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對)러시아 ‘땡큐전략’은 “대북압박 공조해라”
트럼프의 대(對)러시아 ‘땡큐전략’은 “대북압박 공조해라”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05.04 09:38
  • 수정 2019.05.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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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정상, 하노이회담-북러정상회담 후 첫 전화통화

푸틴, 대북제재 완화 강조하며 영향력 확대 기회 엿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일러스트=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일러스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각각 대북압박 공조의 중요성과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입장차를 확인했다.

당면한 북핵 문제를 넘어 향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을 두고 양국 간 신경전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어 이날 양 정상의 발언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성명에 감사를 표한 의도를 이번에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어제 있었던 푸틴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푸틴 대통령의 성명은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 진전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 구축과 남북한 관계 정상화를 위한 북한 지도부의 행보를 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푸틴 대통령에게 대북압박 공조를 강조한 것은 최근 북러정상회담을 계기로 밀착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하노이회담 이후 러시아 카드를 꺼내 북핵 교착국면에서 레버리지를 강화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이날 대북제재 완화를 언급한 의도는 주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해석된다. 물론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북러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이점에 주안점을 둔다면 그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을 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기회를 꾸준히 탐색해왔으나, 지난 6자회담 이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랫동안 기회를 노려온 러시아에게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또다른 북미 교착국면은 ‘가뭄의 단 비’일 수 있다.

혹은 그가 단순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을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 그는 북러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 측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와 러시아 정부는 이날 정상통화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 발표하고 자세한 설명은 피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느냐’는 물음에 "통화의 상당한 시간을 북한에 관해 얘기했고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과 약속을 되풀이했다"고만 답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러시아가 나서서 북한 비핵화에 압박을 가하도록 계속 돕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언급했다"면서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초점이었다"고 덧붙였다.

크렘린궁도 이날 언론 보도문을 내고 이번 전화통화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성실한 의무 이행에 대해 대북 제재 압박 완화의 상응 행보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양측 모두 비핵화와 한반도(정세)의 장기적 정상화 달성 여정에서 지속적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북러정상회담 이후 북한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지난 12월 G20 만찬에서 비공식 대화를 가진 후 첫 통화이기도 하다. 이날 통화에서는 북핵,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문제 등을 논의했다.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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