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롯데그룹 초비상.. 일본인이 사실상 최고 경영자로
[FOCUS] 롯데그룹 초비상.. 일본인이 사실상 최고 경영자로
  • 위키리크스한국
  • 승인 2018.02.22 06:00
  • 수정 2018.02.2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정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1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잃으면서, 창사 이후 70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인이 사실상 롯데의 최고 경영자를 맡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양국 롯데 지배 구조의 정점(頂點)에 있는 기업이다.

롯데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밝힌 대표이사 사임 의사가 승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과 공동 대표를 맡았던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5) 사장이 단독 대표가 됐다. 두 사람은 공동 대표였지만,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서 1인자 역할을 해왔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과 부회장 직함은 유지한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1948년 일본에서 껌 회사인 ㈜롯데를 설립해 이후 한·일 롯데를 키웠고, 2015년 7월부터는 신동빈 회장이 양국 롯데를 대표해왔다. 한국 롯데는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 관계가 약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신동빈 회장은 양국 롯데를 동시에 지배했다. 한국 롯데는 회장에게만 보고하면 의사 결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 롯데 계열사 90여 곳은 핵심 경영 사안을 쓰쿠다 사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물어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 롯데 계열사'의 지분 구조로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 출범과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이를 완화하려고 했으나, 호텔롯데 상장은 아직 못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의 지분 10.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지만, 호텔롯데 등 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계열사 지분은 20.7%로 신동빈 회장에게 앞선다. 123층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운영하는 롯데물산도 지분 57%를 일본 롯데홀딩스가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도 위태로워졌다. 그는 그동안 롯데홀딩스 지분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종업원·임원지주회와 관계사 등의 지지를 토대로 지배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대표직 상실로 광윤사 등을 통해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도 경영권을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같은 맥락에서 신동빈 회장이 스스로 사임한 것도 '이사회에 의한 해임'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에서는 기업 대표가 기소될 경우 이사회가 곧바로 해임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경제신문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일본 계열사에 대한 합병과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그의 사임은 이런 계획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쓰쿠다 사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쓰쿠다 사장은 2009년 신격호 총괄회장에 의해 발탁됐지만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 측에 합류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쓰쿠다 사장이 신동빈 회장의 대리인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재연 가능성도 커졌다. 신동주 회장은 이날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대표뿐 아니라 이사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공격했다.
/강혜원 기자

kbs1345@naver.com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