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칼럼] '반도체 잔치' 끝나가는데...삼성전자-SK하이닉스-정부 대응책 있나
[WIKI 칼럼] '반도체 잔치' 끝나가는데...삼성전자-SK하이닉스-정부 대응책 있나
  • 김 완묵 기자
  • 승인 2018.10.06 10:12
  • 수정 2018.10.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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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에 준공한 'M15' 반도체 공장을 찾아 최태원 SK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침울한 한국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잔치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더 이상 신기록 행진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곁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을 기록해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성적표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매출 25조6000억원에 영업이익 13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에 매출 12조원대, 영업이익 6조3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1개 분기에 19조8000억원을 거둬 들이는 수확을 이룬 셈이다. 이는 국내 상장사 3분기 추정 영업이익 55조원에서 무려 40% 가까이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데, 공급 증가세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늘어난 공급량이, 하반기부터는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공급 증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수요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는 국면을 걸으며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그동안 폭발적인 반도체 수요를 견인해 왔지만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다른 주요국에도 확산되는 조짐이어서 수요 성장세가 예전만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초까지 가상화폐 발행이 급격히 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는데 요즘은 가상화폐 인기가 시들해지고, 4차산업혁명에 따른 첨단 기기들의 수요도 조금 둔화된 느낌이어서 반도체 구매가 예전만큼 크게 늘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공급 증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자국의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에 이런 생산량 증대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고 수요 둔화가 맞부딪치면서 자칫 반도체 경기가 상승 사이클을 끝내고 예전과 같은 침체기를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2000년대 초반에 일었던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위기국면이 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두 기업은 물론 정부가 여기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반도체가 우리 상장사 영업이익의 40% 비중을 차지하고 수출 비중에서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침체기에 대한 대응책은 미비하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 정부는 아예 이들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들린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이후를 대비해 인공지능(AI), 바이오, 전장, 5G 통신기기를 미래사업으로 손꼽고 대비를 하고 있지만 뚜렷한 수확물이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만 해도 이재용 부회장이 세계 각국에 발품을 팔며 열심히 경쟁력 우위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구글,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등 세계적 대기업에 견줄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최태원 회장 등을 비롯한 경영층이 백방으로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반도체 시장 침체에 대비한 뚜렷한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점 때문에 삼성전자가 현재 많은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주가 총액은 아직 세계적인 IT 기업들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폭발적인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5일 현재 7만300원으로 PER(주가수익비율)가 4.81배에 그치고 있다. 이렇게 저평가된 주식이 있을까 하는 정도로 IT 기업 치고는 굉장히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PER가 8.25배 수준으로 브랜드 가치에 걸맞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래 사업을 위한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고 과감한 판단을 통해 투자를 서둘러야 할 이유다. 안방에서 안주할 게 아니라 세계적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지닌 기업들을 벤치마킹하며 성장동력 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때다. 아울러 바이오 산업과 같은 신성장 동력을 찾아서 좀 더 과감한 인수합병과 투자를 단행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정부 또한 이들 기업이 세계적인 유수한 경쟁 업체들과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에서 마음 놓고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사업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화끈하게 풀어주는 것은 물론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주는 데 더욱 힘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나가던 반도체 경기가 잔치를 마쳐갈 때 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우리 경제도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충북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는 말을 했는데, 정부는 이를 어떻게 실천으로 옮길지 적극적인 대책을 추진할 때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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