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죽은 스미스와 살아 있는 경제 기자의 대화... 탄생 300주년 애덤 스미스를 찾아가다
[신간] 죽은 스미스와 살아 있는 경제 기자의 대화... 탄생 300주년 애덤 스미스를 찾아가다
  • 강혜원 기자
  • 승인 2023.05.08 08:15
  • 수정 2023.05.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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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시장경제와 법치의 탄생
'죽은 스미스와 살아 있는 경제 기자의 대화' /들꽃과 구름 제공
'죽은 스미스와 살아 있는 경제 기자의 대화' /들꽃과 구름 제공

꼭 300년 전인 1723년 6월 5일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 인접한 조그마한 항구 커콜디에서 한 유복자가 태어났다. 경제학을 탄생시킨 애덤 스미스다. 

'죽은 스미스와 살아 있는 경제 기자의 대화'는 저자가 18세기 후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돌아가 스미스의 자택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정숭호 지음, 들꽃과 구름 출간.

오늘날 대부분 인간행동은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펼쳐 놓은 얼개 위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 얼개는 “모든 인간의 이기심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서로 조화를 이루고, 사회 전체에 번영을 가져온다”라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관한 스미스의 통찰이다. 

비록, 이 얼개에 크고 작게 뒤틀린 지점이 있긴 하지만, 여기서 비롯된 자유무역과 분업으로 현대의 보통 사람들이 예전의 왕이나 군주보다 훨씬 더 풍족한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은 과거의 빈곤에서 벗어나 먹고사는 문제는 이제 해결하게 된 한국이 앞으로 더 풍요로워지려면 "자유가 풍요를 가져온다”는 스미스적 사고가 더 넓고 깊게 확산하여야 함에도 현실은 반대로 흐르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게 됐다. 

소박하게 말하자면, 이 책은 더 많은 사람이 스미스를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구상됐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책을 통해 스미스를 알게 될 사람들 가운데 그의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을 직접 읽을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참 좋겠다는 바램도 있다. 

스미스가 열두 살 때 커콜디에서 밀수꾼 한 명이 처형되고, 그 처형 전후에 커콜디 주민들 사이에 일종의 ‘봉기’가 일어났다. 커콜디 주민들은 북해와 발트해 연안 국가와의 교역에서 생기는 수입으로 삶을 꾸리고 있었다. 국내 산업을 지키기 위해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정부에 불만이 높았던 주민들은 이 밀수꾼을 동정해 시위를 벌였다. 감옥을 지키던 군대가 발포하자 시위대는 발포를 명령한 지휘관을 붙잡아 밀수꾼이 처형될 때 동시에 목을 매달았다. “먹고살려고 한 일에 그렇게 가혹한 처벌을 내리다니!”라는 분노가 주민들을 관과 군에 대항해 일어나게 했다.

스미스의 삶을 꼼꼼히 추적, 1995년 『애덤 스미스의 생애』에 담아낸 스코틀랜드 태생 캐나다 경제학자 이언 심슨 로스(1931~2015)는 “아마도 어릴 때 지켜본 이런 사건들이 스미스가 평생 ‘간섭 없는 경제, 자유로운 교역’이라는 생각에 몰두케 한 이유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어릴 때의 개인적 경험 외에, 스미스가 계몽주의 시대의 사람이라는 점도 그가 인간의 자유를 모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인민-보통 사람’은 군주와 귀족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노예’일 뿐이라는 봉건주의 사고는 인간에게는 인간의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핵심인 계몽주의가 등장하면서 사라지게 되었다. 

자유는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데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스미스는 “자유인의 노동이 노예노동보다 값싸다”라거나 “노예는 신분이 자유로울수록 주인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 이러한 덕성은 대부분 자유로운 하인들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다. 노예가 오직 노예로서만 취급되는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스미스는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모든 인간의 행복을 보장한다고 말했지만, 자본가의 이기심과 탐욕에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다수의 하인을 유지하면 가난해지나 다수의 제조공을 고용하면 부자가 된다”며 기업인의 활동을 사회의 풍요와 연결했지만, “고용주들은 노동임금을 현재 수준 이상으로 인상시키지 않기 위해 언제나 어디서나 일종의 암묵적이지만 끊임없는 통일된 단결을 맺고 있다”라는 사실도 파악했다. 

모든 사람이 자유를 누리려면 정의에 기반한 법치(법의 지배)가 필수라는 사실도 스미스는 통찰했다. 스미스는 『국부론』에 앞서 쓴 『도덕감정론』에서 "정의는 기둥, 선행은 장식"이라고 말했다.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착한 마음과 착한 행동은 그 자체로 좋은 것이나, 건물에 비유하면, 정의라는 기둥이 쓰러지면 그대로 무너지는 장식에 불과하므로 선행을 말하기에 앞서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라고 했다.
 
스미스의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사상은 루트비히 폰 미제스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두 오스트리아 출신 경제학자에 의해 강화되고 지켜졌다.

미제스와 하이에크는 스미스 사후 사회주의가 시장경제를 뿌리까지 뽑아낼 기세로 위협하자 사회주의의 허구를 철저한 논증으로 밝혀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지켜냈다.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자들의 말과는 달리 오히려 개인의 자유 침탈, 전체적 빈곤 확대, 사회적 서열 심화 등 사회주의가 척결 목표라고 한 ‘사회악’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이 미제스와 하이에크의 핵심 논지다. 스미스 300주년을 되돌아보는 데 이들의 기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 책 뒷부분에서는 이 두 사람의 사상과 삶을 간략히 소개했다.

<목차와 내용>

1. 다음은 지금보다 좋아야 해-“인간은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 꾼다”는 스미스의 기본 명제.

2. 개는 서로 먹이를 바꾸지 않는다-“교환은 좋은 것을 가지려는 인간만의 본능이다.” 

3. 정의는 기둥, 선행은 장식-“자유로운 사회는 정의가 그 기둥이 되어야 한다.”

4. 권력자의 지배 기술-“권력자들은 피지배자들을 다스리는 기술도 세습한다”

5. 다이아몬드 버클이 가져온 자유-“귀족 계급의 사치품 선호도 귀족 사회의 붕괴 원인”

6. 네덜란드에서는 사업가가 최고-“16세기 네덜란드의 번영은 귀족 대신 사업가가 이끌었다”

7. 재산을, 종업원은 늘리고 하인은 축낸다-자유민(종업원)과 노예(하인)의 생산성 차이 비교 

8. 가르치는 척조차 하지 않은 옥스퍼드 교수들-“옥스퍼드 교수 사회에는 경쟁이 없었다”

9. 볼테르는 존경하고 루소는 미워하고-“스미스는 경험을 중시한 볼테르는 존경했으나 경험보다 이성을 중시한 루소는 경멸”

10. 미제스와 하이에크-스미스의 자유주의 사상을 지켜낸 미제스와 하이에크의 사상/삶을 조명

<저자 소개> 

저자 정숭호는 휘문고,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경제부 기자와 부장, 편집국 부국장 및 심의실장을 거쳐 뉴시스 논설고문과 신문윤리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자유칼럼그룹, 이투데이, 아주경제, 시사위크, 위키리크스한국 등 다수 매체에 칼럼을 연재했다. 『목사가 미웠다』(2003), 『진실한 남자 진정한 대통령 트루먼』(2015) 『가보지 않은 여행기』(2018)를 썼다. facebook:Soong-ho Chung, blog:https://blog.naver.com/11trout

[위키리크스한국=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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