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브렉시트 대혼란... 영국이 맞이하게 될 다섯 가지 파국 포인트
[WIKI 인사이드] 브렉시트 대혼란... 영국이 맞이하게 될 다섯 가지 파국 포인트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04.04 07:22
  • 수정 2019.04.05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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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위기에 선 영국. [연합뉴스]
브렉시트 위기에 선 영국. [연합뉴스]

영국 경제에 최악의 상황이 몰려오고 있다. ‘노 딜’(No-Deal) 상태로 EU에서 튕겨져 나올 가능성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영국 의회의 잇단 부결로 아무런 합의도 맺지 못한 채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우려가 증폭되고, 그러한 와중에도 이러한 사태만은 피하자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영국 하원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인들 스스로도 한치 앞으로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 멈추지 않고 있다.

NBC뉴스는 3일(현지시간) 브렉시트와 관련, 다섯 가지 가능한 상황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영국 보수당 국회의원인 닉 볼스는 2017년 테레사 메이 총리가 갑작스럽게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선언을 했을 때 병원에 있었다. 그는 암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를 이식 받고 병원에서 회복 중이었다.

당시는 집권 보수당의 국회의원들로서는 선거를 다시 실시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머리카락이 다 빠져나갈 정도로 힘든 암 치료 기간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당원들과 총리실의 도움을 받아 선거를 치르고 지역구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러나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끝내기 위한 자신의 제안이 월요일 밤 의회 내에서 충분한 지지를 획득하지 못하자 닉 볼스 의원은 보수당을 탈당했다.

“제가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는 하원에 서서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결정을 밝혔다.

“제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소속한 당이 협정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닉, 가지 마요, 제발.”
닉 볼스가 의사당을 떠날 때 그의 동료 중 한 의원은 이렇게 외치기도 했다.

닉 볼스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맥이 빠질 대로 빠진 의회에 감성을 자극하는 마지막 한 마디를 던진 셈이었다. 이날 의원들은 EU에서 안전하게 빠져나오는 데 실패한 자신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월요일 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의원은 닉 볼스 뿐만이 아니었다. 목전에 놓인 영국의 교착상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참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의 국회의원들은 메이 총리가 EU와 맺어놓은 탈퇴협정에 지금까지 세 번이나 퇴짜를 놓았다.

만일 국회의원들이 합의 도출에 실패한다면 영국은 아무런 협상 없이 10일 이내에 최악의 상황으로 EU에서 튕겨져 나올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영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예견하는 상황이며, 신선한 식품이나 의약품들의 영국 공급조차 위협받는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선언할 마지막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러는 와중에 영국의 브렉시트 혼란을 지켜보는 바다 건너 유럽 대륙의 시름 또한 점점 깊어지고 있다.

메이 총리가 자신의 협정안에 승인을 받을 경우

지금까지 영국의 국회의원들은 메이 총리가 EU와 매우 힘들게 맺어놓은 탈퇴협정안에 세 번의 찬반투표를 거쳤다. 하지만 그들은 매번 ‘유감입니다만 반대입니다’를 선택했다.

무려 600페이지에 달하는 메이 총리의 협정안에는, 미래 관계에 대한 큰 틀과 거의 2년이나 걸리는 이혼 기간뿐만 아니라 350억 파운드에서 390억 파운드(미화 450억 달러~510억 달러)에 달하는 이혼청구서가 포함되어있다.

메이 총리는 자신의 협정안은 국민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정부 예산과 이민 정책 및 법률들을 감안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총리의 소속 당인 보수당의 상당수 의원들은 이 협정안이 EU와 영국 관계를 너무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특히 ‘아이리쉬 백스탑(Irish Backstop)’이라고 알려진 조항을 문제 삼고 있다. ‘아이리쉬 백스탑’은 브렉시트를 놓고 영국의 일부인 북아일랜드와 EU의 일원인 아일랜드공화국 사이의 국경 구분을 완전히 갈라놓는 ‘물리적 국경(hard border)’만은 피하자는 일종의 보험 조항이다.

거듭되는 의회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메이 총리의 협정안들은 아직은 완전히 사멸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보도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자신의 협정안을 다시 가져와 보수당 내의 반대 의원들을 설득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협정안이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다른 대안들보다는 낫다는 점을 이해시키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경제에 어두운 미래가 닥쳐오고 있다. [NBC뉴스]
영국 경제에 어두운 미래가 닥쳐오고 있다. [NBC뉴스]

보다 가까운 미래 관계(A CLOSE FUTURE RELATIONSHIP)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두고 혼란이 끊이지를 않자 일부 의원들은 자신들만의 해법을 찾아 나섰다. 총리의 안보다 더 EU 블록 내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채 EU를 떠나는 방안들이다.

