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0일 10대 대기업 전문경영인들과 만나기로 한 가운데 한화그룹 SI계열사인 한화S&C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고육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계열사와 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카드가 타진되는 분위기다.
한화S&C는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오너회사였다. 2016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할 만큼 한화S&C는 그룹사 차원의 전방위 지원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했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전량을 넘겨받은 2005년을 기점으로 한화S&C는 급격히 성장했다. 2005년 매출액 1225억원, 당기순이익 39억원에 불과했던 한화S&C는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9270억원, 2571억원으로 증가했다.
회사 실적이 급신장하면서 현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이익잉여금은 급격히 불어났고 아낌없는 현금배당이 가능해졌다. 2016년 500억원, 2017년 500억원 등 최근 2년 간 지급된 배당금만 1000억원에 달한다. 물론 모든 배당금은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일가에 귀속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경부터 공정위가 한화S&C를 주목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개선 압박에 시달린 끝에 한화S&C 지난해 10월 사업분할을 결정했다. 신설 법인인 ‘에이치솔루션’이 존속법인인 한화S&C를 지배하는 구조였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과 신사업 관련 조직 일부만 남겨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에이치솔루션은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에 한화S&C의 정보기술서비스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44.6%를 2500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공정위의 압박은 계속됐다.
사업분할과 지분 매각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에이치솔루션을 김 회장 슬하 3형제가 100%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한화그룹 오너일가의 한화S&C 지배력과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계속 추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화그룹은 추가 개선안을 마련해야 했다. 즉, 에이치솔루션은 한화S&C 지분 55.3%를 20% 이하로 낮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상장사는 3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에 그룹 내 일감을 몰아주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당초 재계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S&C 보유 지분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금융계열사의 힘을 빌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한화와 에이치솔루션 합병, 한화S&C 상장, 에이치솔루션의 한화S&C 지분 추가 매각 등 비금융계열사를 앞세운 대책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이 한화S&C 일감몰아주기 해소를 위해 이달 중으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을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화그룹 측은 아직까지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10일 공정위와 10대 그룹 간 지배구조 개선 관련 간담회에서 한화S&C 합병방안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안이 전달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내부적으로 아직까지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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