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북한을 겨냥한 트럼프-오바마의 전략과 미국 정치권의 我田引水 ‘위선’
[WIKI 프리즘] 북한을 겨냥한 트럼프-오바마의 전략과 미국 정치권의 我田引水 ‘위선’
  • 이희수 기자
  • 승인 2019.07.03 16:25
  • 수정 2019.07.0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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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에서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사진기자단]
판문점에서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가진 판문점 회담을 계기로 향후 대북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미 정치인들은 “이번 회담은 트럼프의 내년 재선을 겨냥한 것으로, 백악관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 측 정치인들은 “이번 회담은 교착된 북미대화의 물꼬를 새롭게 트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의 시도를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번 돌발 회담에 대한 평가는 과거 버락 오바마의 대화 시도에 대한 반응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전제조건 없이 독재자들과 만나겠다”고 하자, 공화당 측정치인들은 그를 맹비난 했다.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오바마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epublican National Committee; RNC)도 가세하여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이들은 “오바마 후보의 외교정책은 위험하며 고지식하다”, “적국과의 협상은 미국 역사를 오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측 정치인들은 오바마의 외교정책을 옹호했다. 강경파 민주당원들조차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며 대부분 침묵을 지켰다.

당시 ‘독재자들과 대화하겠다’는 오바마의 대외 정책을 지지했던 민주당 측 정치인들은 이번 트럼프의 판문점 회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가 북한 독재자를 ‘지나치게 소중히 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협과 반인륜적 범죄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의 안보와 가치가 위태롭다"고 비난했다.

2020 미네소타 민주당 후보 에이미 클로부차는 "옆집 독재자에게 뜨거운 접시를 가져다 준다"고 조롱했고, 텍사스 민주당 후보 줄리안 카스트로는 "나는 왜 대통령이 독재자의 인격을 높이는데 그렇게 열심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들은 한 때 보수 진영의 정치인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쏟아냈던 것들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의 회담을 주장했을 당시 ‘독재자와 폭군의 인격을 감싸준다’며 비판했던 공화당원들과 이제 다른 위치에서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당 정치인들은 오바마와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민주당원들은 트럼프의 거친 리더십 스타일을 문제 삼으며 실질적으로 그의 외교가 군사적 대립을 피하고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본질은 무시하는 분위기다.

미국민, 또한 세계인들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느 당이 리더십을 갖느냐가 아니라,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촉진하는 외교를 펼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양당 정치인들은 어느 지도자가 ‘좋은지, 나쁜지’ 선을 긋고 홍보하는데 정신이 없다.

10여 년 전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당시 공화당원들은 그를 ‘정치 초보자’로 비판하며 경험이 부족한 리더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똑같이 현재 민주당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며 최근 김정은과 함께한 판문점 회담 역시 국가 안보를 불안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 칼럼니스트 잭 헌터는 “미국 정치가 위선적인 정치 싸움에서 벗어나, 전쟁보다 평화를 선호하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향해 나아가는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치권에서는 판문점 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자격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캘러앤 콘웨이 미 백악관 고문은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번 회담을 미국 외교 정책과 역사상 최악의 며칠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고 지적하자 "그렇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건네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수상하기 위해 자기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그건 그가 최소한 다른 나라들과 이야기하고 지도자들과 만나 평화를 이끌어 오고, 한 핵무기를 감축하도록 하는 의무를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국익센터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국장은 친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에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무 것도 한 일 없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상을 받을 만한 충분한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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