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자율주행차 '살인병기' 논란... 공개 논의와 윤리적 고찰 필요할 때
[FOCUS] 자율주행차 '살인병기' 논란... 공개 논의와 윤리적 고찰 필요할 때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8.03.26 06:00
  • 수정 2018.03.2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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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우버 자율주행차.보조운전자가 휴대폰을 보고 있다. [사진= 템페 경찰국]
사고 당시 우버 자율주행차.
보조운전자가 휴대폰을 보고 있다. [사진= 템페 경찰국]

최근 경찰이 공개한 우버 자율주행차 사고 동영상은 심각한 기술적 의문들을 제기하고 있다.

애리조나 템피 경찰서가 공개한 지난 일요일 사고 영상은 우버 자율주행차가 행인을 치기 바로 직전의 순간을 보여준다.

차 안의 보조 운전자의 모습이 영상으로 기록됐는데, 휴대폰을 보고 있었는지 몇 초 동안 시선이 아래를 향해 있었고, 사고 순간 차도를 건너는 사람을 보게 된 것이다.

보조 운전자의 부주의는 사실상 자율주행차의 폐단으로 볼 수 있다. 반자율주행 기술이 사람들을 방심하게 하여 안전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위험한 상황을 인식하는 데 몇 초 이상 더딜 수 있다.

우버 자율주행차의 센서들이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는 행인을 인식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의문이 있는데, 아무리 주변이 어두웠다 해도 라이다(자율주행차량의 인식 센서 중 하나)가 빨리 행인을 인식했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과 연방 교통안전 위원회가 해당 차량의 결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제는 자율주행차의 진실에 대해 알아야 할 때이다.

자율주행차량 개발 회사들은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앞다투어 시스템 시험을 공공 도로에서 실시하고 있다. 애리조나 템피에서 발생한 우버 자율주행차 사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많지만, 확실한 건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기술적 어려움들에 대해 대중들에게 더 솔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미한 사고와 문제점들이 분명히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차량들 사이의, 또는 차량과 주변 간의 끊임없는 교신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이버보안 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실정이다. 테러리스트들이 이 기술을 남용할 때 국가 보안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개인의 이동에 대한 프라이버시 문제와 개인의 생사 결정을 기업에게 맡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도 없다.

이제 이 기술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질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사고가 난 우버 자율주행차 [로이터= 연합뉴스]


현재 미국은 21개 주에서 반자율주행차량에 관한 규정을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우버 자율주행차량들이 시험 주행을 하며 자전거 운행자들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 하는 문제가 제기됐었다. 한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복잡한 교차로에서 빨간 신호를 무시하고 멈추지 않았다. 우버는 보조 운전자의 잘못이라고 했으나 후에 자량의 오작동인 것으로 증명이 됐다. 며칠 뒤 캘리포니아는 우버가 공공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현재 아마존이 북미 지역에 새 본사 자리를 물색 중이다. 해당 지역 정치인들은 이 첨단 기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는 등 혈안이 돼있지만,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해서는 이와 같이 할 수 없다. 성패의 차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차량 운전에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기업들은 가능한 최대한의 규범과 규제 하에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넘어야할 벽이 낮으면 대중의 신뢰와 기술 발전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업들이 따라야할 윤리적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민간 부문의 책임으로만 넘길 수 있는 게 아니다. 세계적으로 접촉사고와 일촉즉발의 사고와 같은 자율주행차량과 관련한 작은 사고들이 많이 있었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자율주행차 사고들을 공개적으로 추적하고 조사해야 한다. 사고가 났을 경우, 더 나아가 인명 사고가 났을 경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이용자인지, 소프트웨어 개발자인지, 다른 공급책들인지 냉철하게 걸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GM과 구글 등 수십 개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단순히 사람들을 이동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닌 미래 사회의 삶의 질의 문제에 있어 차량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는 사람들의 삶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자율주행차는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주차장으로 채워졌던 공간들과 출퇴근으로 버려진 시간들을 되찾아줄 것이고, 우리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바꿔 놓을 것이다. 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단순히 차에 관한 기술이 아니라 이 저변에는 결국 자율적으로 생각하는 미래의 기술이 깔려 있다.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아직 먼 이야기지만,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가운데 기술 혁신은 많은 생명을 구할 것이다.

애초에 이런 기술을 생각한 동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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