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해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르면 23일 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실질 심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날 김 대표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대표는 검찰이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관련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자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의 회계문서, 내부 보고서 등을 은폐하고 조작한 것을 총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검찰은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사람은 백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상무와 서모 삼성전자 보안선진화TF 상무가 증거인멸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되기 전 이들의 증거 은폐 과정을 지휘한 윗선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9일부터 사흘 연속 증거인멸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김 대표를 상대로 증거인멸 정황을 지시한 ‘윗선’을 추궁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사에서 김 대표는 “부하 직원들과 삼성전자TF가 알아서 한 일”이라면서 삼성바이오 대표자인 자신도 몰랐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주요 증거가 될 수 있는 사측의 내부 파일을 삭제한 것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조직적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해당 파일들은 검찰 수사를 대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서 보고한 내용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임직원들은 ‘윗선 지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그룹 차원에서 증거 인멸을 위해 움직였다는 정황이 드러나기 전에는 ‘자체판단에 따른 삭제’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현재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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