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초기 업적에 큰 공헌을 한, 런던 외곽에 있던 한 극장이 400년 만에 처음으로 재개장하게 된다.

이 극장이 있던 자리는 2008년에 발견되었다가, 최근 재발굴하면서 유적이 드러남으로써 화려했던 역사가 드러나게 되었다.

런던 외곽의 쇼디치에 위치한 이 장소는 당대에는 단순히 ‘극장(The Theater)’이라고만 불렸었다. ‘런던 고대유적박물관’ 측은 내년에 고고학자들이 최근에 발굴한 유적들을 발굴 현장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미소니언 협회가 발행하는 스미소니언닷컴 따르면, 이 극장은 셰익스피어의 런던 활약상을 조망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희곡을 상연한 최초의 극장들 중 하나였다. 또, 이 세계적 극작가는 저 유명한 ‘의전장관 극단(Lord Chamberlain’s men)’에 소속되어 이 극장에서 연극에 배우로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발굴 책임자인 고고학자 헤더 나이트는 최근에 이 유적지를 발굴한 결과 엄청난 역사적 발견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극장(The Theater)’이 있던 자리를 다시 발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자리는 세계적으로도 의미 있고 상징적인 고고학적 가치를 지닙니다. 그리고 고고학자, 역사학자, 연극인들뿐만 아니라 런던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쇼디치 사람들에게는 정말 특별한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쇼디치는 런던에서 극장이 처음 생긴 장소였으니까요.”

나이트는 ‘런던 고대유적박물관’ 측에 이렇게 설명했다.

“‘극장(The Theater)’의 발굴은 해크니(Hackney) 지역에 최초로 ‘예정 고대기념물(Scheduled Ancient Monument)’의 영예를 안겨주었어요. 더 놀랄만한 유적들이 발굴되기를 기원합니다.”

최근의 발굴에서는 배우이자 사업가였던 제임스 버바지가 설계한, 극장 주위를 둘러싼 커다란 복합시설이 함께 드러났다. 당시 셰익스피어의 연극은 상연 시간이 4시간이 더 걸렸기 때문에 버바지는 관객들이 긴 상연 시간을 피해 극장 주변에서 사교 활동을 하도록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던 것이다.

발굴 유물의 전시는 2019년 열릴 예정으로 ‘극장(The Theater)’ 유적이 있는 현장에서 유리를 통해 관람할 수 있도록 꾸며질 것이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시대의 유리잔, 성장(盛裝)을 한 턱수염 남자를 조형한 도자기 공예품, 관람 요금을 받던 도자기 단지 등도 전시될 예정이다.

나아가 당국은 극장 유적을 둘러싼 공간을 새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셰익스피어 희곡의 가장 유명한 두 주인공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린 벽화가 새로 베일을 벗었으며 셰익스피어 자신의 조상(彫像)도 세워질 예정이라고 ‘런던 고대유적박물관’ 측은 발표했다.

1576년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던 이 극장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초연된 극장 중 하나라는 독특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가디언 지’에 따르면 이 극장은 처남의 돈을 이용하여 버바지가 세운 것으로 낡은 수녀원 위층에 건립되었었다.

이 극장은 3층 구조의 다각형 건물로 벽돌과 석제로 지어졌다. 복합 시설의 발굴 중에 맥주병 조각, 견과류 껍질, 씨앗, 과일의 씨 등이 출토되었는데 이로 미루어 당시 이 극장은 떠들썩한 관중들로 넘쳐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스미소니언 측에 따르면, 이 극장은 땅 주인과 갈등을 겪던 버바지의 아들들이 1598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극장을 하루밤새 부셔버림으로써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그런 다음 건축에 사용되었던 목제들은 템스 강을 건너, 셰익스피어 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역사적인 극장인 ‘글로브 극장(the Globe Theater)’의 건축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극장 유적지는 나머지 다른 세계에서는 아직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전혀 들어보지 못하던 시절의 역사적 비밀을 넘치도록 간직하고 있다. 일단 전시회가 열리기만 하면 대중들은 400년 이래 최초로 연극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흔적들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6677sky@naver.com

최석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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