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륙한 '아프리카돼지열병'…식품업계 '긴장'
북한 상륙한 '아프리카돼지열병'…식품업계 '긴장'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9.06.03 16:41
  • 수정 2019.06.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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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에 상륙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로까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ASF는 몽골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거쳐 북한으로까지 전염됐다. 농식품부는 ASF의 국내 확산을 우려해 북한 접경지역인 10개 시·군을 아프리카돼지열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돼지들이 ASF에 걸릴 경우 치사율은 100%에 달한다. 북한은 지난 달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북한 내 ASF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북한의 ASF 건수는 1건으로 지난 달 23일 중국 국경에 인접한 자강도 우시군 북상 협동농장에서 신고돼 25일 확진됐다. 농장에서 사육하던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려 폐사했고, 나머지 22마리는 살처분 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과 동물에만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현재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 질병은 아프리카와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나 최근 우리나라와 교류가 잦은 중국,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지역까지 확산됐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아시아 주변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는 특별관리지역 양돈농장에 남북 왕래가 가능한 멧돼지가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포획틀과 울타리를 설치하고, 방목사육을 금지시켰다. 또 접견지역의 모든 양돈농가와 도축장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농가 대상 전화예찰도 매일 시행 중이다. 지난 2일까지 바이러스 조기 발견을 위해 진행한 멧돼지 혈청검사에서는 전건 음성 결과가 나왔다. 

이낙연 국무총리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태세를 최고수준으로 격상한다"며 "북한 자강도에서 매우 빠르게 남하하며 확산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접경지역, 공항, 항만, 농가 등은 철저한 수칙 이행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ASF가 국내까지 확산된다면, 돼지 살처분에 따라 공급이 감소하고 돼지고기 기피 성향으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식품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도 문제지만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돼 제품을 아예 구매하지 않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ASF는 사람을 비롯한 다른 동물은 감염되지 않고,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섭취해도 인체에 무해하다. 그러나 건강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제품은 햄, 만두 등 가공식품이다. CJ제일제당의 '스팸'은 미국, 스페인, 캐나다 등 외국산 80%와 국산 돼지고기 20%를 섞어 만든다. 롯데푸드의 '로스팜 엔네이처' 또한 미국, 스페인, 프랑스 등 외국산 돼지고기 77.78%와 국산 돼지고기 22.22%를 섞어 만든다. 또 사조에서 생산하는 '사조 안심팜'은 국산 돼지고기만을 사용한 제품이다.

냉동만두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는 돼지고기 국산 75%, 외국산 25%를 섞어 만들고 해태제과 '고향만두'는 국산 돼지고기만을 활용해 제조한다. CJ제일제당 측은 국내에 ASF가 발생하고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국산 돼지고기를 수입산으로 변경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ASF 발병 시 육가공 소비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당장 가격 인상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보다 더 크게 우려하는 것이 소비 심리가 위축돼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가공식품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었는데 ASF에 의한 원재료 가격 상승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는 업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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