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또다른 갈등의 먹구름 온다.. 정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 의결 - KDI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해야'
최저임금, 또다른 갈등의 먹구름 온다.. 정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 의결 - KDI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해야'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8.06.05 06:20
  • 수정 2018.06.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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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연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국회에서 개정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새로운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5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개정법률 공포안을 심의·의결한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최저임금 대비 정기상여금 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 7% 초과분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재계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며 반겼지만, 노동계는 복리후생 수당까지 산입범위에 들어갔다며 강하게 반발,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해왔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 소관 부처가 국회의 재의를 요구하는 의견을 법제처에 제시하고 이를 안건으로 만들어 국무회의에 상정하는데, 최저임금법 개정법률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의 재의 요구 의견이 없었다.

정부는 이날 최저임금법 개정법률 공포안을 포함해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공포안 89건과 법률개정안 1건, 대통령령 개정안 22건을 의결한다.

법률공포안은 국무회의 통과 후 대통령 재가를 거쳐 관보에 게재된다.

이에대해 최저임금연대 등 단체들은 "실질적으로 임금 감소 효과를 낳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가 최대 8만4천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KDI는 그러나 최저임금이 2020년 1만원이 되도록 내년과 내후년에도 15%씩 인상된다면 고용감소 영향이 내년 9만6천명, 2020년 14만4천명으로 확대되고, 노동시장의 임금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며 인상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가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나 헝가리 관련 기존 연구결과를 이용해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를 추정한 결과, 대략적으로 하한은 3만6천명, 상한은 8만4천명이다.

KDI는 국내 임금근로자 수 2천만명에 미국과 헝가리 사례에서 추출한 고용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탄력성을 각각 곱하고, 지난해 대비 올해 임금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 상승폭 12%(2017년 0.49→2018년 0.55)를 곱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상한의 근거가 된 헝가리의 사례를 보면 2000∼2004년 최저임금을 실질기준 60% 인상했는데, 그 결과 임금근로자 고용이 약 2% 감소했다. 최저임금을 10% 인상하면 고용은 0.35% 감소한 셈이다.
하한의 근거가 된 미국의 사례를 보면, 최저임금 10% 인상은 10대(16∼19세)의 고용을 1.5%, 20∼24세 고용은 이보다 작은 정도로 감소시키고 성인고용에 대한 영향은 없다는 결론을 1977년부터 4년간 대규모 연구에 걸쳐 도출했다. 최저임금 10% 인상시 고용은 0.15% 감소한다는 결론이었다.

KDI는 다만, 올들어 4월까지 고용동향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는 추정치 수준도 돼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정부가 도입한 3조원에 달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의 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신청규모는 대상자의 90%인 195만명에 달한다.

KDI는 다만 앞으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규모가 인상폭에 비례해 확대되지 않으면 고용영향이 커지겠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KDI는 또 올들어 4월까지 인구증가 둔화 효과를 감안한 전년 대비 임금근로자 증가 감소폭은 7만명에 불과하다며, 이중 제조업 구조조정 효과를 제외한 나머지가 최저임금 영향으로 줄어든 규모가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영향은 최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15∼24세, 50대 여성, 고령 고용감소폭 5만8천명 중 일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제조업과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임금근로자를 살펴봐도 음식숙박업에서는 추이 변화가 없고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는 감소세가 확대됐지만, 15∼24세 취업 감소는 제조업 2만명, 도소매업 4만명에 불과하고 이중 인구감소나 다른 요인에 기인한 부분을 제하면 최저임금영향은 작다고 설명했다.

최경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4월까지 고용동향을 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없거나 아주 작다"면서 "구체적으로는 2018년도 통계조사가 이뤄진 이후에야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다만,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위해 최저임금을 내년과 내후년에 15%씩 인상한다면 고용감소는 2019년 9만6천명, 2020년 14만4천명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이 없는 경우다.

게다가 최저임금이 계속 인상되면 서비스업 저임금 단순노동 일자리가 줄어들어 단순기능 근로자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하위 30%의 근로자가 동일한 임금을 받아 경력에 따른 임금상승이 사라지면서 근로자의 지위상승 욕구가 약화하며, 정부지원규모가 급속히 증가하는 등 노동시장의 임금 질서가 교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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