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민주평화당, 야당들이 바른미래당을 통합해 당의 힘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바른미래당은 ‘통합의 희생양’이 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주축으로 한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 간의 충돌이 패스트트랙 이후 다시 벌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임명한 채이배 정책위의장 이름이 호명되지 않았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서 최초로 동료 의원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원내대표에게 승인 받지 못한 불명예스러운 임명"이라고 말했다.
 
채 정책위의장도 "동료 의원에 대한 존중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인간적인 예의는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의원 다수가 당 대표 사퇴를 요구한다고 해서 당원이 뽑은 임기가 보장된 대표가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채 의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중간에 나가버렸다. 김수민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먼저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아무리 개인적인 일이 있더라도, 이런 시국 가운데 보인 그의 행동은 오히려 당내의 갈등을 확인시켜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손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비롯한 보수 통합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발언을 통해 한국당과 민평당은 바른미래당의 분열을 통한 통합을 기다리는 듯해 보인다. 통합이란 본 뜻은 둘 이상의 조직이나 기구 등을 하나로 합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 가운데는 ‘합친다’는 뜻보다는 ‘빼앗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당은 보수 통합을, 민주평화당은 호남계 통합을 위한 기회로 엿보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얘기다.
 
두 야당이 의원수 확보를 통한 내년 총선 세력 키우기를 추구한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도 “박지원 민주평화당 대표는 유승민과 연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다음, 바른미래당 내의 호남계 의원들을 자신의 사람들로 만들려는 의도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하 의원이 당 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사과함에 따라 당내의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손 대표의 퇴진 요구는 해결되지 않았다. 만약 손 대표가 퇴진할 경우 바른미래당이 어떤 진로를 걷게 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 

andrea.lee@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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