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수첩] 날고 싶은 진에어, "규제가 만능은 아니다...건전한 경쟁 풍토 필요"
[WIKI수첩] 날고 싶은 진에어, "규제가 만능은 아니다...건전한 경쟁 풍토 필요"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12.13 16:38
  • 수정 2018.12.14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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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의 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진에어의 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최근 항공운송 시장은 연초 논란이 됐던 갑질 문제와 기내식 사건 등이 일단락되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각 항공사들의 공격적인 기단확대와 노선취항이 새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항공사(FSC)들의 경우 변함없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틈새시장을 노린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성장세는 날이 갈수록 탄력이 붙고 있다.

이 중 톱은 단연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현재 38대로 올해 계획 중인 마지막 1대를 추가로 도입하면 총 39대를 보유하게 된다. 올해만 9대를 추가한 제주항공은 최근에는 5조원을 투자해 737MAX 50대의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장에 성공한 티웨이항공은 현재 23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내년에 보잉 MAX-800 4대를 포함해 총 7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또 이스타항공도 내년에 MAX-800 4대를 추가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차세대 항공기와 현재 운용기종을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라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 3월경에는 신규 LCC 항공사 진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분위기상 1~2곳이 추가로 신규 면허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LCC 항공사들의 공격적인 기단 확대와 시장 점유율 확보는 이 같은 시장 변화를 감지해 선제적 차원의 방어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LCC 항공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진에어는 사정이 다르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인해 기단 확대, 신규 노선 취항, 부정기 항공편 운항 등 성장 동력이 완전히 막혀 있다.

이로 인해 2018년에는 B737-800 2기 추가에 그쳤다. 전체 기단도 26대에 머물고 있다. 티웨이항공에 기단 수에도 밀릴 가능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한때 공격적인 확대로 제주항공 자리를 넘봤지만 이젠 업계 2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진에어의 가장 큰 불안은 국토부의 규제 완화 시점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진에어는 현 시점에서도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올해는 대부분의 LCC 항공사들이 폭발적인 수요 확대를 앞세워 성장 기조를 이어간 반면, 진에어는 날개를 전혀 펴지 못한 채 보낸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기단 확대와 신규 노선 취항이 언제 가능할지 모르는 진에어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처지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에어의 규제는 국토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항공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 11월 발표한 항공산업 제도개선안에는 항공업계를 압박하기 위한 안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임원 개인이 범죄를 저지르면 항공사 운수권을 제한하는 등 연좌제에 가까운 규정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 이미 배분된 운수권을 재평가해 회수하거나 재배분하는 조항은 사실상 국토부에 막강한 권한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항공사들은 성장전략이나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논의보다는 국토부 로비에 더 신경을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산업간 차별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사안이다. 그 어느 산업에도 계열사간 임원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서라도 일부 임원들이 겸직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논란이 됐던 대한항공의 갑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엄청난 파급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한 기업이 지나치게 불이익을 받는 것은 합당치 못하다. 진에어는 내년 2월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싱가포르 운수권 배분에도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흔치 않은 운수권 배정인 만큼 LCC 항공사들은 모두 운수권 확보에 사력을 걸고 있다. 

따라서 너무 늦게 규제를 풀어줄 경우 잃을 게 너무 많다는 소리다.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건전한 경쟁 유도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산업 구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항공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바란다면 규제보다는 협력, 지원 방안을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때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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