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수첩] 구광모 '정통성'을 돋보이게 한 LG의 '정공법'
[WIKI 수첩] 구광모 '정통성'을 돋보이게 한 LG의 '정공법'
  • 양 동주 기자
  • 승인 2018.07.03 06:26
  • 수정 2018.07.03 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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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동서를 막론하고 특정 집단을 이끌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 가운데 첫 손에 꼽히는 게 바로 ‘정통성’이라 할 수 있다. 정통성이 뒷받침 돼야 후계구도에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원활한 의사구조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정통성을 부여받는 건 아니다. 선대부터 이어져 온 확고한 원칙을 후대 계승자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어 받아야만 정통성이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칙의 중요성, 그리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 취한 모든 노력의 기록은 섣불리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이다. 얼마 전 4세 경영체제에 닻을 올린 LG그룹의 사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도 있다. 

㈜LG는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한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구광모 상무에게 ㈜LG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부여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주총과 이사회를 거친 결정은 구광모라는 새로운 그룹 총수의 등극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주목할 점은 구광모 회장에 대한 우려는 있을지언정 대관식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는 극히 드물었다는 사실이었다. 장자 승계라는 LG그룹의 철저한 승계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었다.

실제로 구인회 창업주로부터 시작된 LG그룹의 역사는 장자승계라는 명확한 틀 속에서 이어졌다. 그리고 구인회-구자경-구본무로 이어져 온 장자승계 원칙은 이제 막 출범한 구광모 체제에 확고한 정통성을 부여했다. 이는 불혹의 나이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장 경험에도 불구하고 구광모 회장이 일찌감치 차기 총수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정통성에 입각한 세대교체를 더욱 돋보이게 한 건 LG그룹이 선택한 ‘정공법’이었다.

이사회 직전까지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지주사 사장이나 부회장 정도의 직위를 달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은 LG그룹 전체를 이끌기에 부족하다는 견해가 팽배했던 까닭이다. 

그러나 LG그룹은 구광모 상무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사장 혹은 부회장을 거친 뒤 훗날을 도모할 거라 섣불리 판단한 재계와 언론은 과감한 정공법 앞에 한없이 작아질 뿐이었다. 

물론 곧바로 회장직에 추대된 건 지주사를 기반으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된 덕분일 것이다. 200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LG그룹은 전자·통신·화학·생활건강 등 각 사업군에서 6명의 부회장급 전문경영인이 책임 경영을 하고 있다. 총수의 직함에 상관없이 회사 근간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거란 믿음이 깔려 있다는 뜻이다. 

어찌 됐건 이번 계기를 통해 구광모 회장의 이력 및 나이를 불안요소로 치부하기에 앞서 그룹 시스템을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은 부연 설명이 필요 없어졌다. 정통성에 입각한 정공법이 구광모 회장을 향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최선의 방도였다는 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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