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샵' 점주, 본부와 전면전 예고 "인터넷 물량 회수해달라...재집회 열겠다"
'더페이스샵' 점주, 본부와 전면전 예고 "인터넷 물량 회수해달라...재집회 열겠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11.07 17:48
  • 수정 2018.11.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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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스샵'만 아냐...업계 문제의식 공유, 연대 나설 것"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사진=위키리크스한국]

"매장에 손님을 돌려달라는 겁니다. 인터넷서 사고 매장엔 안 오는데 무슨 수로 판매합니까. 본부가 인터넷에 푼 물량만 전량 회수한다면 마진율이나 할인정책 변경 등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다 포기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재집회 열고 업계 전체 점주 의견 취합해서 공정위 제소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25일 더페이스샵 점주들은 "이 상태로는 더 이상 못 버틴다"는 절박감에 시위 현장으로 뛰쳐나왔지만 또 다시 "이달 중순경 재집회를 갖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시위 후 본부는 점주 요구에 더 이상 어떤 대응으로도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종필 더페이스샵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저희가 살 만하면 이렇게 생업 다 내팽개치고 새벽에 자비로 버스 타고 경남 고성서, 전남 고흥서 올라오겠냐"며 "가장 큰 문제는 가맹점 공급가보다 싸게 파는 인터넷 문제다. 인터넷은 상시 행사와 다를 바 없다. 우리는 가맹법 개정을 원한다"고 했다.

더페이스샵 점주들은 이같은 인터넷 판매와 로드숍 매장간 판매 갈등은 비단 더페이스샵만이 직면한 현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화장품업계 대부분 점주들은 이같은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연대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혀오고 있다.  

시종필 회장은 "돈 몇 천만원 받자고 이렇게 시위하고 나선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도 봤다. 매장 3~4개 운영하면 8억 가까이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투자한 점주들이 몇 천만원 때문에 이러겠나"고 했다. 

이어 "자녀들 살리고 싶고 직원 월급 주고 싶다. 나라에 세금도 내고 싶다"며 "국민 한 사람으로서 제대로 역할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더페이스샵뿐만 아니라 화장품업계 본부들이 앞다퉈 모바일, 인터넷 강화에 나섰다시피 최근 유통 '쇼루밍' 트렌드, 최저임금 인상 요인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점주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시종필 회장은 "인터넷이 저희 매장 손님 다 빼앗아갔다. 손님이 지금은 행사해도 안 온다. 평소 땐 더 안 온다"며 "올해 초만 해도 절반은 왔는데 이제는 아예 3분의 2가 날라갔다. 세일해도 예전 반절"이라고 했다. 이어 "세일도 첫날 45명 오면 많이 오는 것이다. 하루 1명 와서 물건 7000원 팔 때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나마 오는 손님도 매장 들어와서 테스트해본 다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한다. 그리고 바로 나가버린다. 저희 심정이 어떻겠나"고 했다. 또한 "아예 다른 분은 저희 보고 사기꾼이라고 한다. 인터넷 가격보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한다"고 토로했다. 

시 회장은 "일례로 2만3000원짜리 스크럽을 우리 가맹점들은 1만3600원에 들여오는데 인터넷에서는 8470원에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점주들을 힘들 게 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거의 상시와 다를 바 없는 할인 행사다. 시종필 회장은 "할인 행사할 때마다 현금으로 물건 매입해서 매장 포인트로 돌려받고 현금으로 벌 것도 없지만 마무리 될만하면 1+1, 10+10 등등 다시 또 행사 해서 매입하고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1+1 할인행사 때 본품을 주도록 하고 있다. 본품을 행사로 주면 본부 매입은 많지만 가맹점은 매입이 없는 상황이 된다. 행사 정책도 현금으로 매입하고 사이버머니로 돌려받는 식이다. 네이처컬렉션 온라인에서는 30% 이상 못 쓰게 하는 포인트도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100%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결산도 바로 안 해주고 그 다음달에 해주면서 팔아서 현금화시킬 겨를도 없이 또 다른 행사를 진행해버린다. 그러면 다시 새로 매입해야 한다. 그렇게 재고는 늘고 현금은 바닥이 난다. 매장 3개를 운영한다고 하면 직원만 10~12명 가량이다. 말일이면 직원 임금 주고 전기세 등 각종 세금 계산서도 끊어야 한다. 현금 대신 사이버머니를 받았으니 부가세를 또 별도 끊는다. 

