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더페이스샵' 점주들 2차 집회 "딱 죽고싶은 심정...'이니·에뛰드'와 함께 싸우겠다"
[현장] '더페이스샵' 점주들 2차 집회 "딱 죽고싶은 심정...'이니·에뛰드'와 함께 싸우겠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11.22 18:55
  • 수정 2018.1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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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리크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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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꼬박 12시간 매장을 지킵니다. 영업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니까요. 손님이 오든 안 오든 고객과의 약속이니까 저희는 그렇게 문을 여는 것이죠."

22일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150개 매장 점주 70여명이 광화문 LG 사옥 앞에서 2차 집회를 열고 대다수 점주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알리면서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본부에 대해 "생존권을 주장하는 가맹점주에 대한 2차 피해와 갑질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점주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앞으로 이니스프리·에뛰드하우스 두 협의회와 연대해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점주들은 본부가 1차 집회 당시 입장 발표를 통해 '단지 18명의 점주 입장'으로 치부했던 것에 대해 18명이든, 70명이든 본질은 그게 아니라고 했다. 단 한명의 가맹점주가 죽을 것 같은 현실을 토로하면서 시위를 하면 그 목소리와 현실에 귀기울이는 게 진정한 상생 아니냐고 했다. 본부는 그럴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들 점주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5일 집회 직후 본부가 협의 중인 협의체와 다르다는 이유로 이들 점주가 마치 소외된 자들인 것처럼, 그리고 20여명도 안 되는 듯한 오해를 일으킬 만한 발언과 상생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2차 집회에서 이들 점주는 "LG생활건강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분명히 점주수에 대한 사실은 본부가 밝힌 것과 다르다. 이날만 해도 70여명, 매장수로는 150개 매장 점주들이 집회에 나섰다. 

점주들은 "더페이스샵은 오히려 오늘 집회 전 해당 점주들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라는 입장까지 사전 표명하며 시위를 분열시키는 발언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존권을 주장하는 점주에 대한 폄하 발언과 인격적인 상처를 주는 2차 피해를 중단하라고 요청한다"고 했다. 

점주들은 올해 6월 LG정도경영팀을 비롯한 임원진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더페이스샵 운영의 문제점', '진실한 상생 요청' 등을 요구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명확한 회신문조차 보내지 않고 있다. 또한 공정거래조정원 조정과정에서도 3개월이 다 돼가도록 자료 요청, 명령 등에 불응했다. 적어도 이날 집회에 나선 70여명의 점주들에 대해서만큼은 본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점주들은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본부가 집회 후 언론에 대해서는 '즉시' 입장문을 배포하는 행동에 대해 '이율배반적'이라고 성토했다. 평소 점주를 대하는 태도, 점주가 본부로부터 왜 '갑질'을 당한다고 느끼는지 알 수 있지 않냐고 했다. 

이날도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일부 가맹점주 2차 집회 관련 입장'을 통해 "전체 가맹점주 중 이견의 18명 가맹점주 주도로 근거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더페이스샵은 전체 가맹점주 476명 중 107명의 가맹점주로 구성된 회장 김학영의 가맹점협의체와 지난 5월부터 월 1회 정기적으로 소통해왔다"고 했다. 

이어 "이외 36명의 점주들이 7월에 별도 모임을 구성, 이들 중 18명 가맹점주가 8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상품공급 거절행위, 점포변경 강요행위, 할인행사 강요행위'를 사유로 조정 신청했다. 18명 가맹점주에 손해배상액 모두 9억원을 지급해달라는 요구조차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터무니없는 것이어서 조정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더페이스샵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에 기초한 점주들 주장에 귀를 기울여 상생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나가겠다"며 "브랜드와 대다수 가맹점 이익을 해치는 허위사실 유포, 법인과 개인의 명예훼손 등 위법행위는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점주들이 1차에 이어 2차 집회에 나선 것은 "딱 죽을 것만 같은, 죽고 싶은 매장 현실" 때문이다. 

시종필 더페이스샵&NC가맹점협의회 회장은 "적어도 이니스프리처럼 대화라도 나서줬으면 좋겠다"며 "오죽하면 오늘도 경남 등지에서 생업 포기하고 다 올라왔겠냐"고 했다. 이어 "1차 집회 후 한달도 채 안 돼 폐점한 데만 8군데가 넘는다"고 했다. 여러개 매장을 운영하던 점주들은 이미 적어도 1개 매장은 폐점한 상태다. 

시 회장은 "문 닫고 싶어도 인테리어 보조받은 것 때문에 문도 못 닫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도 했다. 이어 "한달 20만원, 30만원 때문이라도 문을 못 닫고 있다. 딱 죽을 것만 같다"고 했다. 

점주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인터넷 저가 판매다. 그리고 그로 인한 매장 물량 결품이다. 물건이 없어서 팔고 싶어도 못 판다. 한 점주는 "정상가 1만원짜리 50% 할인해 5000원에 팔면 인터넷에서는 3000원에 팔고 있다"며 "우리는 매장 월세도 주고 직원도 써야 하는데 마진 약 20%가 전부다. 모두 폐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회장 대행 체제였던 이니스프리도 최근 장명숙 회장을 구심점으로 삼아 활동에 나섰다. 향후 더페이스샵 협의회와 함께 행동할 예정이다. 

이날 참석한 이니스프리 점주 협의회 한 간부도 힘든 매장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17년째 로드숍을 운영해왔다. 스킨푸드 외 총 2개 로드숍 브랜드 빼고 다 운영하다가 다 접고 이제는 이니스프리 3개, 토니모리 1개, 더페이스샵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라며 "6개 매장에서 월 100만원도 못 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것보다도 견디기 힘든 것은 생활비 매출도 안 나오는 매장 운영, 그리고 그같은 여건 속 근본적인 '삶의 질' 하락이라고 했다.

그는 "아침 10시에 문 열어 밤 10시에 퇴근한다. 하루 12시간 매장을 지킨다. 토요일, 일요일도 없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최저임금까지 올라서 직원도 못 쓴다. 10년 동안 일한 직원 월급도 못 올려주고 있다. 저희 직원 다 내보냈다. 매장에 1명씩 두고 해당 직원 쉬면 내가 직접 나가 일한다. 그런 삶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손님이 오든 안 오든 손님과 약속이니까. 운영시간은 약속이니까 지키려고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른 더페이스샵 한 점주도 "통상 1개 매장을 내는 데만 2억원이 들어간다. 2개 매장 운영한다면 4억원이 이미 투자된 것"이라며 "제 경우 내년 6월쯤에는 매장 접을 생각이다. 지난 2년 동안 골병만 들고 1억 정도는 그냥 날려버린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더페이스샵 점주들은 이번에도 점주 요구에 본부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내년 초 다시 3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시종필 회장은 "이니스프리하고 에뛰드하우스 협의체와 어제부로 합쳤다. 이후부터 함께 행동하기로 했다"며 "12월 초순경 세일 끝나면 모두 모여 연합회를 구성할 것이다. 내년부터 같이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사진=위키리크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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