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자고 일어나니 글로벌 Z세대의 패션 아이콘이 된 K-팝 그룹 ‘뉴진스’
[월드 프리즘] 자고 일어나니 글로벌 Z세대의 패션 아이콘이 된 K-팝 그룹 ‘뉴진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4.11 05:45
  • 수정 2023.04.11 0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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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위주의 신생 K-팝 걸그룹 '뉴진스' [사진 = 연합뉴스]
10대 위주의 신생 K-팝 걸그룹 '뉴진스' [사진 = 연합뉴스]

K-팝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신생 아이돌 그룹 ‘뉴진스(NewJeans)’의 성장세가 자못 심상치 않다.

데뷔와 동시에 Z세대의 워너비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뉴진스는 특유의 힙하면서도 자연스럽고, 어리고 풋풋한 이미지와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음악을 넘어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다.

CNN방송은 다국적 패션 브랜드들로부터 홍보 모델 등 제휴 신청이 끊이지 않는 한국의 신생 아이돌 ‘뉴진스’의 활약을 중심으로 K-팝 열풍을 점검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Attention’과 ‘Hype Boy’를 히트시킨 한국의 신생 5인조 아이돌 그룹 뉴진스(NewJeans)는 아직 첫 번째 생일도 맞이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패션 업계에서는 몰라서는 안 되는 이름이 되었다.

지난 3월, 멤버 모두가 아직 10대의 나이인 뉴진스의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은 리바이스(Levi's)와 글로벌 홍보대사 계약을 맺고, 아메리칸 보그(American Vogue)의 화보 촬영을 하고, 서울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상은 단체 활동에 불과하고, 개인적으로는, 하니는 구찌 및 아르마니 뷰티(Armani Beauty), 혜인은 루이비통, 다니엘은 버버리와 YSL 뷰티(YSL Beauty), 민지는 샤넬의 패션, 뷰티·시계, 주얼리 세 디비젼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한국 음악, 영화, TV 쇼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 산하 ‘한국 국제 교류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류’ 팬의 수는 1억78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21년의 1억5600만 명에서 증가한 수치이며, 11년 전에 비하면 거의 20배가 증가했다.

소셜미디어 분석 업체인 런치 메트릭스(Launch Metrics)의 자료에 따르면 K-팝 스타들은 고객들의 브랜드 참여를 견인하고 후속 수익을 정기적으로 보장하는 주요 동인 중 일부이다.

예를 들어, 까르띠에(Cartier)가 블랙핑크의 지수를 브랜드 홍보대사로 발표했을 때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이 브랜드에 300만 달러의 미디어 가치를 안겨주었으며, 방탄소년단이 루이비통을 입고 2022년 ‘그래미 어워드’에 참석했을 때는 640만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했다.

브랜드들 입장에서는 K-팝 스타들을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있는 셈이다. 뉴진스는 미미로즈(Mimiirose),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르세라핌(Le Sserafim) 등 작년에 출범한 12개 이상의 K-팝 그룹 중 하나이다.

K-팝 업계에서는 2025년 병역 의무를 마칠 때까지 잠정 해체를 선언한 방탄소년단의 공백을 메우려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라이브 공연 일정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블랙핑크, 트와이스와 같은 K-팝 톱 아티스트들도 속속 글로벌 투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훨씬 부드럽고 간결한 컨셉을 표방한 뉴진스는 최근 글로벌 패션 트렌드가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로 전환하면서 큰 혜택을 입고 있다. 

뉴진스(NewJeans)라는 그룹명은 시대를 초월한 패션의 필수품 청바지를 암시하기도 하고, 새로운 세대의 K-팝을 암시하는 ‘new genes’라는 중의적(重義的) 의도에서 선택된 이름이다. 요컨대, 뉴진스는 브랜드들의 입장에서는 신선한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K-팝 그룹인 것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뉴진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뉴진스의 급격한 성장은 블랙핑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 다수로 구성된 걸그룹이라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뉴진스는 5명, 블랙핑크는 4명이다.) 유사점은 거기까지이다.

미적, 음악적 호소력에 있어서는 뉴진스는 지난해 7월 데뷔 이후 옆집에서 흔히 마주치는 소녀적인 옷차림과 감미로운 팝송으로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뉴진스 멤버들에게서는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보다는 청순하고 내추럴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Ditto’와 ‘Cookie’ 뮤직비디오에서는 여고생 교복을 입고, ‘OMG’에서는 동물 인형 모양의 배낭을 메고 춤을 춘다.

각 뮤직비디오의 세트도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예를 들어 운동장이나 벤치가 유일한 소품인 스튜디오를 들 수 있다. 그동안 K팝 걸그룹을 지배해 온 스웨거 안무(swaggery dance)와 채도 높은 CG 효과의 뮤직비디오와 대조를 이룬다 할 수 있다.

