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30) 전두환 신군부, 가면을 벗어던지고 ‘KING 공작 프로젝트’ 방아쇠를 당기다
청와대-백악관 X파일(30) 전두환 신군부, 가면을 벗어던지고 ‘KING 공작 프로젝트’ 방아쇠를 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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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9 06:00
  • 수정 2018.10.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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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백악관 x파일
한-미 정치 40년 비화 <청와대 백악관 x파일>

[특별취재팀] 대학생들과 재야 인사들은 계엄령을 조속히 해제하라고 강도높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규하 정부는 “계엄 해제의 여건은 안만들면서 계엄 해제만 요구하고 있다”며 되받았다. 이는 군사 정권 등장을 암시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더욱이 캠퍼스로 돌아온 박정희 정권 시절 시위 주동자들의 조직력과 과격성향이 사태를 강경일변도로 치닫게 했다.

노동계의 불안도 경기침체와 높은 물가고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 때문에 가중됐다. 노동자들은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가두로 진출했다.

정치인들이 최규하 정권을 향한 강경비난을 퍼붓기 시작했고 정국은 다시 경직됐다. 그들은 정치개혁의 지연과 헌법개정 과정에서 국회의 역할을 빼앗고 일부 관료의 재계, 군의 이익에 영합해 독재체제의 연장을 꾀한다고 최 대통령을 비난했다.

최 대통령과 신 총리는 조속한 행동의 요구를 묵살하고 얼마동안이라도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향유하려 한다는 인상을 줘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무엇보다 보안세력이 계엄령 해제와 검열 완화 노력을 차단해 온건파들의 정부 지지를 약화시켜 학생과 노동자들의 시위를 부추겼다.

야당과 재야 진영의 활발한 움직임은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크게 작용했다.

“정치 일선에 완전 복귀한 김대중은 자신을 야당 진영의 당연한 지도자로 생각했을 뿐 아니라 민주적으로 대통령에 선출될 인물은 자신 뿐이라고 확신했다. 전혀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점과 그보다도 야당 총재 자리는 절대로 넘겨줄 수 없다는 김영삼의 집념이 장애요인이었다. 권력을 향한 이들의 경쟁은 정부에 대항하는 강경입장으로 치닫게 했다.” (글라이스틴 대사)

두 사람은 지지자들에게 폭력을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강력한 두 라이벌은 학생과 노동자들에게 냉정을 지킬 것을 지나치게 호소하지도 않았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두 사람은 자칫 지지층을 상실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를 만나면 합리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점차 그들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강경입장을 선택해나갔다”고 술회했다.

▶전두환의 중앙정보부 장악과 K-공작 프로젝트

최규하 대통령과 글라이스틴 대사가 우려했던 것처럼 신군부는 1980년 초부터 정권 찬탈을 위한 음모를 차근차근 진행시키고 있었다.

1980년 3월 보안사령부는 'K(King)-공작‘ 프로젝트를 마련한다. 3김을 구태의연한 ’대통령병‘ 환자로 몰고 신군부가 안정 구축세력으로 차별화 하면서 전두환을 대통령(King)으로 만든다는 언론공작 집권계획이었다.

대공업무의 베테랑이었던 이상재 준위가 이끄는 언론조종반은 중앙일간지 및 방송사 간부, 교수, 평론가, 외국 유명인사 등 100명을 접촉해나갔다.

이 와중에 신군부는 학생들의 시위와 사회 혼란을 방치했다. 명분을 쌓기 위해서였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극소수의 학생과 급진 노동운동가들이 친북성향의 구호를 외치고 남파 간첩들의 개입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의 사주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박정희 정권과의 수년에 걸친 투쟁으로 많은 학생들이 북한에 동정적이 되거나, 그 중에는 김일성 사상을 흠모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그들의 적인 박정희의 적에 이끌리는 것 이상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학생과 노동자들의 경우 북한에 대한 매료는 표피적인 것에 불과할 뿐 당시 서울의 사회혼란은 외부세력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은 그런 사태를 예견하고 기회로 활용했음은 확실하다.”

‘계엄령 해제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학가의 시위는 4월 들어서도 확대됐다.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전두환은 최규하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고 4월 14일 중앙정부부장 서리로 임명받았다. K-공작 프로젝트의 첫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전 언론은 4월 15일자로 '전두환 중앙정보부장 임명' 기사를 1면에 보도했다.

 

당시 ‘중앙정부부장은 일체 타직을 겸할 수 없다’는 당시 중앙정보부법 제7조에 위배되는 것이었지만, 청와대 측은 “신임 전두환 정보부장 서리가 ‘부장’이 아닌 ‘서리’이기 때문에 겸직이 가능하다”는 황당한 논리로 이 문제를 덮어버렸다. 언론은 검열로 재갈을 물린 상태였다.

그의 중앙정보부장 서리 취임은 정치권에서 아무도 사전에 눈치채지 못했다. 언론은 4월 14일 오후가 일제히 긍정적인 평가를 달아 보도했다.

그의 ‘전면 등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학생들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민주화의 꿈에 들떠 있던 ‘서울의 봄’이 이제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들을 결집시키기 시작했다.

▶전두환 중정부장 임명, 미국대사관에 30분 전에 통보

청와대는 전두환의 중정부장 임명을 4월 14일 언론에 발표하기 30분 전에 미 대사관에 통보했다.

청와대 측은 미국에 “학생들의 시위가 점차 확산되고 노동계가 불안한 상황에서 군부의 개입을 초래하지 않고 경찰력을 보강하기 위해 유능한 정보책임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 설명에 대해 납득하지 않았다. 법적인 논란은 뒤로 하더라도, 격렬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최규하 대통령이 전두환 소장에게 별(중장)을 달아주고 있다. 전두환은 중장으로 진급하며 중앙정보부장까지 거머쥐게 된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광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공식통보를 받은 후 본국에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보냈다.

“자신의 상관인 육군 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을 체포하고, 스스로 별을 하나 더 붙여 중장으로 진급한 군인이 이제는 정치사찰의 주요 기구를 장악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전두환의 행동은 ‘시대 역행 내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조치다. 스스로 대통령이나 막후 실세가 되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글라이스틴은 “하룻밤 사이 그는 12.12 이후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1면 뉴스로 등장하면서 자신을 서부 개척시대의 영웅과 같은 고결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며 “한국사회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참조 문서>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EOUL19408_e.html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EOUL19204_e.html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TATE281946_e.html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EOUL19088_e.html

http//wikileaks.org/plusd/cables/1979STATE320837_e.html

▷Massive Entanglement, Marginal Influence / William Gleys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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