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앞에서는 ‘육성’ 뒤에서는 ‘삼바 수사’… 바이오시장 침몰 위기
[WIKI 인사이드] 앞에서는 ‘육성’ 뒤에서는 ‘삼바 수사’… 바이오시장 침몰 위기
  • 전제형 기자
  • 승인 2019.06.14 07:46
  • 수정 2019.06.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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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삼성바이오- 그룹 겨냥 고강도 수사… 시장 불신 키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충북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국가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충북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국가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앞에서는 바이오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고, 뒤에서는 대표적인 기업을 표적수사하는 정부의 행태가 바이오산업을 침몰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바이오, 헬스 산업을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관련업계, 투자자들 사이에서 바이오, 헬스 관련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세계시장의 3분의 2를 국내기업이 점유하고 있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량도 세계 두 번째 규모"라며 "지금이 우리에게는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표에 대한 기대는 불과 한달도 못돼 물거품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1만 5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코스피 의약품업종 지수는 13일 종가기준 1만503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1만포인트 붕괴가 초읽기에 돌입한 셈이다.
1만1500포인트까지 치솟았던 코스닥 제약업종 또한 현재 8731포인트까지 하락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제약바이오섹터의 하락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수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를 토대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구조 문제까지 정조준해 ‘반드시 엮고 말겠다’는 의도를 갖고 수사하면서 시장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삼성그룹이 관련 증거를 인멸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 정현호 사업지원 티에프(TF) 사장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지난 11일 오전 9시부터 이튿날인 12일 오전 2시 반까지 약 17시간 반 동안 정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정 사장을 상대로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증거인멸 작업에 관여한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검찰은 삼성이 지난해 5월 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회계 관련 조치 사전통지서를 받은 뒤 같은 달 5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정 사장 등 삼성 수뇌부가 참석한 회의(어린이날 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에 대비한 증거인멸을 논의하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행했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로 위기감 증폭되는 삼성.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로 위기감 증폭되는 삼성. [연합뉴스]

분식 규모는 4조 5000억원에 달했으며 이에 따라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다.

해당 행정처분은 올해 초 서울행정법원에 이어 5월 서울고등법원까지 삼성 측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집행이 미뤄지고 있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법원의 결론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 달여 거래정지 조치를 받기도 했으며 여전히 투자자는 분식회계 결론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다.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이어지면서 삼성바이오가 올해 역점으로 사업으로 추진했던 공장 증설 사업과 글로벌 연구개발 센터 신설도 중단된 상태다.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전문기업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삼성바이오 사건과 함께 여기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가 터지면서 바이오 업계에 초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인보사' 투여 환자들, 손해배상 소송 제기 [사진=연합뉴스]
'인보사' 투여 환자들, 손해배상 소송 제기 [사진=연합뉴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는 지난 3월 31일 유통·판매가 중지됐다. 인보사의 주성분이 지난 2017년 허가 당시 기재된 연골유래세포(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 유래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TGF-β1이 삽입된 신장 유래세포(GP2-293세포)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허가를 받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고 판단, 지난달 28일 품목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이의경 식약처장이 지난 5일 인보사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환자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인보사 사태는 사상 초유의 사태인 데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생명인 신뢰도를 떨어트려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수사와 인보사 사태라는 초대형 악재로 인해 정부의 바이오헬스 육성 계획이 ‘공수표’로 바뀌고 있다”며 “중장기적 국가비전 실현을 위한 정부의 특단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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