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서양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중국식 산후조리법...도우미, 산모에게 바디랩, 마사지 서비스
[월드 투데이] 서양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중국식 산후조리법...도우미, 산모에게 바디랩, 마사지 서비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5.14 06:33
  • 수정 2023.05.14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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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 도우미 캐롤 찬과 산모 타일러 리차드 [사진 = 리차드의 유튜브 캡처]
산후조리 도우미 캐롤 찬과 산모 타일러 리차드 [사진 = 리차드의 유튜브 캡처]

홍콩에 거주하면서 중국식 산후조리를 경험한 한 캐나다 산모(産母)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 때문에 서양 사람들의 중국식 산후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잠도 충분히 자야 하고, 일을 해서도 안 됩니다. 물론 당연히 집안일도 안 됩니다.”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홍콩의 산후조리 도우미 캐롤 찬은 새롭게 엄마가 된 타일러 리차드에게 산모가 지켜야 할 항목들을 자세히 설명해나갔다.

찬은 산모의 가정에 입주해서 산후조리를 도와주는 산후조리 도우미이다. 광둥어로는 ‘푸이윱’이라 부른다. 그녀는 산모를 위해 식사와 한약을 준비하고 신생아를 돌보는 등 초보 산모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캐나다 출신의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리차드는 모델이 되고자 홍콩행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남편 톰과 사랑에 빠졌다. 그들은 2018년 11월에 결혼했고, 그녀는 2022년 3월에 아들 레비를 낳았다.

아이를 낳은 뒤 리차드는 산후조리 도우미를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도우미는 한 달 동안은 입주해서 도움을 주고, 추가로 한 달은 왕래하며 도움을 주는 조건으로 고용되었다.

리차드는 찬으로부터 산후조리 도움을 받는 과정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브이로그(vlog) 형식으로 올렸고, 이 동영상은 3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입소문을 탔다. 반응은 주로 리차드와 같은 서양 구독자들의 감탄과 찬사로 이루어져 있다.

광둥어로는 ‘주오 위에즈’라 칭하는 산후조리 기간은 산모가 출산 후 몸을 회복하기 위해 한 달 동안 집에서 쉬는 과정을 가리킨다.

산후조리 기간 동안 도우미는 산모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리를 만들고, 모유 생산 등의 문제를 돕는다. 산후조리 도우미는 또 산모에게 마사지, 바디 랩(body wraps)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생아 육아 방법을 가르쳐 준다.

기자는 리차드와 찬에게 산후조리 도우미 비용에 대해 물었지만, 그들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도우미 비용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가격 협상이 고객과 도우미 사이에서 직접 이루어지기 때문에 홍콩에서는 산후조리 도우미 비용을 확인할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만나기가 어렵다.

홍콩 ‘소비자 위원회(Consumer Council)’가 2021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산후조리 도우미 추정 가격은 입주 서비스일 경우 26~30일 동안에 미화 기준으로 8,100달러였다. 홍콩의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설립된 ‘소비자 위원회’는 홍콩의 법정 기관이다. ‘소비자 위원회’는 나아가 홍콩에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19개 기업과 단체를 조사한 결과, 26일 동안 하루 8시간 일하는 산후조리 도우미를 고용하는 비용은 미화 2,600~4,3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후조리 도우미 캐롤 찬이 산모 타일러 리차드의 몸을 이완하고 자궁의 수축을 돕기 위해 몸을 랩으로 감싸는 장면 [사진 = 리차드의 유튜브 캡처]
산후조리 도우미 캐롤 찬이 산모 타일러 리차드의 몸을 이완하고 자궁의 수축을 돕기 위해 몸을 랩으로 감싸는 장면 [사진 = 리차드의 유튜브 캡처]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중국의 산후조리 전통에는 비판도 없지 않은데, 일부 사람들은 중국의 전통 산후조리법은 너무 극단적 방법을 사용해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 예로 2015년 상하이에서 전통 관습에 따라 에어컨을 끈 상태에서 산모의 몸을 누비이불로 감쌌다가 산모가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관영 언론이 보도한 바가 있다.

그러자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사람들은 현대 기술을 활용하여 전통을 보다 현대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가하고 있다. 찬은 날씨가 더울 때는 에어컨을 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산모가 병에 걸릴 수 있다. 그런데 원래 중국의 전통 산후조리법에 따르면 어떤 날씨에도 산모는 냉기를 피해야 한다.

