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車강판 1200만톤 생산체제는 어떻게 가능할까?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車강판 1200만톤 생산체제는 어떻게 가능할까?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12.14 14:21
  • 수정 2018.12.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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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만톤 체제 달성 위해선 추가 300만톤 늘려야
전기아연도금강판 등 타 강종 자동차용으로 전용
추가 설비 도입 가능성도 있지만 시기-부지는 미정

출하 대기 중인 포스코 자동차강판 [사진=포스코 제공]
출하 대기 중인 포스코 자동차강판 [사진=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025년까지 자동차강판 12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실현 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우 올해 7년 만에 400만대 생산 체제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될 만큼 침체된 양상이다.

그동안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자동차의 자동차강판 물량을 대부분 뺏어가는 과정에서도 포스코는 전 세계 자동차업체에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며 공급을 늘려가는 추세였다. 특히 내수에서 수출로의 전환을 큰 손실 없이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메이저 자동차강판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자동차강판 증산은 또 하나의 도전으로 여겨질 만큼 쉽지 않은 목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포스코는 연간 900만톤 정도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단순 수치로만 300만톤 이상의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 6년 동안 300만톤 이상의 생산능력 확대는 단순 계산으로도 광양제철소 7CGL 규모의 생산라인 5곳을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임기 내 최대 목표로 잡은 자동차강판 생산목표 1200만톤 체제 구축은 어떻게 가능할까?

가장 쉬운 방법은 생산설비 도입이다. 국내나 해외에 CGL 등 자동차강판 생산설비를 추가로 도입하면 쉽사리 해결될 문제다. 그러나 부지 선정과 수요 예측 등 입지 조건을 갖춘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가전용 등 타 강종을 자동차용으로 전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역시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방법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가전용 등 타 강종, 자동차용으로 전환

포스코가 자동차강판 생산 증대를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자동차강판 1200만톤 체제를 구축한다 해도 포스코의 총 생산능력과는 큰 관계가 없다. 다른 부문에서 사용되던 강종을 자동차용으로 전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용으로 사용하는 강판은 생각보다 다양한 강종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용융아연도금강판(GI)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연도금강판 대신 냉연강판(CR)이 이용되기도 한다. 또한 냉연강판과 같이 열처리 없이 녹을 없애는 산세 작업만 거친 산세강판(PO)도 사용한다. 이밖에 전기아연도금강판(EGI)이나 고탄소강 같은 다양한 강종들이 자동차에 적용된다.

포스코는 이러한 다양한 강종이 사용되는 곳에서 자동차강판으로의 전환을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EGI가 있다. EGI는 각 철강업체들에 골칫거리다. 가전용 수요가 사라지면서 대부분 업체들의 EGI 설비 가동률은 50~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포스코 역시 100만톤 이상 생산이 가능한 규모로 EGI 설비를 합리화 했지만, 이후 수요 감소로 가동률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EGI를 자동차 연료 탱크와 내부부품에 적용하는 등 변신을 꾀한 바 있다. 또한 포스코는 자동차 CD용 원판 등에도 이미 EGI를 적용한 바 있다.

이러한 전용 사례와 같이 가전용 및 건자재용 제품들을 일부 자동차강판으로 전용하면 어렵지 않게 자동차강판 비중을 늘릴 수 있다. 가전 부문과 건자재 부문 대비 자동차 부문의 수익률은 훨씬 높다. 특히 가동률 확보 차원에서 고정비 절감 효과까지 있어 일석이조의 방법으로 꼽힌다.

포스코 1층 전시관에 전시돼 있는 자동차 프레임 [사진=포스코]
포스코 1층 전시관에 전시돼 있는 자동차 프레임 [사진=포스코]


◇ 추가 설비도입 불가피…시점, 위치는 미정

앞서 소개한 방법과 같이 타 강종을 자동차용으로 전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결국 추가 설비 도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연간 생산량은 900만톤 수준이다. 이 중 수출이 800만톤 조금 넘는다. 국내 현대기아자동차에는 고급강 위주로 70만톤 정도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CGL 설비 1기의 연간 생산능력은 포스코 기준 50만~60만톤 수준이다. 상공정인 냉연 공장은 대부분 180만~200만톤 규모. 냉연 공장의 증설은 현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공정 공급 여력은 충분하기에 CGL 도입이 최우선 과제다.

다만 현재 포스코는 추가적인 설비 도입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200만톤 체제 구축 시기가 2025년까지임을 감안하면, 이 기간 중 설비 도입 가능성은 열어 놓아야 할 것 같다.

포스코의 움직임에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최근 포스코는 인도 최대 자동차 회사 마루티스즈키와 안정적인 소재 공급 및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동남아 지역에는 대부분 일본 철강업체들이 완성차 업체들과 동반 진출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협약이다. 국내 현대기아차만 해도 해외 법인을 설립하면 반드시 현대제철을 포함한 많은 협력사들이 동반 진출한다.

마루티스즈키는 인도 시장 점유율 1위의 자동차 업체다. 매년 임원급 미팅을 개최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로 협약을 맺은 것은 앞으로 사업 실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도네시아 역시 후보지 꼽힌다. 인도네시아에는 포스코 크라카타우가 있다. 상공정 제품인 열연 공장이 있지만, 아직 하공정 냉연 설비들은 전무하다. 그러나 일본계 자동차 업체들이 일본 철강업체들과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진입 장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자동차강판 300만톤 증강은 설비 확충이나 다른 용도로 제품을 전용하는 한 가지 수단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두 가지 방안을 전략적으로 혼용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자동차강판 체제 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추가적인 설비 도입에 관한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가전용이나 건자재용 등 타 강종의 전용은 이전에도 활용돼 왔다.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수요처 확대를 통한 1200만톤 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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