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vsKCGI, 경영간섭 노린 행동주의펀드…공감대 형성 가능할까?
한진그룹vsKCGI, 경영간섭 노린 행동주의펀드…공감대 형성 가능할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3.20 12:07
  • 수정 2019.03.2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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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과 ㈜한진의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고,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9일을 남겨놓은 가운데 한진그룹과 KCGI의 힘겨루기도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행동주의펀드 KCGI는 최근 적극적 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동력을 잃고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CGIR 매입한 한진칼의 주식은 평균단가가 3만1000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주가는 2만7000원대로 하락하며, 오히려 자가당착에 빠진 꼴이 됐다. 행동주의펀드는 주가를 상승시키며 주주들을 집결시켜야 하는데, 주가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가가 올라야 힘을 얻는다. KCGI가 장기간에 걸쳐 기업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경영참여형 행동주의펀드가 통상적으로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통해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그 이유다.

KCGI는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의 제안이 관철되지 못하더라도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무리한 요구로 의결권자문사들에게 외면당하고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 비슷한 모습이다.


◇ KCGI, 사외이사 추천 후보 등 논란 부추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KCGI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제안으로 한진칼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는데, 업계 내에서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한진칼 사외이사 후보의 ‘독립성 결여’ 등을 문제 삼은 KCGI 측이 내세운 후보는 조재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로 강성부 대표의 은사로 알려져 있다.

또 김영민 변호사는 KCGI 김남규 부대표가 삼성전자 법무팀 근무 당시 같이 근무한 선배 변호사다. 결국 KCGI가 내세운 이사 후보들 역시 사익편취를 위한 인물들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선임돼 KCGI 주장만 내세우면 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감사·사외이사 선임 안건 주총 상정 가처분 신청’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 KCGI가 요구한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에 대한 선임 등 주주제안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의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한진칼은 상장사에 대해 0.5% 이상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주주제안을 할 자격을 갖춘다는 입장이다. 이는 소수지분으로 주주제안을 남발하여 회사의 경영을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다.

KCGI가 1심에서 인용 결정으로 유리한 형국으로 보이지만, 이번 판례는 사실상 모든 상장사를 적으로 돌리는 격이다. KCGI의 주주제안 자격 건은 모든 상장사의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현재 한진칼은 상급법원의 판단을 구하고 있다.


◇ 한진칼의 반격, 투명성․주주가치 극대화 방침

한진칼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후보로 주인기씨와 신성환씨, 주순식씨를 추천하는 안을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결정했다. 이사회 측은 그룹과 연관 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 이사회가 그룹 지배구조 및 투명경영 전문가가 없다는 외부 지적을 반영해 공정거래∙회계∙금융∙정책 분야의 전문가로 후보를 추천했다.

또 비전 2023을 발표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 및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이를 착실히 이행해 나갈 뜻을 밝혔다. KCGI가 올해 1월21일 공개한 ‘한진그룹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맞선 계획을 공개한 셈이다. KCGI 측은 이후 별다른 개선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일으키는 논란은 국민들을 불쾌하게 하지만 행동주의 사모헤지펀드와 같은 금융자본에 기업이 먹히면 기업 경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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