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 26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유람선 침몰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헝가리 현지 크루즈 선장이 구속됐다.
1일(현지시간) 헝가리 법원은 부주의·태만으로 중대 인명 사고를 낸 혐의로 경찰과 검찰이 신청한 영장을 받아들여 선장을 구속조치 하도록 했다. 구속기간은 한 달이다.
이번에 구속된 선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와 추돌하는 사고를 낸 크루즈 선박 바이킹 시긴 호의 선장이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리.C(64)로 알려진 바이킹 시긴 호 선장은 사고 직후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아 왔다. 헝가리 경찰은 인적, 물적 증거를 토대로 했을 때 부주의·태만에 의한 인명 사고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영장을 신청했다.
선장의 변호인은 수사 당국이 선장을 구금하자 그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고 범죄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법원에 따르면 선장의 구속 기간은 최고 한 달이며, 구속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석금 1500만 포린트(5900만원)를 내야 한다. 풀려난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받더라도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부다페스트를 벗어날 수 없다.
검찰이 보석 조건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이 부분은 다음주 중 법원에서 다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까지 선장은 계속 구금 상태로 지내야 한다.
변호인은 "보석으로 풀려나도 전자 추적장치 때문에 부다페스트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며 "선장은 지금 사고 후 매우 불안한 상태이고 피해자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고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 타고 있던 관광객과 가이드 등 한국인 33명 중 7명이 숨졌고 19명이 실종됐다.
한편 현지에서는 이 사건의 경우 중대한 과실로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수상법규 위반으로 처리돼 선장이 2년~8년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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