이런 선택은 그룹 멤버들이 어리기 때문일 수 있다. 맏이 격인 민지는 18세, 혜인은 14세이다. 귀여운 차림새는 팬 전용 앱인 ‘포닝(Phoning)’과 유튜브 채널로 확대되어 어린이용 TV 쇼를 겸하는 콘텐츠를 생성한다. 예를 들어, 다양하게 제작된 30분짜리 동영상 클립들에서 멤버들은 쇼핑을 하고, 파자마 파티를 열고, 농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뉴진스의 팬 층은 누구?

뉴진스 앨범의 표지에 나오는 토끼 만화 캐릭터를 차용해 스스로를 ‘토끼(Bunnies)’라 부르는 뉴진스 팬덤을 활용하기 위해 브랜드들과 행사 요청이 줄을 서고 있다.

‘서울패션위크’ 측은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에 이어 2023년에는 뉴진스를 홍보대사에 위촉했다. 주최 측은 선정 이유로 “자연스러움과 통통 튀는 매력을 밝고 친근하게 표현한 그들의 일상 패션과 무대 의상”을 꼽고, 행사 기간 동안 얼킨, 아조바이아조, 비엘알블러 등의 디자이너와 협업할 수 있도록 조율했다.

그러나 뉴진스의 가치를 평가할 때 한국 국내 시장 못지않게(한국은 인구 규모에 비해 사치품 소비 지수가 지나치게 높은 나라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소녀들의 국제적 인기이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를 상대로 한국 패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무신사(Musinsa)가 지난해 10월 뉴진스와 홍보대사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사이트에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 등 약 300여 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무신사는 발표를 통해 뉴진스가 “K-패션의 새로운 물결을 창조할 것”이며 “한국 패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K-아이콘으로서의 완벽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무신사는 뉴진스와 함께 일본, 동남아시아, 미국에서 홍보전에 나설 계획인데, 특히 호주에서 자란 다니엘과 하니의 배경을 활용해 호주 시장을 공략할 뜻도 가지고 있다.

뉴진스는, 숙명처럼 보이는 결합을 통해, 지난 3월 중순에 리바이스와 글로벌 홍보대사로 계약을 체결했다.

데님(denim) 전문 브랜드 리바이스는 이 결합을 “패션에서 청바지의 역할처럼 뉴진스의 시대를 초월한 문화적 열망” 덕분에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파트너십”이라고 불렀다.

같은 달, 뉴진스는 사진작가 조기석이 촬영한 미국판 보그지 화보 촬영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조기석 작가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LVMH Prize’ 상 후보에 오른 패션 브랜드 ‘쿠시코크(Kusikohc)’의 설립자로서 역할도 맡고 있기 때문에 뉴진스가 보그지 화보에 모습을 드러낸 뒤 그의 브랜드는 소셜미디어 팔로워가 급증하기도 했다.

‘쿠시코크’의 글로벌 브랜드 매니저인 로렌스 본 모흘은, 아시아 팝스타들은 서양에서는 훨씬 더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고, 아시아 팔로워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지원하기 위해 비합리적일 정도로 기꺼이 지갑을 연다고 평가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업계 기록을 갱신할 수 있도록 앨범을 수십 장씩 구입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팬들의 행태는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본 모흘은 이렇게 말했다.

“샤넬, 디올 등이 주최하는 대형 패션쇼에서 케이팝 스타가 나올 때는 팬들의 환호 때문에 옆 사람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현재 블랙핑크는 서구의 K-팝 세계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획득하는 방식을 놓고 볼 때 매우 희귀한 사례에 해당한다.

이 그룹은 이달 말 캘리포니아주 코첼라(Coachella)에서 메인 공연자로 등장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더욱 돋보일 예정이다. 블랙핑크는 2019년에도 K-팝 그룹으로서는 최초로 코첼라에서 공연을 펼치고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글로벌 투어 일정 발표로 블랙핑크에 대한 관심이 다시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관심은 주말 동안 싱글 두 곡을 앞세워 솔로로 데뷔하면서 스포티파이(Spotify)의 열광적인 차트를 강타한 이 밴드의 멤버 지수에게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로운 K-팝 그룹들끼리의 치열한 경쟁도 볼거리에 해당한다. 또 다른 걸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는 ‘큐피드(Cupid)’로 K-팝 그룹 중 가장 빠르게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했고, 아이브(IVE)의 음반사는 북미 마케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아이브의 멤버 유진은 최근 펜디(Fendi)의 홍보대사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뉴진스는 처음 맞는 여름 시즌에 이미 미국의 주요 페스티벌을 통해 전 세계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뉴진스는 시카고 롤라팔루자(Lollapalooza) 무대에도 오르기로 되어있는데, 이는 블랙핑크가 코첼라 공연에 초대받는 데 3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재(理財)에 밝은 명품 브랜드 업계가 뉴진스를 얼마나 신수종(新樹種)으로 여기는지를 짐작케 하는 징표라 할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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