최저임금 요인도 있다. 시 회장은 "지방에서 더페이스샵 매장 운영하면서 돈 버는 사람 없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시급 8350원이 적용되다보니 지방일수록 직원 다 내보내고 혼자 근무하는 사람 태반이다. 간혹 어쩔 수 없이 쉬어야 할 경우 직원 쓴다고 치면 매장 현상 유지조차 안 된다. 사장이 직접 하루 12시간씩 근무해서 최저임금도 못 받아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저가 정책 위주 인터넷 쪽으로 물량이 너무 많이 풀리면서 오프라인 가맹점 매장은 제품 품절 현상을 빚고 있는 데다 손님도 발길을 뚝 끊었다는 것이다. 특히 가맹점주는 인기 제품은 4~6개밖에 주문을 못 넣는다.  

시종필 회장은 "현재 더페이스샵 매장은 손님도 안 오지만 이제는 물건이 없어서라도 못 판다"며 "작년까지 신제품이 110개 가량이었는데 올해는 30개 내외"라며 "주문 들어가면 저번 달만 품절이 50개 이상이다. 몽땅 결품"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물건 올려놓으면 빨리 보고 주문 넣는 게 임자다. 나머지 사람은 물건은 보지도 못하니 주문은 당연히 못 넣는다"고 했다.  

또한 "본부가 인터넷에 풀린 물건만 다 회수 하겠다고만 하면 마진율, 정책 다른 모든 것 안 바뀐다고 해도 받아들이겠다"고 재삼 강조했다. 

점주들은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입장이다. 적어도 이렇게 십여년 본부에 충성해온 점주들을 쓸모없는 껍데기마냥 내팽개치고 못 견디고 스스로 폐점하는 상황으로 몰아가지는 말아달라는 것이다. 

시종필 회장은 "회사가 어려워 문을 닫는다고 해도 힘들면 알아서 폐점하라 이런 식은 아니다"며 "솔직히 본부가 어떤 상황인지 밝히고 대책을 내놓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가 맞지 않나"고도 했다. 

이어 "애초 시작할 때 가맹비 1000만원씩 주는 것은 본부가 가맹점을 보호해주고 거기에 걸맞는 대우를 기대하면서 주는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애초부터 가맹점 말고 인터넷 사업부만 하지 왜 가맹점을 모집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도 했다. 

시 회장은 "저희가 12~13년 엘지생건을 위해 충성한 것을 외면하지 말아줬으면 한다"며 "초반 제품 홍보를 다해줬는데 이제 와서 우리 점주를 버리려는 것밖에 안 된다. 처음부터 가맹점을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신제품, 이제는 손님 안테나 역할로 삼고 있다"며 "신규 고객 카톡 플친 링크까지 넘겨줬다. 행사하면 카톡 본부 행사 이용하지 매장으로 안 온다. 그렇게 만든 손님 전부 본부가 빼앗아갔다"고 했다.

시 회장은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기보다는 전략상 더페이스샵이든 네이처컬렉션이든 궁극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접고 온라인, 모바일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중국 매장을 정리한 것도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대세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라며 "더페이스샵에서 네이처컬렉션으로 옮겨간 점주도 많지만 네이처컬렉션은 더 하다고 한다. 도대체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당초 네이처컬렉션도 첫 계약 기간 2년만 매장을 운영하다가 자연 폐점 수순을 밟게 하려는 것 같다"고도 했다.

더페이스샵 일선 매장에서는 "지금 상황에 안 힘든 곳 있겠나"며 "아리따움이나 저희 더페이스샵 매장 모두 스킨푸드 전철 밟는 건 시간 문제"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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