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보복 악순환 증폭되는 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
[이슈 프리즘] 보복 악순환 증폭되는 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8.04.04 06:21
  • 수정 2018.04.0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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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농축산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관세 대응에 미국이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하면서 G2(주요 2개국) 사이에 자칫 보복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틈바구니에 낀 한국의 피해도 확대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미국에 또 펀치를 날렸다”며 맞대응을 시사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미국이) 맞고도 그냥 있어야 하냐”며 “미국은 중국이 보인 대응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미국 지식재산권 침해를 언급하며 “중국은 우리 것을 훔쳐 간다”고 주장했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월터스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의 보조금과 생산과잉 지속이 철강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중국은 공정하게 거래되는 미국 수출품을 겨냥할 게 아니라,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고 세계 시장을 왜곡하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자 미국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날 2% 안팎으로 크게 하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1.9%,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2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4% 하락 마감했다.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은 무엇보다 제조업과 농축산 업종에 악영향을 미쳤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육류업체 타이슨푸드의 주가는 각각 1.7%, 6.3%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비판을 받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주식이 5.2% 떨어지는 등 기술주의 하락세도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보기술산업협회를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GE), 골드만삭스 등이 백악관에 무역전쟁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농축산업계의 우려감은 더욱 팽배해졌다.

‘자유무역을 위한 농부연맹’을 이끌고 있는 맥스 보커스 전 주중 미국대사는 이날 “중국의 조처는 미국 농민들에 대한 관세이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들이 초래한 것”이라며 “농민들이 점증하는 무역전쟁의 첫번째 희생자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농민이 농가를 매각하는 방안을 상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그러면서도 최근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미국이 중국에 원하는 것은 미 기업들의 자유로운 중국 시장 접근이라고 전했다.

G2(주요 2개국)의 ‘팃포탯’(Tit for tat, 맞받아치기) 전략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을 키우고 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는 무역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과도한 무역적자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관세 폭탄’ 방침을 천명하고, 이에 중국이 맞보복하는 등 ‘당한 만큼 갚는다’는 팃포탯 전략이 무역전쟁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보다는 상대방을 회유하는 정책이 양측에 보다 이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의 선전포고로 개시된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 공격에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8일 미국이 조치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에 대응해 중국은 지난 1일 미국 수입품 128개 품목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닝보(寧波) 노팅엄대학 그레고리 무어 교수는 “중국의 이번 보복 관세는 무역전쟁의 수많은 전장에서 또 다른 ‘사격 개시’일 뿐”이라며 “이런 전투는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런 종류의 무역전쟁 초기에는 협상도 일부 진행되지만 상황이 악화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이 취하는 모든 것에 똑같이 보복의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중국의 맞대응은 철저히 계산된 조치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1일의 보복 관세 조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중서부 농업 주의 농산품이 주요 타깃이 됐다. 따라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오는 6일까지 발표해야 하는 관세 부과 품목에 중국의 제조업 육성프로그램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첨단산업 품목들이 대거 포함되면 중국은 미국산 대두(콩) 등 좀 더 규모가 큰 품목을 보복 대상에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또 오는 8일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인 보아오포럼에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3년 만에 참석하는 것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많다.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보호주의와 일방주의를 비판하고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반미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가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이라는 명분까지 더해 시 주석은 보아오포럼 무대를 명실공히 보호주의 성토장으로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에 제동을 건다는 계산이기도 하다.
[위키리크스한국=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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