현재 34세인 리차드는 찬과의 시간이 유익했다고 들려주었다.

“너무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둘 다 홍콩에 가족이 없고, 초보 부모로서 아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녀는 이메일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내 몸을 돌봐주고, 엄마가 되는 과정으로 부드럽게 인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내 아기 삶의 첫 출발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제공한 것입니다. 캐롤에게 영원히 감사합니다!”

리차드는 찬이 12년 동안 산후조리 도우미 일을 하면서 만난 최초의 서양 산모였다. 그러나 리차드의 유튜브 동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찬은 멀리 미국과 영국에서 서비스를 요청하는 서양 산모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는 7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로 날아가 그곳에서 한 달 동안 신생아 가족을 위한 산후조리 도우미로 일할 예정이다.

서양에 발을 디딘 동양의 산후조리 전통

홍콩이든 그 밖의 지역이든 리차드가 지불한 산후조리 도우미 비용은 비싼 편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람 산후조리원(Boram Postnatal Retreat)’이 작년에 뉴욕시에서 문을 열었다.

“사람들에게 산후조리의 중요성을 설득하기가 특히 힘들었습니다.”

‘보람 산후조리원’의 공동창업자 남보람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산모 교육 과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산모는 출산할 때까지 알아두어야 할 일들이 많고, 다음으로 초점은 아기에게 맞춰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토론을 통해 고객을 설득합니다.”

하지만 ‘보람 산후조리원’ 서비스에는 3박에 2,700달러부터 시작하는 어마어마한 가격표가 붙어 있다.

남 대표는 “이는 미국의 산후조리 규범 내에서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 합당한 가격”이라고 주장하며 최종적으로는 자신들의 서비스에 보험이 적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 더 많은 여성들, 더 다양한 사람들이 공유하기를 바랍니다.”

산모 타일러 리차드가 산후조리 과정을 유튜브 동영상에 올린 뒤 입소문을 타면서 서양 산모들로부 도움 요청을 받고 있는 홍콩의 산후조리 도우미 캐롤 찬 [사진 = 리차드의 유튜브 캡처]
산모 타일러 리차드가 산후조리 과정을 유튜브 동영상에 올린 뒤 입소문을 타면서 서양 산모들로부 도움 요청을 받고 있는 홍콩의 산후조리 도우미 캐롤 찬 [사진 = 리차드의 유튜브 캡처]

산후조리 서비스가 부족한 미국의 실정

미국에서 가상 산후조리 도우미 서비스 업체 ‘메이저 케어(Major Care)’를 운영 중인 맨디 메이저는 미국에서는 산후조리 필요성 인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는 의료 시스템 내에서 체계적인 산후 관리가 부족합니다.”

메이저는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고도로 생산적이고 극도로 독립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유급 출산휴가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리차드의 유튜브 구독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양 사람들은 산모가 몸을 회복하고 아이와 유대감을 형성하며 보내는 한 달간의 휴가 기간을 사치라고 느끼며 부담감을 표명한다.

“4번이나 출산하고도 그때마다 병원에서 즉시 퇴원한 미국 여성으로서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면 분명코 나의 산모 경험은 전혀 다른 것이 되었을 겁니다!”

한 구독자는 이렇게 밝혔다.

또 다른 미국 어머니는 “산후 2주 만에 직장에 복귀했다.”고 댓글을 올렸다. 

“나는 내 아기와 완전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가족을 잃은 것처럼 섭섭합니다.”

리차드의 산후조리는 지난 4월 끝이 났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산후조리 도우미 찬은 리차드의 집을 떠나는 순간 마지막으로 아기를 한 번 더 안아보고 엄마에게 건네준다.

순간 리차드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맺히면서 복받치는 감정에 스스로 놀란다.

“가족을 잃은 것처럼 섭섭합니다.”

동영상에서 찬이 문을 닫고 나간 뒤 리차드는 이렇게 되뇌인다.

산후조리 도우미 기간이 끝난 후에도 찬은 리차드 가족과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가끔 점심을 먹으러 들르며 여전히 아기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

“아이가 또 생기면 가족이 있는 캐나다에서 낳고 싶지만, 캐롤도 부르고 싶어요.”

리차드는 이후 이뤄진 화상 인터뷰에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캐롤 없이 다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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