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토론회] “회계규정 위반보다 '삼성 때리기' 정치적 의도 우려” (종합)
[삼성바이오 토론회] “회계규정 위반보다 '삼성 때리기' 정치적 의도 우려” (종합)
  • 강 지현 기자
  • 승인 2018.11.26 17:30
  • 수정 2018.11.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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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의 정책적 판단을 진단하는 토론회가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김영용 교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조동근, 최준선 교수의 발표에 이어 권재열, 김정동, 신도철 교수가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삼성바이오의 정책적 판단을 진단하는 토론회가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김영용 교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조동근, 최준선 교수의 발표에 이어 권재열, 김정동, 신도철 교수가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글로벌 제약시장 규모는 2020년 1조3,0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시장점유율이 2%에도 채 못미치는 상황인데, 이번 삼성바이오 사태로 그나마 역주행하게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27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국화실에서 열린 <삼성바이오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최근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이 꺼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책적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바이오 제약산업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은 없다”며 “조 단위의 투자를 하고도 상당기간 ‘매출 제로(0)’라는 혹독한 시련을 견뎌야 하는데, 안착하면 그 만한 고부가가치 산업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처럼 바이오산업을 대한민국 제2의 먹거리로 키워야 하는데 우리는 그나마 잘 만들어지고 있는 ‘밥그릇’을 걷어차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금융감독원은 1차 감리에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연결회사)로 회계처리를 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바가 분식을 통해 이익을 뻥튀기하고 그 이익에 기대어 상장했다고 가정한다면, 삼바는 2016년, 2017년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익 뻥튀기’가 그 수명을 다했다면 주가는 곤두박질쳤어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주가가 폭락하지 않은 것은 미래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라며 “삼바의 공모가(IPO)는 ‘13.6만원’으로, 삼바주식을 산 사람은 모두 자본이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선위가 공개한 삼성 ‘내부 문건’엔 삼성물산이 9월 합병 당시 자회사인 삼바 가치를 재평가하면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가치를 1조8000억원으로 추산해 ‘실제 가치에서 차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따라서 증선위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행정 행위는 마땅히 ‘신뢰보호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 원칙은 행정청이 국민에게 행한 언동의 정당성 또는 계속성에 대해 보호 가치가 있는 개인의 신뢰를 보호하는 법 원칙을 말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적법성이 없는 처분은 명확한 규정에 반하는 처분을 말하는데, 근거 규정도 없이 해석을 변경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나고 법적 안정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적 안정성은 정의보다 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할 가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했다면, 이 문제가 불거진 이래 거의 2년이 지나는 동안 분식회계를 적발할 수많은 기회를 놓치고 이제 와서 거래정지와 상장폐지심사를 한다는 것은 행정청으로서의 신뢰는 팽개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재재감리를 결정하게 된 계기도 참여연대 출신 금감원장이 취임하자마자 바로 특별감리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법의 내용이 분명하다면 좌측통행이든 우측통행이든 문제되지 않는다”며 “삼성바이오 논쟁은 법률, IFRS가 불명확해 벌어지는 논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제회계기준(IFRS) 자체가 회계원칙 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각 규정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데, 이런 경우 감독자는 수범자(守範者)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법 집행 당국의 판단은 일관되고 명확해야 한다”며 “법을 지켜야 하는 수범자로서는 내용보다도 명확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며, 그래야만 기업과 회계법인 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조동근, 최준선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정동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해 다양한 각도에서 토론을 펼쳤다.

토론자들 사이에서는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의 주장도 나름의 논리가 성립되는 것은 맞다고 본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이번 사건은 헌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 “장기적 국가경제 차원의 ‘신성장동력 육성’ 차원에서 접근하는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더 우세하게 대두됐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정부가 IFRS를 전면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회계투명성의 제고와 그로 인한 한국의 국제적 신인도의 개선 및 글로벌 한 범주에서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K-IFRS의 특징을 밝히기 위해 오랜 세월동안 기업들이 사용하던 기업회계기준(Korean-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 K-GAAP)과 비교한 결과 다음과 같은 3가지 주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째, K-GAAP은 그간 규정중심(Rule-based)이었지만 K-IFRS는 원칙중심(Principle-based)이라는 점 ▶둘째, K-GAAP에서는 개별재무제표가 주(主)재무제표이지만, K-IFRS에서는 종속회사를 두고 있는 회사의 경우 연결재무제표(consolidated financial statement)가 주재무제표라는 점 ▶셋째, 취득원가 내지 역사적 원가(historical cost)에 입각하여 자산을 평가하도록 한 K-GAAP와는 달리 K-IFRS는 자산과 부채를 공정가치(시장가치)로 평가(Fair Value Accounting)한다는 점을 들었다.

권 교수는 "IFRS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다고 보니 회계처리 및 감사와 관련, 전문가적 능력이 없는 정부(금융위원회 소속 증선위)나 법원마저 잘못 판단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와 법원이 그릇되게 판단해 그 의무 위반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책임을 부담하게 되면 그 책임은 실로 막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동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2016년 3개 대형 회계법인에서 적정 판단을 받아 상장한 것을 이제 와서 금감원(증선위)이 고의적 회계분식으로 판정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의 핵심이 ‘회계규정 위반’이라기 보다는 ‘삼성 때리기’라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심히 의심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포지티브섬(positive-sum) 사회에서 정부가 할 일은, 생산물의 분배에 개입하여 생산할 의욕을 꺾을 게 아니라, 기업이 생산을 최대한 증가하도록 국민들에게 자유를 허용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두 분 발표자 모두 삼바가 고의적으로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는 증선위 판단은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며 “발표자들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특히 “(금감원이) 재감리에서는 거꾸로 처음부터 지분법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했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이러한 입장변경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식의 입장변경은 기업 및 투자자와 자본시장에 주는 부정적 효과가 심대하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줄곧 종속회사로 처리해야 했다"며 "처음부터 회계처리를 잘못했다고 해야 문제가 되지, 이상하게 몇 번이나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삼바의 분식회계 논란이 대기업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고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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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한국=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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