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에 이어 해병대연합훈련도 중단키로 하는 등 잇따른 긴장완화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북한의 선전 매체들은 연이어 미국을 겨냥해 '신뢰구축'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이행 필요성과 함께 새 북미 관계 수립을 위해 신뢰구축의 필요성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25일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 의지를 천명한 역사적 선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 측이 진정한 신뢰구축 조치를 취해 나간다면, 우리 공화국도 그에 상응해 계속 다음 단계의 추가적인 선의의 조치들을 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미수뇌회담은 장구한 세월 지속된 두 나라 사이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달라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해나가는 데서 일대 전기를 마련한 역사적 장거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조미 쌍방은 내외에 천명한 대로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여 두 나라 사이에 수십 년간 지속된 긴장상태와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조미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책임 있는 노력을 다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전날 대남 선전 매체 '우리 민족끼리'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미국 측의 진정한 신뢰구축 조치를 촉구했다.
다른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도 같은 날 리철진 사회과학원 연구사 명의의 글에서 "조미 공동성명을 철저히 이행하는 길이 곧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이익과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 번영을 이룩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뿐만 아니라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이틀 전 '새로운 미래 개척의 중대한 이정표'라는 제목의 글에서 "과거의 적대관계에 얽매이고 발목이 묶여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는 것은 (북미) 두 나라 인민들에게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양측이 성실히 성명을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북한 매체들이 잇달아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을 강조하며 신뢰구축을 일종의 전제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선 뿌리 깊었던 불신 해소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신뢰구축 후 '다음 단계'의 선의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 점은 북한의 '단계별·동시 행동' 원칙을 재차 주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북미공동성명 준수 차원에서 미군유해 송환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기존 경제제재를 1년 더 연장하는 조처를 한 데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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