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미다스의 손' 백종원 프로그램 협찬금 의혹 자세히 들여다봐야
[WIKI 프리즘] '미다스의 손' 백종원 프로그램 협찬금 의혹 자세히 들여다봐야
  • 김 완묵 기자
  • 승인 2018.10.23 14:02
  • 수정 2018.10.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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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씨가 출연하는 SBS '골목식당' [사진=연합뉴스]

식품업계의 '미다스(Midas)의 손'으로 일컬어지는 백종원 씨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거액의 협찬금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 게 오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SBS TV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측에 억대 협찬금을 지급한 인천시 중구를 대상으로 내사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중구청이 '골목식당' 제작진에 총 2억원의 협찬비를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예산 집행 과정이 적절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골목식당은 방송인 백종원(52)씨가 지역 상권을 방문해 식당 주인들에게 가게 운영이나 음식 관련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방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7월 27일부터 17일까지 4회에 걸쳐 인천 중구 신포시장 청년몰을 다뤘다. 신포시장 청년몰은 신포 국제시장에 청년 상인을 유치하는 프로젝트로 작년 11월 입주자를 모집해 올 6월 장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에 나온 몇몇 가게는 장사에 도움을 받았지만 그러지 못한 가게는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뒤섞인 반응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은 방송에 출연한 골목식당들이 도움을 받는 것보다는 정작 백종원 씨가 최고 수혜자가 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내놓는다. 그런 상황에서 선뜻 거액의 협찬금까지 내며 방송을 섭외한 인천 중구청에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SBS 측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많다. 골목식당을 매개로 백씨와 SBS가 공생을 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의혹이다.

이번 협찬 의혹도 이런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 대가없이 도움을 받아야 할 골목식당들이 방송사 측과 유명 방송인의 들러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구청과 SBS는 협찬금 집행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을 수는 있다. 실제로 중구청은 지역 홍보를 위한 협찬이었다고 밝히고 SBS 측도 협찬을 받는 과정에서 관련 법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청년몰 활성화가 구의 정책 중 하나였기에 해당 정책 성공을 위해 관련 예산을 투입한 것이다"며 "과한 지출이 아니냐는 일부 시민단체의 지적은 가치판단의 문제이므로 맞고 틀리고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예산 집행과정에서 법에 어긋나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고 언급했다.

경찰은 "첩보가 입수돼 내사하는 것"이라며 "법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내사 중인 지금 상황에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방송 협찬비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내사를 수사로 전환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백씨는 더본코리아의 대표 자격으로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기업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은 백씨가 운영하는 가맹점 사업으로 인해 수많은 다른 점포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손님을 다 뺏어간다는 시중의 불만을 제시하며 더 이상 확장을 안 할 수는 없는지 묻기도 했다. 그러자 백씨는 "먹자골목은 자유 경쟁시장"이라며 "가맹점을 키워서 가맹점주들 돈을 잘 벌게 하는 게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다. 이게 무슨 불공정한 행위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 출연이 빈번한 상태에서 이걸 계기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다른 사업자들의 질투 어린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이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 협찬금을 받아 운영이 되고 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백씨의 더본코리아는 홍콩반점 등 20여 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만 매장 1300여 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매출이 각각 1700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이에 백씨는 회사를 상장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본코리아는 2014년만 해도 매장수는 560개 수준에 그치다가 백씨가 방송 출연에 본격 나서면서 점포수를 크게 늘렸다. 매출액도 마찬가지로 크게 증가했다. 이런 과정에서 더본코리아가 업종을 음식업종이 아닌 도소매업종으로 지정해 동반성장위원회의 출점제한 규정을 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경찰은 이번에 인천 중구청 협찬금 사건을 계기로 백씨 출연 프로그램들에 또 다른 의혹은 없는지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지나친 방송 노출을 통해 사업을 키워 가는 형태는 많은 다른 사업자들에게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식품업계가 '보이지 않는 힘'이 아닌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장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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