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담뱃갑 경고 그림을 전면 교체키로 하면서 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흡연 경고 그림이 부착된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 새롭게 부착할 경고그림과 문구 12개를 확정하고 ‘담뱃갑 포장지 경고그림 등 표기내용’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예고 기간은 다음달 4일까지다. 이날 공개된 경고그림 후보 시안은 오는 12월23일부터 담뱃갑에 부착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담배협회는 정부가 업계와의 충분한 소통 후 시안을 수정해야 한다면서 현 시안대로 그림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다.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밀실에서 결정한 경고그림 시안은 재고해야 한다”면서 “일반궐련담배의 경고문구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 없이 과장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도 과학적 근거와 상관 없이 암세포 사진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담뱃갑 포장지에 들어가는 경고그림은 11종이다. 궐련류 10종과 전자담배용 1종이다. 복지부는 모든 그림을 새로운 그림으로 교체했다. 동일한 경고그림을 오랜 기간 사용함에 따른 익숙함과 내성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궐련류 담배 경고그림은 질환 관련 5가지와 비질환 관련 5가지 등 총 10가지다. 그 중 경고 효과가 가장 낮게 평가된 ‘피부노화’ 그림은 ‘치아변색’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피부노화’는 여성 흡연자들의 금연과 흡연 예방을 위해 채택됐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부연이다.

‘경고 문구’도 정부와 업계의 견해차가 존재하는 부분이다. 정부가 제시하기로 한 질병 발생이나 사망 위험 증가도를 수치가 ‘일부 연구결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그간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아온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등의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이 부착된다.

이들 제품 전용 담배인 △‘히츠’ △‘네오스틱’ △‘핏’ 등의 담배에는 흑백 주사기 모양의 그림만 들어갔을 뿐 일반 궐련담배에 부착되는 그림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궐련류 담배 경고그림보다 전하는 메시지가 이해하기 어렵고 경고 효과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에어로졸)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점 등을 고려해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림으로 제작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덜 해로운 담배’로 오인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해’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경고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면서 “경고그림의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현재 담뱃갑 면적의 30% 이상인 표기면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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