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미국공장 애물단지 전락?…현대차와 다른점은?
삼성・LG전자 미국공장 애물단지 전락?…현대차와 다른점은?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7.18 15:34
  • 수정 2018.07.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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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수입&현지생산 모두 적자…미국 공장 가동 의미 퇴색
현대차 해외 진출 시 인프라 조성 완벽, 가전사는 JIT 시스템 구축 어려움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미국 내 가전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어 현대자동차 등 기존 미국 진출 업체와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함과 동시에 세탁기와 부품 등 수입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판매량 감소 및 원가상승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여파는 미국 내 공장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산업 살리기와 일자리 확대를 위해 미국 내 공장 도입을 적극적으로 유치했지만, 삼성전자의 미국 세탁기 공장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 미국 공장에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삼성이 미국 내 세탁기 가격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태국 등 미국 밖에서 세탁기를 수입해 팔든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을 해서 팔든 모두 적자를 면키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을 도입한 취지는 도널드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관세를 피하기 위한 것도 있다. 미국 내에서 생산을 하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각지 못한 인프라 문제와 원자재들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인해 큰 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수입되는 세탁기는 120만대 쿼터 내의 경우 첫해 20%를 시작으로 18%, 16%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쿼터 외의 경우 첫해 50%의 관세를 내야 한다.

현재 미국공장은 삼성전자가 기대했던 것에 비해 원가가 너무 높아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가동한 의미가 퇴색됐다.

문제점을 살펴보면 JIT(Just In Time) 시스템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적시생산방식인 JIT 시스템은 원자재 재고를 두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는 상품관리방식으로 재고를 0으로 만들어 재고비용을 최소화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미국 내 현지 철강업체 등 협력업체들에게 재고를 맡기려 해도 이들이 국내 업체들과 같이 순순히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이해도 국내와 다르다. 국내와 달리 특근 개념이 없고, 미국 법령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 방식 자체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철강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부자재들의 조달이 어렵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다.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하는 경우 원가가 워낙 높기 때문에 수입을 해야 하는데 관세 때문에 적정 원가 찾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롤모델 현대자동차 있지만 시스템 구축 어려워

미국 내 공장을 도입해 안정적인 정착을 한 사례로 현대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앨리바마 자동차 공장 등 미국에 도입된 공장은 아무런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롤모델이 있지만 사실상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해외 법인을 만들면 모든 협력업체들이 같이 진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JIT 시스템 구축이 미국 내에서도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현대차 역시 철강 관세 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최소한 공장 도입 시 인프라 조성에는 완벽을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대차를 따라 해외 법인에 들어오는 협력사들이 대부분 현대차 계열사인 점도 있지만,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협력사들이 해외 법인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협력사들이 삼성이나 LG전자만을 보고 해외 법인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일례를 들면 세탁기에 가장 많은 양이 사용되는 철강제품의 경우 대부분 동국제강이 공급을 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미국 쿼터의 대부분을 삼성과 LG 등 국내 가전사 물량 공급에 할당해주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 LG전자의 미국 공장 도입에도 미국 가공센터 도입을 하지 않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사들은 해외 가공센터를 도입해도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국내 가전사들만 보고 설비를 도입하면 적자를 낼 것이 분명한데 가공센터 도입을 고려할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가전사들 특성상 납품업체들에게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거금을 들여 미국에 공장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도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공장에서 사용할 부품들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해 줄 것을 미국 상무부에 요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 가동 예정 중인 LG전자 미국 공장 역시 삼성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어 개선을 위한 미국 정부 설득작업이 하루 속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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