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3세 시대 개막…"섬김받지 않고 섬기겠다" 맹세
英 찰스 3세 시대 개막…"섬김받지 않고 섬기겠다" 맹세
  • 강혜원 기자
  • 승인 2023.05.07 06:32
  • 수정 2023.05.07 0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0년만의 대관식, 1천년 전통 뼈대 속 종교·성·인종 등 다양성 반영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AFP=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AFP=연합뉴스]

찰스 3세(74) 국왕이 6일(현지시간) 마침내 왕관을 쓰고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가 됐음을 전 세계에 공표했다.

찰스 3세는 이날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한 대관식에서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수여한 2.23㎏ 무게의 왕관을 썼다.

웰비 대주교가 '섬기는 소명'을 주제로 집전한 예식에서 찰스 3세는 국왕으로서 정의와 자비를 실현할 것을 맹세하면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국왕의 대관식이 열린 것은 1953년 선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이후 70년 만이다. 지난해 9월 여왕의 서거 이후 찰스 3세가 즉시 왕위를 계승한 지 8개월 만이기도 하다.

영국 왕실 일가를 포함해 국가원수급 인사 100여명 등 전 세계 203개국이 파견한 하객으로 가득 찬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에서는 "신이여 찰스 국왕을 지켜주소서"라는 외침이 여러 차례 울려 퍼졌다.

이날 대관식은 '정복왕' 윌리엄 1세가 1066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을 시작한 이래 1천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전통의 틀을 대체로 따랐으나, 일부 의식에서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했다.

찰스 3세는 성경에 손을 얹은 채 "모든 종교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70년 전 대관식 때는 없었으나 다양성 존중이라는 시대 정신에 맞춰 추가됐다.

찰스 국왕 대관식. 연합뉴스
찰스 국왕 대관식. 연합뉴스

불교,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들이 대관식에 참석해 찰스 3세에게 비종교적인 대관식 물품을 전달한 것도 1천년 가까운 전통을 보유한 대관식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영어와 함께 웨일스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어로 찬송가가 울려 퍼졌으며, 여성 사제가 처음으로 성경을 낭독하고 흑인 여성 상원 의원, 카리브해 출신 여성 남작이 대관식에서 역할을 맡았다는 데서도 왕실이 포용하고자 하는 다양성을 엿볼 수 있었다.

찰스 3세는 서약을 하고 나서 700년도 넘은 대관식 의자에 앉아 웰비 대주교가 손, 가슴, 머리에 성유를 바르는 의식을 치렀다. 이 의식은 신과 왕의 사적인 순간으로 여겨져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다.

커밀라(75) 왕비도 찰스 3세와 별도로 성유 의식을 마치고 왕비관을 썼다. 왕비관을 새로 제작하는 관행을 깨고 찰스 3세의 증조할머니인 메리 왕비가 1911년 대관식 때 썼던 관을 손봐서 썼다.

이날 대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참석했고 한국 정부 대표로는 한덕수 총리가 자리했다. 국내외 하객은 모두 2천300여명에 달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때보다 참석 인원을 4분의 1수준으로 축소한 이날 대관식에서는 '코로나19 영웅' 등 지역사회 봉사자, 찰스 3세 부부의 사회복지재단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함께했다.

kkang@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