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수첩] '모르겠다'던 금감원, 20여개월 끌고 나니... 거래소, 기다렸다는듯 속전속결?
[WIKI 수첩] '모르겠다'던 금감원, 20여개월 끌고 나니... 거래소, 기다렸다는듯 속전속결?
  • 김호성 기자
  • 승인 2018.12.07 12:41
  • 수정 2018.12.07 12: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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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의 '핵폭풍'으로 부상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삼바가 회계기준을 고의 위반 했다고 발표한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지난달 21일 관련 수사에 착수했고, 한국거래소는 삼바 상장폐지 심의에 돌입했다.

시가총액 22조원 규모의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될 경우 8만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번 파문의 가장 큰 문제는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행보 때문이었다는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특별감리가 시작되는 지난해 상반기로 돌이켜 되짚어 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월 '특별감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해 8월이 되어서도 금감원은 사실상 특별감리의 시작단계에도 못들어 갔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특별감리에 들어갔다고 밝힌지 4개월이 되도록 시작 단계에도 미치지 못한데 대해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언뜻 보면 단순한거 같아도, 들여다 보면 계속 판단할 요소가 있고, 사실 관계를 다양하게 파악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1년이 훌쩍 지난 지난달 14일 발표한 특별감리 결과의 골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와 관계회사 중 어느 것으로 회계상 처리했어야 하는게 맞나'라는 비교적 간단한 결론이다.   

금융당국이 이와 결론을 내는데 재감리까지 총 20개월이나 끌었던 반면, '바톤'을 이어받은 거래소는 특별감리 결과가 발표된지 15일만인 지난달 3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적격성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기로 결론 내렸다.

이와 같은 판단을 위해 더 연장할 수 있는 15일은 쓰지도 않은채 결정한 '속전속결'의 행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위한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해당사유 확인 이후 거래소가 15일을 더 추가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마치 기다렸다는듯한 행보라는 느낌도 지우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특별감리 발표한 후 4개월이 지난 지난해 8월, 참여연대의 특별 감리 요청 내용을 살펴보던 금감원 담당자는 기자에게 "감리결과가 상장폐지실질심사까지 연결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밝힌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 또는 관계회사 둘 중 어떻게 회계처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특별감리를 벌이겠다는 시점에서조차 금융당국마저도 정확한 기준을 모른다면?

상장을 앞둔 지난 2016년 시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작 어느 기준을 선택했어야 올바른 회계처리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인지를 놓고 불편한 시각들이 이곳 저곳에서 쏟아진다.

"특별감리는 외감법이 초점이고, 상장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애시 당초 거래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강조한 금융당국의 처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각 기관의 역할에 대한 설명으로만 간주하고 지나치기에는 수많은 투자자를 감안할 때  금융당국으로서의 적절한 처신이 될 수 없다. 금융당국의 특별감리 결과가 거래소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든 자회사든 어느 것으로 회계 처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 대해, 금융당국이 특별감리를 벌이는 시점에서조차 바로 답을 줄 수 없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20개월이나 끌며 답을 내놓기까지, 금융당국은 과연 어떤 방식의 감리를 진행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납득할만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8월 금감원 담당자는 "결과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감리 결과는 유관기관에 통보가 된다. 결과를 거래소가 봐서 심사를 한다든가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상장폐지실질심사도 회계분식을 갖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의 감리 결과가 거기까지 연결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답했었다.

이 답변에서의 핵심은 '감리 결과가 상장폐지실질심사까지 연결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도 금융당국도 명확한 기준에 대한 즉답을 못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보다 1년여나 앞선 2016년경 시점에서 과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바른 회계처리 방식을 어떻게 가늠했을 것이며, 투자자들은 어느 기준을 믿고 투자했어야 했나.

[위키리크스한국=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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