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넷째 정한근, 해외도피 ‘21년’ 만에 檢에 압송
한보그룹 넷째 정한근, 해외도피 ‘21년’ 만에 檢에 압송
  • 편집국
  • 기사승인 2019-06-22 16:38:54
  • 최종수정 2019.06.2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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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서 붙잡혀 국내 송환
압류 전 회사 자금 322여억원 빼돌린 혐의…묵묵부답으로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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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 21년 만에 중미 국가인 파나마에서 붙잡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 씨가 22일 오후 국적기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가 21년의 해외도피 생활 끝에 파나마서 붙잡혀 한국에 22일 송환됐다. 정한근씨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의 자금 322여억원을 횡령해 국외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정 씨는 오후 1시 30분께 검찰 수사관들에게 붙들린 채로 인천공항 2터미널에 도착했다. 정 씨는 중미 국가 ‘파나마’에서 붙잡혀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손영배)에 의해 한국으로 압송됐다.

압송된 정씨는 지난 며칠 수염을 깎지 못한 행색에 점퍼의 모자를 뒤집어 쓰고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취재진을 맞았다.

이어지는 취재진들의 그간의 도피 경위와 심경, 아버지 정태수 회장의 행방, 향후 체납 세금에 대한 계획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정씨는 신분을 세탁해 캐나다, 미국, 에콰도르 등 여러 국가에서 도피생활을 21년간 이어왔다. 검찰은 파나마에서 국제공조로 정씨의 신변을 확보한 뒤 한국으로 압송했다.

정 씨는 파나마에서 브라질과 두바이 등을 경유 했으나, 검찰은 그가 두바이 국적기에 오르자마자 구속 영장을 집행해 22일 오후 1시 30분께 인청공항으로 송환했다.

검찰은 한국에 도착한 정 씨를 바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호송해 그간의 도피 경로 등을 수사한 뒤 오는 23일 오후 수사 경과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 씨는 지난 1997년 11월 한보그룹이 부도나면서 국세청 등이 한보그룹 일가의 재산을 압류하려 하자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자회사 동아시아가스의 회사 자금 3270만 달러(약 322억원)를 스위스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위와 같은 혐의로 1998년 6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바로 도주했다. 같은 해 7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소재 불명으로 집행되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 2008년 9월 공소시효 만료를 피하기 위해 정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횡령 혐의로 불구속했다. 같은 해 12월 다시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나 지난번과 같이 소재 불명으로 집행되지 못했고 그의 도피 생활은 21년간 이어져 왔다.

현재 정 씨는 국세 253억원을 체납한 상태기도 하다. 지난 2017년 6월 고액 체납자인 정 씨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정씨 측근의 인터뷰로 검찰은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으나 역시 소재 불명으로 실패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정씨의 소재 추적에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정 씨가 마지막으로 체류한 에콰도르 당국으로부터 정 씨가 이달 18ㅇㄹ 파나마로 출국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파나마 이민청 등의 협조를 받아 신병확보에 성공했다.

한편아버지 정태수 전 회장 역시 2127억원의 국세를 체납했다. 그는 한보그룹 부도 이후인 1997년 9월 무렵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징역 15년, 2002년 4월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복역하다가 2002년 12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사장으로 있던 강릉 영동대 교비 72억원 등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다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 재판 중이던 2007년 돌연 출국해 자취를 감춰 12년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violet8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