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하루아침에 국가영웅이 된 러시아팀.. 소련 붕괴 후 16강 진출 대경사
[WIKI 프리즘] 하루아침에 국가영웅이 된 러시아팀.. 소련 붕괴 후 16강 진출 대경사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8.06.21 07:53
  • 수정 2018.06.21 0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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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축구팀이 일약 국가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팀을 응원하는 관중들. [연합뉴스]
러시아 축구팀이 일약 국가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팀을 응원하는 관중들. [연합뉴스]

러시아가 32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대반전의 드라마’에 대해 전세계 언론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이집트에 3-1 완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로, 32개 참가국 중 가장 낮은 굴욕을 안고 월드컵을 개최해야 했으나 개막과 함께 화끈한 승리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축구에서만은 국제적 조롱거리의 대상이었던 러시아 대표팀이 일주일 만에 국가의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도 자국팀의 통쾌한 승리들이 잘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개막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러시아 감독을 향해 “지금까지 모두를 속여온 것이었느냐?”는 농담 섞인 질문이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난 화요일 러시가 이집트를 3-1로 물리쳤을 때는 “러시아! 러시아!”를 외치는 함성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메인 스타디움과 바람이 휩쓸고 지나다니는 발틱해 연안에 울려퍼졌다.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인 다닐 스테파에체크는 흥분에 들떠 말했다. 그는 이집트와의 시합은 비기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경기장을 찾았다가, 너무 힘껏 함성을 지른 나머지 목이 쉰 상태로 경기장을 떠났다.

이변의 연속인 월드컵에서도 러시아팀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소비에트 러시아 붕괴 후 이런 경사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월드컵으로 국가의 이미지가 향상되기를 바라는 러시아 국민들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는 크나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주 개막전에서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대파했을 때만 해도 행운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회사를 다니는 알렉세이 이바노프는 “강팀인 이집트를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러시아팀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경험과 기술, 그리고 힘을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선전에는 팬들의 힘도 크다고 주장했다.

“홈그라운드에서는 힘이 더 나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러나 그는 러시아가 월드컵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 중 하나다. “러시아 선수들은 경기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듯해요.”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월드컵이 벌어지기 전까지 러시아 사람들은 풍자적인 노래와 비디오 게임을 통해 자국 팀과 감독을 대놓고 무시해왔다.

자국 팀에 대한 조롱이 얼마나 심했으면 보수적 변호사 한 사람이, “국가의 명예를 위해 활약하는 선수들”에 대한 조롱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을 정도일까.

하지만 팬들은 이 변호사의 행위는 도가 지나치다고 말한다. “건설적 비판은 도움이 된다”고 스포츠 강사인 안드레이 우샤코브는 주장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축구팬들 사이에는 부정적인 자기비하 분위기가 강했는데, 화요일 밤을 지나면서 패배적 분위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거리에는 자신만만한 축구광들로 넘쳐났다.

흰색, 푸른색, 붉은색으로 이루어진 러시아 국기를 몸에 두른 군중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전철역 여기저기서 노래를 부르고, 함성을 질러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다음 경기는 어떻게 될까? 안드레이 우샤코브는 “승리, 오로지 승리 뿐이다”고 자신만만했다.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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