구속력을 지니지 않은 네 개의 발의들이 월요일 밤에 의원들에게 제안되었으며, EU와의 관세동맹을 위한 선택사항들이 다수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까지 근접했다.

이 제안들은 상품 교역을 놓고 무관세의 원만한 거래를 보장하는 대신 영국이 독자적으로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데 제한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바로 이 조항들에 대해서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닉 볼스 의원이 주장했던 ‘보다 가까운 미래 관계(closer future relationship)’를 위한 제안은 영국과 EU 간의 무역 관계를 비교적 현 상태에 가깝도록 유지해줄 것이다. 하지만 이 제안에 따르면 영국은 블록 내에서 배타적 이민 정책을 고수하는 데 제한을 받게 된다. 이 또한 브렉시트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이 문제가 된다.

‘노 딜(No-Deal)’ 브렉시트의 혼란

지금 당장으로서는 영국은 4월 12일이면 EU 회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자격 상실 문제는 탈퇴협정과는 무관하다.

만일 영국이 협정 없이(No-Deal) 탈퇴하게 되면 40년 이상 지속되어온 EU 국가들과의 정치적·문화적 관계가 하루아침에 종말을 맞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긍정적인 방향을 찾지 못하는 영국 의회의 무능 때문에 이 시나리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EU의 브렉시트 협상 책임자인 미셀 바니에는 말했다.

“영국은 당장 어디로 갈 것인지 길을 제시하거나 계획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화요일 미셀 바니에는 이렇게 주장했다.

“다른 어느 때가 아니고 지금 당장 해야 합니다.”

정부 내의 연구관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노 딜’ 브렉시트야말로 경제를 위축시키고, 안보를 위협하며, 물가를 올리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슈퍼마켓들은 신선식품들의 부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나서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측에서는 의약품을 비축 중이며, 일부 보도에 의하면 비축품들 중에는 시신보관용 백들도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의회 내의 일부 강경한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이러한 ‘벼랑끝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암울한 예측을 EU에 남으려는 의도를 가진 가짜 뉴스 유포자들의 조직적 음모 때문이라고 치부한다.

또 한 번의 국민투표
브렉시트 안을 놓고 다시 한 번 국민투표를 하자는 주장이 국민들과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점점 더 힘을 받고 있다. 월요일 밤 떠올랐던 여러 선택지들 중에서 제안이나 큰 틀을 놓고 ‘확정국민투표(confirmatory referendum)’를 치르자는 안이 가장 많은 지지를 획득했지만 투표 결과 292 대 280으로 부결되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수십만의 인파가 런던 시내를 메우고 국민투표를 한 번 더 하자고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었다. 또한 브렉시트를 전면 철회하라는 온라인 의회 청원자의 숫자가 6백만 명을 넘어선 상태이다.

이와 관련하여 EU는 영국이 국민투표를 한 번 더 한다면 브렉시트 날짜를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영국이 이번 5월에 EU 내에서 폭넓게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서 대표를 선출해야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메이 총리는 바로 이점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힌 바가 있다.

총선거
총선거야말로 메이 총리의 집권 보수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선택이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 보수당은 야당인 노동당에 박빙 또는 다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총선거 안은 의회 내의 셈법을 바꾸고 브렉시트를 놓고 교착된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 메이 총리 보수당의 다수 의석은, 지난 두 달 동안 보수당 내에서 네 명의 의원이 사임함으로써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닉 볼스 의원이 떠남으로 해서 보수당은 의회 내 650석 중 313석만을 차지하고 있다. 메이 총리 정부는 우익 정당인 북아일랜드 당(Northern Irish party)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다. 북아일랜드 당은 현재까지는 메이 총리의 EU 탈퇴협정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메이 총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보수당원들은 메이 총리가 ‘소프트한 브렉시트’로 방향을 바꾼다면 정부를 엎어버리겠다고 협박 중이고, 반대로 ‘강력한 브렉시트(hard Brexit)’에 반대하는 보수당원들은 그녀가 ‘노 딜’을 선택하거나 영국이 4월 12일 EU를 떠나게 된다면 역시 정부를 넘어뜨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EU는 영국에서 총선거가 치러진다면 브렉시트 날짜를 연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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