 재판관 기피의 근거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길러스 교수는 “절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재판관 기피의 핵심 요건에 근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머찬 판사와 그의 딸을 포함한 가족 전체를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머찬 판사의 딸이 운영하는 정치 컨설팅 회사는 바이든 대통령 유세와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을 위해 일한 바가 있다.

트럼프는 또한 머찬 판사가 작년 말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트럼프 기업(Trump Organization)’ 사건을 주관한 사실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붓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시위 [사진 = 연합뉴스]
트럼프를 지지하는 시위 [사진 = 연합뉴스]

이 논란이 문제가 되면서 머찬 판사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이 쏟아지자 뉴욕 경찰국이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위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트럼프 측의 한 변호사는 머찬 판사에게 위협을 가한 세력을 비난했다. 이번 재판에서 트럼프를 대변하는 변호사 중 한 명인 조 타코피나는 CNN에 위협이 “끔찍하며 우리는 그러한 행동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트럼프의 또 다른 변호사 수잔 네켈즈는 판사의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측근들은 이 행위를 물고 늘어지며 머찬 판사가 이 재판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찬 판사는 조 바이든 선거 유세에 돈을 냈습니다. 그는 이 재판에서 손을 떼야 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전 사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악연이 있습니다.”

상원 법사위원회 전 공화당 수석 고문이자 보수적 사법 옹호 단체 창립자인 마이크 데이비스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 판사는 실제로 바이든의 유세에 기부를 했습니다. 따라서 공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공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CNN 법률 분석가이자 맨해튼 지방 검사실의 전 검사인 카렌 프리드만 아그니필로는 머찬 판사의 정치 기부 행위가 일종의 ‘자책(unforced error)’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머찬 판사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판사라는 평판을 얻고 있지만, 피고의 정치적 라이벌에게 기부하는 행위는 갈등이 없는 경우에도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데, 특히 트럼프와 관련된 이 재판에서 ‘자책(unforced error)’에 해당하는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평가했다.

한편, 연방 선거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도 머찬 판사의 추가 정치 기부 행위는 드러나지 않았다. 뉴욕주 선거자금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02년에 2017년부터 뉴욕주 항소법원 판사로 근무한 롤란도 아코스타에게 99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있었다.

법원 제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법원행정처가 판사 개인사를 들여다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에서 빠질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순전히 머찬 판사 자신의 판단에 달렸다.

하지만 머찬 판사가 계속 재판을 진행한다면 트럼프의 변호인단은 이 문제를 뉴욕주 항소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법원 대변인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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