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취재] 소방서 직원들의 고충.. 유서조차 남기지 않고...
[제보 취재] 소방서 직원들의 고충.. 유서조차 남기지 않고...
  • 위키리크스한국
  • 승인 2016.01.12 21:30
  • 수정 2016.01.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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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Y씨의 남편은 지난 해 5월 22일, 남해에서 양산 웅상 119 안전센터 2팀장으로 발령을 받아 첫 야간 근무를 시작했었다. 각 팀의 정원은 6명이지만 Y씨의 남편이 속한 팀은 10월 18일까지 5명이 근무를 하게 되었다. 6명이 맡아 할 일을 5명이 하다 보니 늘 Y씨의 남편은 힘들고 피곤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다.

웅상 119 안전센터는 양산 소방서에서 가장 바쁜 곳이었기 때문에 항상 일이 많았다. Y씨의 남편은 다른 지역 소방관들이 출동할 때의 인원수를 보고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Y씨의 남편은 지난 해 5월 31일에 공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밤새 불을 끄는 것에만 집중했으며, 지난 해 8월 1일 낮에는 공장에 또 큰 화재가 발생해 3시가 넘어서야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지난 해 8월 5일 Y씨의 남편은 하루 종일 말벌집 4개를 제거하는 데 힘을 쏟았고, 지난 해 8월 11일에는 원래 오전 9시가 퇴근 시각이었지만 저수지에서 인명 구조 요청이 들어와 오후 7시가 넘어서 퇴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지난 해 8월 16일. Y씨의 남편은 화재가 일어났었던 공장에서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해 2시간을 머물다 왔으며, 지난 해 8월 24일에는 퇴근 시각이 늦어 Y씨가 전화를 해보았더니 멧돼지를 잡아야 해서 급히 출동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 해 8월 27일에는 지난번처럼 하루 종일 말벌 집을 6개씩이나 제거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처럼 바쁘고 고되었던 여름이 지나고, 10월이 되자 Y씨의 남편은 여름에 땀을 굉장히 많이 흘렸기 때문에 가슴에 열이 나고 불면증에 시달려 또다시 힘든 날들을 보내야 했다.




그렇게 11월이 되고, 소방서에는 구급자격증을 소지한 직원들은 무조건 구급 일을 맡아야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11월 11일에는 웅상 센터장님의 급한 일로 팀장이었던 Y씨의 남편이 본서 업무보고를 대신 들어가게 되었다. 서장 주재 업무보고 자리에서 Y씨의 남편은 '계급불문하고, 행정직 안에서 구급자격증이 있는 직원들은 모두 무조건 구급 일을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됐다.

Y씨의 남편은 12월 소방 행정 평가 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무조건 구급 일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계장과 행정과장에게 현재 자신의 몸 상태를 알렸고, 꼭 해야 한다면 업무강도가 낮은 곳으로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11월 25일부터 구급 일이 시작되었고, 관련 직원들은 "한 달만 하면 원래 자리로 복귀시켜주겠다"며 Y씨의 남편을 안심시키려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Y씨의 남편은 구급 일을 맡은 뒤부터 업무 강도가 심해졌으며 우울증까지 심해졌다.




그리고 12월 3일, Y씨의 남편은 점심을 먹은 후 낮잠을 자러 방으로 들어갔고 Y씨가 한참 뒤 깨우러 방문 손잡이를 잡자 쉽게 열리지 않았다. 힘껏 문을 밀어보니 손잡이에는 휴대폰 충전기 줄이 묶여 있었고, Y씨의 남편은 그 줄로 목을 건 상태로 있었다. 그는 유서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의 죽음을 접한 소방관들마다 "나의 얘기"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오늘도 소방관들은 묵묵히 고역을 견디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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